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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바오(红包) 받아가세요”...기업은행, 외국인 대상 이색 이벤트 ‘눈길’

재작년부터 중화권 고객에 ‘홍바오’ 교부..“기업은행 고객 아니어도 방문하면 제공”
국내 거주 외국인 200만명 돌파·장기 체류 비중 상승..“‘감성마케팅’ 대세 이룰 것”

 

【 청년일보 】 국내 거주 외국인이 200만명을 돌파하는 등 은행권의 주요한 고객층으로 자리잡기 시작하면서, 이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은행들이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선보이고 있다.

 

지금까지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국내에서 번 돈을 자국에 대부분 송금한다는 점에 착안, 해외송금 수수료를 깎아주는 이벤트를 주로 진행했다면, 요즘은 국내에 뿌리를 박고 살아가는 장기 체류 외국인들을 겨냥한 ‘감성 마케팅’이 등장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23일 은행권에 따르면, IBK기업은행(은행장 김도진)은 새해를 맞아 중화권 고객들에게 ‘홍바오(红包)’를 교부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홍바오는 ‘붉은 봉투’를 뜻하는 중국말로, 중국에서는 관습적으로 명절이나 결혼, 입학 등 경사에 복을 기원하고 감사를 표하며 이를 주고받는다.

 

기업은행은 재작년에 홍바오 교부 이벤트를 처음 시작했다.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중화권 외국인들을 겨냥해 준비한 것인데, 예상보다 반응이 좋아 연례행사로 진행하고 있다.

 

안미라 기업은행 외환사업부 차장은 “국내에서 홍바오를 구하기 어렵기 때문에, 중국인 포함 중화권 고객들의 반응이 굉장히 좋다”며 “꼭 기업은행 고객이 아니더라도 영업점에 방문하면 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안산외환송금센터, 이태원, 시화공단 등 중국 고객 방문이 많은 전국 100개 영업점에서 홍바오를 교부 중이다. 준비된 물량 중 80%는 영업점을 직접 방문한 고객들에게 현장에서 제공하고, 나머지 20%는 기업고객 등 VIP 고객들을 위한 용도로 활용하고 있다.

 

외국인 고객을 위한 전용 앱(App)을 내놓은 은행들도 눈에 띈다. 신한은행(은행장 진옥동)은 외국인 고객을 위해 지난달 ‘쏠 글로벌’ 앱을 내놨다. 외국인 고객은 ‘쏠 글로벌’ 앱을 활용하면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고도 모바일 뱅킹 회원가입 및 첫 해외송금 거래가 가능하다.

 

KEB하나은행은 지난 7월 ‘하나이지(Hana EZ)’ 앱을 출시했다. 이 앱은 영어·중국어·태국어 등 16개 언어가 지원되며, 생체인증만으로도 로그인이 가능하다. 이밖에 우리은행(은행장 손태승)도 외국인 전용 ‘우리글로벌뱅킹’ 앱을 운영 중이다.

 

은행권이 외국인 고객 모시기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이들이 점차 주요한 고객층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어서다. 특히, 국내에 오래 거주하는 ‘장기 체류자’ 비중이 높아지면서 일회성 해외송금 고객이 아닌 장기 고객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법무부·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귀화자를 제외한 외국인의 국내 체류 기간은 5~10년 미만이 25.3%로 가장 많고, 1~3년 미만(24.3%), 10년 이상(20.9%), 3~5년 미만(20.1%)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통계와 비교해 보면, 1~3년 미만 체류(24.5%) 비중은 소폭 줄었지만 10년 이상(19.0%)은 오히려 증가했다. 아울러, 외국인(영주 체류 자격자 제외)의 85.1%는 체류 기간이 만료된 이후에도 한국에 계속 있고 싶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은행권 관계자는 “국내 거주 외국인 수가 증가하면서 은행권에서는 이들을 위한 특화 영업점 운영, 해외송금 수수료 우대 ‘실리 마케팅’을 추진해 왔다”면서 “앞으로는 이에 대해 외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감성 마케팅’이 대세를 이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청년일보=정재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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