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결심공판에서 "준법을 넘어 삼성을 최고 수준의 투명성과 도덕성을 갖춘 회사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또한, "오로지 회사 가치를 높이고 사회에 기여하는 일만 하겠다"며 "삼성에 쏟아진 많은 비판을 겸허하게 받고 이제까지 받은 혜택을 국민에게 돌려드리겠다. 국격에 맞는 새로운 삼성을 만들어 존경하는 아버님께 효도하고 싶다"며 경영 철학을 밝혔다.

이 부회장은 30일 서울고등법원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송영승·강상욱)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 참석했다.

이날 특검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에게 뇌물을 공여한 등의 혐의로 이 부회장에 징역 9년을 구형했다.

최후진술에서 이 부회장은 "이번 일로 회사와 임직원들이 오랫동안 고생했고 많은 분들께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해 송구스럽다"며 "돌이켜보면 모든 것이 저의 불찰, 잘못이자 책임"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이번 재판 과정의 핵심 중 하나인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준법문화를 확인하고 법률적 검토를 거듭해 의사결정을 해야 나중에 문제가 되지 않고 궁극적으로 사업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재판 진행 그 이상을 주신 재판부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준법감시 문화가)첫걸음을 뗐지만 변화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쉽지 않은 일이고 불편하게 느낄 수도 있지만 과거로 돌아가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영권과 관련해서는 "지난 5월 준법감시위 권고를 받아들여 경영권 승계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거듭 말하지만 제 아이들이 경영권 승계 문제와 관련돼 언급되는 일 자체가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작고한 고 이건희 회장에 대해 언급하면서 울먹인 이 부회장은 함께 피고인석에 앉은 이들에 대한 선처도 호소했다.

이 부회장은 "모든 게 제 책임이고 죄를 물을 일 있으면 다 저에게 물어달라"며 "함께 피고인석에 있는 선배들은 평생 회사를 위해 헌신한 분들이다. 너무 꾸짖지 마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 측 변호인 역시 최후변론에서 "삼성의 준법감시제도가 이 사건 이후 대폭 강화된 점을 양형에 고려해야 한다"며 "준법감시제도가 완벽한 시스템은 아니지만 진정성과 지속가능성을 확인했다. 준법감시제도 변화가 우리나라 다른 기업에 미칠 영향도 고려해주기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선고기일은 내년 1월 18일 오후 2시 5분에 열릴 예정이다.

【 청년일보=박준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