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국내 게임사, 게임 본연에 집중하라"… 위정현 게임학회장 '질타'

게임으로 번 돈을 본업인 '게임'이 아닌 다른 업종에 투자하는 것에 지극히 우려
전통적인 제조업보다 더 보수적이고 현상유지에 연연하는 모습 보이는 국내 게임사
과거 공격적으로 게임 개발에 임하던 모습 잃어버린 점 '아쉬워'

 

【 청년일보 】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이 본업인 '게임'에 집중하지 못하고 보수적인 모습을 보이는 국내 게임사에 우려를 나타냈다. 새로운 지식재산권(IP)을 개발과 글로벌 시장 진출 등 산업 전반적인 경쟁력 향상에 대한 노력도 촉구했다.

 

한국게임학회는 28일 '2021년 신년 기념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현장에는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이 참석해 현재 국내 게임산업에 대해 진단했다.

 

위 학회장은 최근 대형 게임사의 사업 다각화에 대해 지극히 우려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최근 게임사들은 엔터테인먼트, 부동산 등 게임이 아닌 다른 업계로 진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위 학회장은 "과거 재벌 기업에서 보이던 문어발식 확장과 유사한 형태가 IT 기업의 꽃이라는 게임에서 나오고 있다. 본업인 게임 자체의 기술력을 향상하는 것이 아닌, 사회적 유행에 쫓는 모습을 보면서 그들이 게임 산업에서 탈주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위기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대형 게임사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비대면 산업 활성화 바람에 힘입어 주요 여가활동으로 자리 잡은 게임을 통해 엄청난 매출과 영업이익을 창출했으나, 그 자금을 게임이 아닌 다른 곳에 투자함으로 인해 게임산업은 상대적으로 약화될 수 있다는 것이 위 학회장의 설명이다.

 

위 학회장은 현재 국내 게임사의 모습이 1990년대 후반 일본 콘솔 게임 산업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당시 일본은 혁신 산업으로 꼽힌 온라인 게임 시장에 대한 연구개발 노력을 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일본은 우리나라에 온라인 게임 시장을 통째로 내줬다.

 

위 학회장은 "우리나라가 2000년대 초중반 일본의 온라인 게임 시장을 거의 완전히 지배했음을 모르는 사람이 많다. 우리 역시 이후에 도래한 모바일 게임 시장에 대한 연구개발이 늦어지면서 다시 내주고 말았다. 이제라도 공격적인 움직임으로 되찾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위 학회장은 신규 IP 개발과 글로벌 진출 등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면 10년 후 한국 게임산업의 미래는 더욱 어두워질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 신규 IP 개발 필요… 독창적인 아이디어 기반으로 소규모 프로젝트 시도해야

 

위 학회장은 인기 IP에 의존하는 국내 게임사의 보수적인 개발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인기 IP를 활용하면 분명 실패 리스크는 적지만, 최근 글로벌적으로 화두가 되는 '지속가능경영'은 어렵다는 것이 위 학회장의 설명이다.

 

위 학회장은 "신규 IP를 만드는 것은 1년 농사를 짓는 것과 같다. 가장 쉬운 방법은 미리 수확한 쌀로 밥을 해 먹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은 어느 순간 고갈되는 시기가 온다"며 "신규 IP를 만드는 것에는 실패 위험은 있지만, 이는 국내 게임사만 직면한 문제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방만하게 프로젝트를 운영하지 않고, 프로젝트 내부에서 효율성을 높여 성공 확률을 높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게임사에서는 이러한 이야기가 절대 나오지 않는다며 위 학회장은 개탄했다. 그는 "국내 게임사가 보수화되기 전인 2005~2010년경에는 정말 공격적으로 게임 개발, 서비스에 임했다. 그런 과거의 모습을 잃어버린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위 학회장은 국산 게임에 대한 국내 게이머의 혐오감 증가에 대해서도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러한 혐오감 역시 국내 게임사의 보수적인 개발로 인한 결과라고 위 학회장은 설명했다.

 

그는 무조건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보다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소규모 프로젝트를 시도할 것을 권했다. 이러한 방식의 성공 사례로 111%의 '랜덤다이스'와 펍지스튜디오의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를 꼽았다. 이들은 새로운 IP를 기반으로 여러 가지를 치열하게 고민한 끝에 글로벌 시장에서 대성공을 거뒀다.

 

위 학회장은 "개발자 몇백 명, 개발금 몇백 억을 투입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는 실패 후 받는 대미지가 매우 크다. 그보다는 기존과 차별화된 게임을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새로운 아이디어로 게임을 만들고 글로벌 시장에 론칭하려는 적극적인 자세를 가진 개발자이야 말로 향후 우리나라 게임 산업의 미래를 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청년일보=박준영 기자 】




청년발언대

더보기


기자수첩

더보기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