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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국내최대 골판지회사 ‘태림포장’ 품은 세아상역...잇단 갑질 소송戰 ‘뇌관’ 급부상

세아상역, 지난 10월 약 7000억원대에 국내 제조골판지 회사 태림포장 인수계약 체결
한해 포장재 비용만 약 150억원 육박...의류와 골판지사업간 시너지 효과 극대화 기대감
'제 2의 창업' 기대감 앞두고 과거 태림포장 갑질로 '구설수'...피해업체들 잇단 '줄소송'
(주)청도 비롯 우리팩 및 아산패키지 등 하청업체들, 일방적 단가인하에 적자심화 '도산'
태림포장과 하청업체들간 소송전에 일부업체는 새주인 세아상역에 손실보전 요구 움직임
세아상역, 기존 하청업체들과의 기존 소송전에 휘말릴 가능성..."이미지 실추 우려도 높아"

 

【청년일보】국내 1위 골판지 회사인 태림포장을 인수한 제조회사 세아상역이 이달 인수자금 납입을 앞두고 하청업체들과의 분쟁에 휘말릴 것으로 전망, 인수과정에서의 또 다른 뇌관으로 급부상하고 있어 주목된다.

 

골판지업계 일각에서는 과거 태림포장 시절 경영진들이 거래하던 하청업체들에게 납품 대금을 삭감 또는 지급하지 않는 등 각종 갑질로 소송이 잇따라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일부 하청업체들은 태림포장을 인수키로 한 세아상역에 과거 태림포장이 삭감 또는 미지급한 대금을 지급하라며 소송전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 최대 골판지 회사를 인수해 '제2의 창업'을 앞두고 있는 세아상역에 향후 적잖은 부담이 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세아상역, 국내 최대 골판지회사 태림포장 전격 인수...관련업계, 인수금액은 약 7000억원 초중반 추정 

 

4일 골판지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의류 제조회사인 세아상역은 지난 10월 15일 IMM프라이빗에쿼티(PE)가 보유한 태림포장·태림페이퍼·태림판지 지분 전량에 대한 정식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지분 전량 매입에 따른 최종 인수금액은 7000억원 초중반 선으로 추정된다.

 

당초 태림포장 인수전에는 세아상역 외에도 중국의 샤닝페이퍼를 비롯 베인캐피털 컨소시엄과 글로벌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텍사스퍼시픽그룹(TPG) 등이 참여했다.

 

특히 중국 기업인 샤닝페이퍼는 최고경영자가 직접 한국을 방문해 태림포장 공장에 실시를 참여할 만큼 인수 의지가 강했다.

 

그러나 인수자금 마련 과정에서 지급보증을 하기로 한 신한은행 등이 중국기업이란 부담 등을 이유로 이를 거절하는 등 난관에 부딪히면서 7000억원 후반대의 최고 인수금액을 써 내고도 결국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지 못했다.

 

이에 따라 두 번째로 인수금액을 높게 낸 세아상역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되고 협상과정을 통해 양사는 지분전량 매입을 위한 인수계약에 성공했다.

 

태림포장은 전국 13개의 원지 및 상장 공장을 운영하는 등 국내 최대 골판지 생산설비를 보유중인 국내 최대의 골판지 회사로 평가된다.

 

세아상역은 이번 태림포장 인수를 통해 의류와 포장재 산업간 시너지를 도모하다는 전략이다.

 

실제 세아상역은 활성화되고 있는 전자상거래 시장과 맞물려 골판지 사용량이 증가하는 등 수익사업으로서의 가능성이 높고, 기존 주력사업인 의류업과도 상호 호환이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아상역은 지나해 기준 포장재 구입을 위한 비용으로 150억원 상당을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아상역 하정수 대표도 태림포장 인수와 관련 단순 이종업계간 다각화가 아닌 기존 비즈니스와의 연결을 통한 시너지 효과에 역점을 둔 결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골판지업계 한 관계자는 “IMM프라이빗에쿼티(PE)는 이번 태림포장 매각을 통해 매각 차익을 약 3배로 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면서 “문제는 대주주는 엄청난 매각 차익을 냈으나, 과거 태림포장으로부터 납품대금을 지급받지 못한 하청업체들의 반발이 적지않아 향후 송사건에 대한 문제가 어떻게 전개돼 나갈지가 또 다른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고 말했다.

 

◆세아상역, 이달 인수금액 완납예정 등 "태림포장 품긴 했는데"...하청업체 각종 갑질 소송戰 ‘뇌관’ 부상

 

골판지업계 일각에서는 세아상역의 태림포장 인수와 관련 적잖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과거 태림포장으로부터 하도급 업무를 위임받아 거래해오던 영세 하청업체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과거 태림포장 시절 경영진들로부터 납품한 물품에 대한 대금을 삭감 또는 지급받지 못한채 갑질 피해를 입은 업체들이 소송전에 나서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태림포장에 수지 및 조판 등을 제작해 납품해온 업체 청도(주)는 태림포장이 거래과정에서 납품가액을 일방적으로 삭감하고 매출할인을 강요하는 등의 갑질 피해로 도산,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에 불공정거래 행위로 제소하는 한편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하청업체인 청도는 태림포장과 지난 1997년부터 ‘수지 및 조판제작 및 납품계약’을 체결, 거래를 해오던 중 2008년부터 2009년 1월까지 납품단가를 일방적으로 삭감하는 등 불공정 행위를 일삼아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어 2015년 11월에는 자사 특정 공장에서 납품해온 제품의 낙찰단가를 일방적으로 인하하는 한편 매출할인을 강요했다고 지적했다.

 

태림포장의 이 같은 일방적 납품단가 감액 등 부당한 행태로 인해 약 4억 5000만원의 손실이 발생했다는 주장이다.

 

청도측은 “태림포장의 단가삭감 및 매출할인 강요 등 갑질 행태는 명백한 하도급법 위반에 해당한다”면서 “공정위 제소 및 소송을 제기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제품의 발주 물량 감축 및 명확한 이유도 없이 거래를 일방적으로 취소하는 등 각종 갑질로 인해 7000여만원의 손실을 입었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청도측 관계자는 “2016년 9월께 태림포장의 임원인 박 모 전무가 개인적인 친분관계가 있는 H업체에 물량을 몰아주기 위해 자사측에 앞으로 H어베에 모두 발주할 것이며, 이에 청도의 물량이 줄어들 것이라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면서 “실제로 자사 납품비중이 기존 80%에서 50%로 급감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태림포장의 행태는 실제로 하도급법 위반 가능성이 높다다는 게 일각의 지적이다.

 

현행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제8조 제1항)에 따르면, 원사업자는 제조 등의 위탁을 한 후 수급업자의 책임으로 돌릴사유가 없는 경우 제조 등의 위탁을 임의로 취소 또는 변경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즉 창도의 특별한 귀책사유 없이 태림포장의 고위임원의 개인적 친분관계인 타사에 물량을 몰아주기 위해 기존업체에 피해를 준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20년 넘게 거래해오는 과정에서 단 한차례의 물품공급계약에 관한 계약서를 작성해 주지 않았다. 이 역시 하도급법 위반(제3조 서면교부 의무)이란게 법조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단가 할인강요에 각종비용 부당 전가등 잇따른 갑질행태 ‘법적분쟁’ 비화...극심한 갑질에 '뿔난' 하청업체들

 

태림포장에 중량물 박스를 제작, 납품해 온 우리팩과 아산패키지에 행한 갑질 행위는 도를 넘어섰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법조계 등에 따르면 우리팩은 지난 2016년 5월부터, 아산패키지는 2017년 5월부터 각각 1년간 태림포장과 생산하도급 계약을 체결한 후 중량물 박스를 생산해 제공해왔다.

 

그러나 태림포장의 일방적인 낮은 단가 강요 등에 불과 1년만에 7억원에 가까운 적자는 내는 등 경영난에 시달렸다.

 

이들 하청업체들이 낮은 단가에 적자가 지속되면서 태림포장측에 단가 조정을 요구, 계약 이행에 대한어려움을 호소하자, 태림측은 그들의 주요 납품업체인 현대글로비스 등이 매출단가를 인상할 것이라며 향후 인상 단가를 적용해 주겠다며 설득했다.

 

이에 이들 하청업체들은 태림포장 관계자들의 말만 믿고 계약을 연장, 제품을 납품해왔다. 이후 실제로 현대글로비스 등 주요 납품업체들이 제품 단가를 인상했음에도 불구 태림포장은 이들 하청업체들에게 이같은 사실을 숨긴채 기존 단가대로 납품을 받아왔다는 게 이들 하청업체들의 주장이다.

 

심지어 이들 하청업체들은 태림포장이 인상된 매출 단가를 숨긴 것도 부족해 생산에 필요한 장비이용료 및 전기료, 운송비까지 이들 하청업체들에게 일방적으로 전가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송주용 전 아산패키지 대표이사는 “우리팩의 경우 첫 계약 논의과정에서 생산매출방식으로 계약 체결을 요구했으나, 태림포장측에서 생산하도급방식을 요구해 기존 거래처 13곳을 태림포장측에 인계하면서까지 싱호 계약을 체결했다”면서 “그러나 태림포장의 낮은 단가 강요 등 일방적인 갑질로 인해 우리팩의 누적적자가 지속됐고, 결국 이를 극복하기 위해 아산패키지란 법인을 신설해 새로 계약을 체결, 태림포장과 거래를 지속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아산패키지 역시 태림포장측의 낮은 매출단가 강요 및 지속적인 약속불이행 그리고 각종 부가 비용 전가 등으로 결국 적가가 누적돼 도산하게 됐다”면서 “상도의는 차치하더라도 일방적인 갑질로 상당한 피해를 보게 됐다”고 토로했다.

 

즉 우리팩과 아산패키지 등 하청업체들이 태림포장의 불공정한 행태에도 불구 계약을 유지해온 것은 태림관계자들의 '달콤한' 거짓말을 순수하게 믿었기 때문이다.

 

송주용 전 아산패키지 대표는 “우리팩 등이 일방적인 낮은 단가로 인한 적자 누적을 호소하며 단가 인상을 요구하자, 이에 태림포장이 주요 고객사인 현대글로비스 등이 단가를 인상하면 형편이 나아질 것이라 주장했다”면서 “그 말은 믿고 계약 관계를 유지해왔는데 단가 인상한 사실도 숨기다가 들통이 나 일부 소급적용하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는 적자로 아우성치는 영세 하청업체를 기만한 행태”라고도 했다.

 

◆"시작도 하기 전에 이미지 실추우려도"...세아상역, 피해 보전 요구 움직임에 소송전 휩싸일 가능성도 배제못해

 

법조계 한 관계자는 “태림포장의 경우 하도급법 위반 행위를 검토할 수 있는 사안이 적지도 않지만, 경영진의 도덕성에도 문제점이 많이 보인다”면서 “계약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의해 유지되는데 태림포장은 하청업체를 상대로 극심한 갑질을 일삼아 온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제조 단가 후리기와 일방적인 생산물량 축소 그리고 생산과정에서 발생된 장비료와 운송비, 생산공장 수리비, 폐지비 등 각종 부가비용 일체를 하청업체들에게 전가하고, 심지어 원청업체가 하청업체를 속여 과도하게 발생된 공장 전기료도 납부토록 했다는 지적이다. 송 대표는 이에 대해 ‘반 사기행각’과 다름이 없다고도 했다.

 

송 전 아산패키지 대표는 “태림포장은 하청업체 공장 옥상에 이동통신사로부터 이용료를 지급받고 기지국을 설치했다”면서 “그런데 기지국 설치 사실도 숨기고, 이로인해 과다 발생된 전기료도 하청업체에 지급하도록 했다”면서 “이는 전기료가 과도하게 나오는 점에 주목해 한국전력에 확인하는 과정에서 공장용도 미변경 사실과 기지국 설치 사실을 알게 됐다”고 비난했다.

 

이어 “이는 엄연히 하청업체를 기만한 행위이자 사기가 아닐 수 없다”고 질타했다.

 

양사가 체결한 생산하도급계약서 제24조(시설, 장비 및 근로인원수에 관한 사항)에 따르면 ‘을’이 ‘갑’의 생산시설 및 건물 등을 사용하면서 발생한 전기요금, 상하수도 요금, 폐수종말처리비용 등은 을이 부담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통신기지국 사용 전기료를 속이고 하청업체에 전기료 일체를 부담토록 한 사실과 용도변경을 통한 갑압 요청을 묵살해 과도한 전기료를 지불하게 한 점은 갑질을 넘어 사기 등 형사상의 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대급 삭감 및 미지급 등의 하도급법 위반 행위도 문제가 적지않은데 통신기지국 설치 비용을 가로채고, 하청업체를 속여 전기료까지 전가한 것은 형사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면서 “고 지적했다.

 

이어 “태림포장이 세아상역에 인수되면서 하청업체들에 대한 각종 비용 전가 및 대금 미지급 등 현재 하청업체들과 진행 중인 소송건에 대해 협의가 있었는지 알수는 없다”면서도 “다만 주인이 변경됐다해도 기존 하청업체들이 용역 및 물품을 제공하고 지급받지 못한 대금과 전기료 부당 전가 등의 책임이 소멸되지는 않으므로, 인수협상 과정에서 이 같은 문제에 대해 양사간 협의하지 않았다면 향후 세아상역도 소송전에 휘말릴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태림포장에 갑질 피해를 입은 하청업체들이 세아상역이 태림포장의 새로운 주체자가 된 만큼 세아상역측에도 피해 보전 요구를 병행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 1986년 설립된 세아상역은 갭(GAP), 포에버21 등에 물류를 납품하며 트루젠, 조이너스, 꼼빠니아 등 자체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해 기준 약 1조7700억원의 실적을 올린 중견기업이다.

 

【청년일보=김양규 / 정재혁 / 박광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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