[꿈이 미래가 되는 청년청] ⑦ "조금 더 복원력 있는 사회를 위해"...구형승 trash, human 대표의 정크아트

등록 2021.04.18 21:57:56 수정 2021.10.07 16:31:53
강정욱 기자 kol@youthdaily.co.kr

방 안에서 얻은 깨달음..."쓰레기를 사용해서 예술을 해보자"
"패러독스의 원천"...다양한 예술과 접점·생활예술 간접체험
예술 표출 키트 제작..."우리 사회 자살율 감소에 이바지"

 

[편집자주] 청년일보는 서울시, 청년허브와 함께 청년들의 삶의 이야기를 담아본다.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의 창업과 미래를 향한 도전과 성취의 이야기를 통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청년들에게 공감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꿈이 미래가 되는 젊은이들의 삶의 궤적을 하나씩 모아본다.

 

[글 싣는 순서]

 

⑤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걷는다"...해피메이커스 윤호석 대표의 이야기

 "소수 회원들에게 더 많은 변화를"...황상욱 anatomy&traing 대표의 트레이닝 철학

⑦ "조금 더 복원력 있는 사회를 위해"...구형승 trash, human 대표의 정크아트

 

【 청년일보 】 한국은 경제적 지표인 GDP 기준 세계 10위 국가로 올라섰다. 그러나 정신적 지표의 발전은 부진한 편이다. 전세계 자살률 4위라는 오명도 그 중 하나다. 사회 각계에서 자살률을 감소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성과는 미흡하다. 

 

자살의 주요 원인은 좌절, 절망, 불명예 등에서 벗어나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등에 따른 우울감의 장기화는 이런 상황에 내몰린 개인들을 선택하고 싶지 않았던 상황으로 내몰 가능성을 높인다.

 

이러한 문제점에 주목해 사회 구성원들이 손쉽게 우울감을 해소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에 힘을 보태

자살률 감소에도 이바지하고자 하는 청년청 trash, human 구형승 대표를 만났다.

 

◆ 방 안에서 얻은 깨달음..."쓰레기를 활용한 예술 창작 활동"

 

구형승 대표는 폐품들을 이용해 예술적 감성을 드러내는 정크아트를 하고 있다. 쓰레기가 무용(無用)적인  의미로 통용된다는 점에 착안해서다. 지금은 웃는 얼굴로 기자를 맞이한 구 대표였지만 과거의 모습은 사뭇 달랐다고 한다.

 

구 대표는 "3년 전만 해도 쓰레기가 가득한 방에서 나오지 않았어요"라고 소회했다. 

 

남들과 조금 다르다는 점이 구 대표를 '평범하지 않은 사람'으로 규정했고, 이에 구 대표는 남들보다 일찍 인생의 시련과 맞서게 됐다.

 

구 대표는 "방안에 쓰레기가 가득 찬 상태에서 계속 머물러 있던 어느 날 효용(效用)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죠"라고 말했다.

 

 

◆ "패러독스적인 발상의 원천"...다양한 예술과 접점·생활예술 간접체험

 

구 대표는 이전에 소설 쓰기에 몰두하기도 하고 노래에 심취하기도 했다. 또한 전시회도 다니며 예술적 소양을 함양했다. 구 대표는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 예술가가 아닌 일반인들도 예술 작업에 참여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그는 서울문화재단에서 생활예술매개자로 활동하며 일반인들의 예술 활동을 촉진하는 경험을 했다. 이 과정에서 예술 활동이 일반인들이 우울감을 표출하는 훌륭한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이런 과거의 경험과 유용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겠다는 일념이 구 대표가 '쓰레기를 활용해 유용(有用)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겠다는 패러독스적인 발상을 하게 했다.

 

구 대표는 "유용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먼저 하게 됐고 (쓰레기가) 사회에서 쓸모가 없는 존재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니 이를 통해 유용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면 (쓸모는 잃어버리고 있는 사람들에게) 더 많은 위로가 될 것 같았어요"라고 설명했다.

 

구 대표는 쓰레기, 인간 전시회를 통해 세상에 자신의 정크아트를 선보였다. 또한 쓰레기를 통한 철학적 고민을 하는 주제로 독립영화를 제작해 출품을 준비 중이다. 

 

 

◆ 예술 표출 키트 제작..."우리 사회 자살율 감소에 이바지"

 

구 대표는 예술 표출 키트 제작을 통해 우리 사회 자살률 감소에도 조금이나마 이바지하고 싶다는 포부도 품고 있다. 

 

구 대표는 "현대인들의 대부분이 우울감을 안고 살아가지만 이를 표출할 시간도 방법도 없는 것 같아요"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를 신속하고 간편하게 진단하는 키트에 주목해 간편하게 우울감을 표출하는 키트라는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에요"라고 설명했다.

 

개인들이 예술 활동을 통해 각각의 우울감을 표출해 정신적으로 보다 복원력이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에 이바지하는 것이 구 대표의 지향점이다. 이에 구 대표는 대규모 전시관에서 정크아트 전시회를 여는 것도 계획하고 있다. 

 

관람객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구 대표는 누군가는 해야만 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말과 정말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보람을 느끼고 있다. 정크아트를 하는 것에 대한 당위성이 점점 힘을 얻고 있다.

 

◆ 2~3년안에 수익 내야..한정된 시간은 압박

 

다만 정크아트를 하는 것에는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수익을 내는 것이 쉽지 않다고 구 대표는 털어놨다. 모든 자원을 정크아트를 하는데 쏟아붓고 있다는 구 대표는 수익구조만 구축되면 평생 정크아트를 해볼 계획이다.

 

다른 현실적인 어려움도 도사리고 있다.

 

구 대표는 "대학생 신분이라 예술 활동에 전념할 수 있으나 몇 년 후에는 진로를 고민해야 돼요"라며 "2~3년 안에 쓰레기 예술(정크아트)로 수익을 낸다는 목표를 갖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구 대표를 인터뷰 한 장소는 그의 작업 공간이었다. 바닥에는 쓰레기로 보이는 물품이 널브러져 있었고 한켠에는 먼지가 수북히 쌓인 의자도 놓여 있었다. 

 

인터뷰 전에는 쓰레기가 바닥에 있는 정리되지 않은 공간이라는 생각으로 인해 이질감이 느껴졌지만, 인터뷰를 마칠 쯤 기자의 눈에 들어온 것은 유용(有用)에 대한 고민과 열정이 담긴 구 대표의 작업 공간이었다.

 

벽에 살포시 기댄 채로 밝게 포즈를 취하는 구 대표의 모습에서 과거의 그림자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아픈 만큼 성숙한다'는 말처럼 구 대표가 뜻하는 바를 이루기 바라면서 셔터를 눌렀다.

 

정크아트가 구 대표의 과거의 그림자를 씻어주었듯 많은 사회구성원들이 저마다의 방법으로 코로나블루에 따른 우울감을 해소할 수 있길 바래본다.

 

【 청년일보=강정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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