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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금지, 증시 부양 효과 …기대반 의심반

시행 여부 아직유동적
국민청원 최근 1년 1천288건

 

【 청년일보】 최근 주가가 급락하면서 시장 변동성이 커지자 정부가 비상대응 계획의 하나로 공매도 규제 카드를 꺼내 쓸 수 있음을 밝혔다.

 

아직은 시행 여부가 유동적인 상황이다.

 

하지만 공매도 규제의 효과를 두고 벌써 시장 한쪽에서는 큰 기대감을 보이는가 하면 일부는 의구심을 내비치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8일 주식시장(코스피·코스닥)의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약 5천74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7월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4천112억원)보다 39.6%나 늘어난 수준이다.

 

특히 주가가 급락해 '검은 월요일'로 불린 이달 5일에는 하루 공매도 거래대금이 6천31억원에 달하면서 전

체 주식 거래대금(11조3천729억원)의 5.3%를 차지했다.

이런 약세장에서 공매도는 주가 하락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공매도는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을 빌려서 팔고 실제로 주가가 내려가면 이를 싼 가격에 다시 사들여 갚는 방식으로 차익을 보는 투자 기법이다.

 

특히 공매도는 사실상 외국인과 기관의 전유물이어서 증시에서 개미로도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에게는 원성의 대상이 돼왔다.

 

이는 외국인이나 기관은 예탁결제원의 주식 대차 시스템을 통해 주식을 쉽게 빌릴 수 있지만, 개인은 주식 대여 서비스를 제공하는 증권사를 통해야 하는 등 주식을 빌리는 것부터 제한이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달 1∼8일 주식시장의 누적 공매도 거래대금(3조4천449억원) 가운데 개인의 거래액은 318억원으로 0.92%에 불과했다. 이에 비해 외국인의 공매도 거래액은 2조2천415억원(65.07%), 기관의 공매도 거래액은 1조1천715억원(34.01%)에 달했다.

 

이렇다 보니 주식 공매도는 '기울어진 시장'이라는 지적을 사고 있다.

실제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공매도 규제를 요구하는 청원이 최근 1년간 1천288건(9일 기준)이나 올라왔다.

 

한 청원인은 "공매도 시스템이 주가를 더 떨어지게 하고 있다"며 "단 3개월 만이라도 공매도를 금지해 정부나 기관에서 경제를 살리겠다는 시그널을 달라"고 요구했다. 이 청원에는 9일 현재 2만4천여명이 참여했다.

 

또 다른 청원인은 "공매도를 한시적으로 규제하는 것은 의미가 없으니 아예 공매도 폐지 카드를 내놓으라"고 촉구했다.

이런 여론을 의식한 듯 정부도 금융시장이 요동치자 공매도 규제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6일 연 '증권시장 상황 점검을 위한 금융투자업계 간담회'에서 시장 상황에 따라 단계별로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을 적용해 자사주 매입 규제 완화 및 공매도 규제 강화 등 수단을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다음 날 열린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시장 참여자들의 관심이 큰 공매도 (규제) 강화 방안은 검토를 충분히 했고 언제든지 시행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미국발 금융위기로 증시가 폭락한 지난 2008년 10월 1일부터 2009년 5월 30일까지 8개월간 전 종목 공매도 제한 조치를 시행한 바 있다.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으로 증시가 하락한 2011년에도 비금융주를 포함한 전 종목의 공매도가 3개월간 금지됐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공매도 금지가 오히려 시장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부의 공매도 규제는 스스로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음을 인정하는 신호로도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과거 공매도 금지 기간의 주가지수 상승률을 보면 효과가 명확하지 않다.

 

SK증권에 따르면 2008년 공매도 금지 기간 코스닥은 10.0% 상승했으나 코스피는 3.4% 하락했다. 2011년에는 코스피(-12.1%)와 코스닥(-9.9%) 모두 하락했다.

 

이와 관련해서 한 증권사 관계자는 "공매도 규제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극단적 상황에만 시행하는 그야말로 최후의 수단"이라며 "지금은 공매도를 금지할 만한 상황까지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연구원도 "섣불리 공매도를 금지하면 오히려 불안감을 키워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 이탈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지금 상황에서 공매도 규제가 최소한 '개미'들의 투자심리를 되살리는 데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규제 강화는 코스피보다 코스닥에 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만일 이번에 공매도가 금지된다면 최근 600선을 내주고 급락한 코스닥의 투자심리 개선에 일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 청년일보=김두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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