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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발언대] 문∙이과의 통합, 과연?

 

【 청년일보 】 나는 17학번이다. 고등학교의 문∙이과 분리형 수업 방식으로 공부를 했던 사람이다. 고등학교 때 이과를 선택해서 이와 관련된 과목을 공부했으며, 이과 수학 과목과 과학 탐구 과목으로 수능을 봤다.

 

매년 교육 과정과 수능에 대한 개편은 존재해왔지만 문∙이과 분리형 수업은 계속 지속될 줄 알았던 나로서는 내년부터 진행될 수능 방식이 당황스럽게 느껴졌다. 내년 수능 방식은 이렇다.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문∙이과 통합 수능으로 치룬다.’ 즉, 현재 고등학교 2학년부터 문∙이과 통합 수능을 치룬다는 것이다.

 

문∙이과 통합 수능이 전과 달라진 점은 크게 2가지이다. 국어, 수학 영역이 공통과목과 선택과목으로 출제되고, 탐구 영역 중 사회나 과학 제한이 따로 없이 2과목을 선택하여 수능을 본다.

 

통합 수능의 취지는 상당히 그럴 듯 했다. 그 동안 문∙이과로 나눠서 교육했을 때 각각의 학문이 가지는 교양을 학생들이 골고루 흡수하지 못한 반면, 통합 교육을 함으로써 그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선 공감하는 바이다. 내가 수능을 볼 땐 수학 영역은 문∙이과 구분이 있었지만 국어 영역은 문∙이과의 구분이 따로 없었고, 교차지원의 한계도 있었다.

 

문∙이과 통합 수능이 완벽히 제기능을 해내면 교차지원의 한계를 없앨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문∙이과 구분 없이 학생들이 자신이 원하는 과목을 자유롭게 골라서 골고루 교양을 흡수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사실상 문∙이과 통합 수능의 취지가 이미 퇴색되었다고 생각한다. 현재까지 대학 발표에 따르면, 자연계열 쪽으로 진학하고 싶은 학생은 서울 상위권 8개 학교에 지원하려면 수학에서는 미적분이나 기하를 선택해야 하고, 탐구영역에서는 과학탐구로만 2과목을 선택해야 한다.

 

통합 수능대로라면 자연계열 학생도 수학에서 확률과 통계를 선택하거나 탐구 영역에서 사회 탐구 과목을 선택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상위권 대학에 가기 위해서는 그럴 수 없다.

 

이와 반면, 인문 계열 쪽으로는 과목 제한이 따로 없다. 정리하자면, 선택 과목으로 국어 영역은 화법과 작문으로, 수학 영역은 이과는 미적분이나 기하, 문과는 확률과 통계로, 탐구영역은 이과는 과학, 문과는 사회 쪽으로 이미 정해졌다고 보면 된다. 

 

여기서 이미 통합 수능의 취지가 사라졌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이 자유롭게 과목을 고를 수 있게 하겠다는 의도는 상위 대학의 과목 제한 발표로 인해 사라졌고, 각 학과들마다 다른 수능 과목의 비중으로 인해 학습 컨설팅, 사교육이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아무래도 교육 과정에 예민한 우리나라 사회에 너무 큰 변화를 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에 적응해야 할 현재 고등학생들, 중학생들이 혼란스러워 하는 상황이 올까 염려되는 바이다.

 

그런 상황이 오지 않게 하려면 통합 수능의 취지를 더 살려내야 할 것이며, 적응이 필요한 학생들을 위해 점진적인 변화를 천천히 적용시켜야 할 것이다.

 

 

【 청년서포터즈 1기 서예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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