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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극성주주들 '도 넘는' 간섭에...코로나19는 '팬데믹' 제약업계는 '패닉'

 

【 청년일보 】 “아침에 출근하면 제일 먼저 받는 전화가 주주들 전화예요. 화내는 사람도 있고, 하소연 하는 사람도 있고. 제 입장에서 뭐라고 해줄 수 있는 말이 없으니 서로 답답한 상황입니다”(A 제약회사 직원)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을 시작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에는 ‘내 전 재산을 너희 회사에 투자했다’면서 치료제 개발이 어떻게 되고 있냐고 묻는 전화가 빗발쳐요. 그냥 죄인처럼 듣고만 있습니다”(B제약회사 직원)

 

최근 기자가 만난 A 제약사와 B 제약사 직원들이 털어놓은 하소연들이다.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개발 현황 등을 문의하거나, 더 나아가 개발 지연에 대한 항의성 전화가 시간을 가리지 않고 빗발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극성 주주들의 항의성 전화가 회사 업무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로 심각하다는 점이다. 

 

제약회사 직원들의 이 같은 하소연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제약·바이오 종목들이 주식시장에서 크게 주목을 받으면서 더욱 심해졌다. 일부 강성 주주들의 경우 경영간섭이라 할 정도로 선을 넘어서고 있는 것으로알려졌다.

 

일부 제약회사의 홍보 및 IR 담당자들은 이들 강성 주주들에게 시달리면서 하루에 몇번씩 곤란한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일부 주주들의 이 같은 행동은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 중인 회사의 업무까지 방해하는 상황까지 야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 중인 C 제약사는 최근 일부 강성 주주의 제보 및 허위사실 유포로 인해 주가가 출렁이면서 투자 손실을 야기하는 등 대참사를 빚기도 했다.

 

최근 C 제약사의 주주로 알려진 이는 사측 관계자 신분을 사칭해 사측의 계획에도 없는 내용을 약 140여 명의 제약·바이오 출입 기자들에게 배포하는 등 ‘주가 조작 및 허위사실 유포’에 준하는 범죄행위를 자행했다.

 

이에 사측은 언론에 해당 사실이 허위임과 동시에 정확한 사실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란 입장을 내놓는 등 수습에 나섰지만 지금까지도 적잖은 휴유증을 겪고 있다.

 

현재 N포털 종목 토론방 등에서는 여전히 회사와 관련한 각종 확인되지 않은 소문들이 주주들 사이에서 여과 없이 공유되고 있는 실정이다.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역시 코로나19를 테마로 제약·바이오 기업에 투자한 일부 극성 투자자들로 인해 곤욕을 치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식약처가 코로나19 백신·치료제의 빠른 개발을 위해 정해 놓은 임상 승인 기간(기존 물질 사용임상 7일, 신물질 사용임상 15일)이 조금이라도 넘어서면 ‘식약처의 직무유기’라는 식의 항의전화 등이 빗발치고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이들은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과 국민신문고 등에도 동일한 내용을 수차례 복사, 반복해가며 민원을제기하는 등 집단항의도 서슴치 않고 있다.

 

주식 투자자들 사이에서 제약·바이오 종목에 대한 높은 관심은 업계 입장에서는 매우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최근 제약·바이오 관련 종목은 국민적인 관심 덕에 코스피와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권을 형성하는 등 사실상 주식시장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다만 이 같은 일부 극성 투자자들의 무분별한 항의가 회사업무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점은 매우 유감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지나친 항의로 업무 지장을 초래하고, 허위 사실을 유포해 회사의 대외 신뢰도를 실추시키는 것은 결코 투자자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주주들의 무분별한 항의와 도 넘는 간섭으로 인한 업무 지장 초래는 악행이다. 기업 경영은 물론 다른 주주들에게 심각한 위협을 가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물론 기업 역시 주주들의 불안감을 완화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될 일이다. 일례로 금융위원회의 '포괄공시 가이드라인'에 재무구조 등 경영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해 투자 판단을 정확하게 유도할 필요가 있다는 점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요컨데, 기업에 대한 투자는 경영진과 주주간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양측 모두 권한밖의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서로를 불신할 경우 혼란만 야기될 뿐이다. 분식회계 및 횡령 등 기업 경영진들의 비도덕적인 행위는 주주들을 배신한 것인 반면 주주들 역시 지나친 경영 간섭은 되레 기업경영에 독이 될 수 있다.

 

대한민국 제약 제약·바이오 산업이 전 국민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러나 분명한 점은, 일부 투자자들이 이를 계기로 '일확천금'만을 기대하며, 지나친 간섭과 너무 성급하게 기업을 옥죈다면 그 결실은 '사상누각'이 될 수 있다는 점 또한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 청년일보=안상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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