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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여성 사외이사 모시기"…기업 이사회 내 여풍 불까

100대 기업 사외이사 441명…"여성은 단 35명"
35명 중 1960년대 출생자 60%…1980년대생 두명 '눈길'
100대 기업 이사회 내 여성 비율 5.2%…선진국 比 격차 '뚜렷'
여성 이사 의무화 시행 임박…본격 여풍 촉각

 

【 청년일보 】 내년 8월부터 국내 자산 2조원 이상 대기업은 여성 사외이사를 사실상 1명 이상 두는 것이 의무화되면서 최근 재계가 여성 사외이사 모시기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특히 올해는 ‘여성(女性)이면서 교수(敎授) 출신의 육십(六十)년 이후 출생자’를 지칭하는 이른바 ‘여교육(女敎六)’이 국내 대기업 사외이사 영입 1순위에 속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와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업체 유니코써치는 24일 ‘국내 100대 기업 사외현황 현황 분석’ 결과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조사 대상 100대 기업은 상장사 매출(개별 및 별도 재무제표 기준) 기준이고, 사외이사와 관련된 현황은 2020년 3분기 보고서를 기준으로 조사가 이뤄졌다.

 

유니코써치에 따르면 작년 3분기 기준 국내 매출 상위 100곳 중 70곳은 여성 사외이사가 단 한 명도 없는 는 상태다. 또한 100대 기업 이사회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아직까지는 5%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 100대 기업 사외이사 441명…"여성은 단 35명"

 

국내 100대 기업 사외이사 숫자는 441명으로 집계됐다. 성별 상으로도 상당한 차이를 나타냈다. 400명이 넘는 사외이사 중 여성은 35명(7.9%)에 그친 반면 남성은 406명(92.1%)로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다. 100대 기업 내 사외이사 여성은 열 명 중 한 명꼴도 되지 않는 것이다.

 

100대 기업 중 여성 사외이사가 단 한 명이라도 있는 곳은 30곳으로 집계됐다. 70개 기업은 여성 사외이사가 전무했다. 아직까지 국내 대기업에서 사외이사를 영입할 때 남성을 선호하는 경향이 팽배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여성 사외이사 있는 30곳 중에서도 여성이 2명 이상 되는 곳은 단 4군데에 그쳤다.

 

‘지역난방공사’는 100대 기업 중 여성 사외이사가 가장 많았다. 이 회사 사외이사 숫자 총 6명 중 50%인 3명이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삼성전자, 한국전력(한전), S-Oil도 여성 사외이사가 각 2명씩 활약 중이다. 이 중에서도 삼성전자와 S-Oil은 사외이사 6명 중 2명(33.3%), 한전은 8명 중 2명(25%)이 여성 사외이사

인 것으로 밝혀졌다.

 

◆ 35명 중 1960년대 출생자 60%…1980년대생 두명 '눈길'

 

이번에 조사된 100대 기업 내 여성 사외이사 35명 중 1960년대 출생자는 21명으로 60%를 차지했고, 1970~80년대생은 9명(25.7%)으로 나타났다. 1960년 이후 출생자가 85%를 넘어섰다. 교수 이력을 가진 학자 출신도 20명(57.1%)으로 가장 많았다. 올해 신규 선임되는 여성 사외이사 중에는 1960년 이후 출생한 대학 교수 중에서 이사회로 진출할 확률이 매우 높을 것으로 관측됐다.

 

유니코써치는 "학자 출신의 교수들은 상대적으로 해당 분야 전문성이 높기 때문에 기업들은 이들 그룹에서 사외이사 후보군을 찾으려는 경향이 높다"고 설명했다.

 

실제 최근 기아차에서 사명을 바꾼 ‘기아’는 내달 주주총회 때 신규 승인할 조화순 사외이사 역시 1966년생으로 현재 연세대 교수로 활동 중이다. 현대모비스에서 새로 선임한 강진아 사외이사도 1967년생으로 서울대학교 협동과정 기술경영경제정책대학원 교수직을 맡고 있다. 현대차도 현재 카이스트 교수 타이틀을 가진 1974년생 이지윤 사외이사를 선임해둔 상태다. 

 

조사 대상자 중에는 1980년대에 출생한 사외이사도 두 명으로 파악됐다. 한전 방수란 비상임이사는 1987년생으로 100대 기업 사외이사 중 최연소인 것으로 확인됐다. 정기보고서에 따르면 방 이사는 이화여대 법학과를 나와 서울에너지공사 고문 변호사로도 활약 중인 것으로 명시됐다. 방 이사의 임기는 내년 8월까지다. 또 다른 80년대생은 지역난방공사 정이수 사외이사이다. 1982년생인 정 이사는 한양대 법학과와 영남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사 출신으로 현재 정이수법률사무소 변호사이자 의정부지방법원 파산관재인 등을 맡고 있다.

 

조사 대상 441명 중 155명(35.1%) 이상은 올 3월 말 이전 임기만료를 앞둔 상황이다. 오는 2022년에도 올해와 비슷한 150명 정도가 사외이사 임기만료 예정이다. 올해와 내년 사이에 300명 정도 되는 사외이사 자리 변동이 발생하게 된다는 얘기다. 

 

◆ 100대 기업 이사회 내 여성 비율 5.2%…선진국과 격차 '뚜렷'

 

작년 3분기 기준 국내 100대 기업에서 사내이사와 사외이사를 포함한 총 이사회 인원은 모두 756명으로 집계됐다. 이중 여성은 사외이사 숫자보다 겨우 4명 더 많은 39명으로 여성의 이사회 진출 비율은 5.2%에 그쳤다. 유니코써치는 세계 선진국과 비교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지적했다.

 

작년 3분기 기준 우리나라 100대 기업 중 이사회에서 여성 비율이 20%를 넘는 곳은 단 두 곳이다. 삼성카드는 작년 3분기 기준 이사회 멤버가 총 7명인데 사내이사(이인재 부사장)와 사외이사(임혜란 이사) 총 2명의 여성이 활약하며 28.6%로 100대 기업 중 최고였다. 지역난방공사는 27.3%로 두 번째로 높았다. 이외 여성 이사회 비율이 10%대 인 곳은 27곳으로 파악됐다.

 

반면 미국 뉴욕 증시 S&P 500 지수에 속한 상장사들의 여성 이사회 진출 비율은 작년 기준 28%에 이른다. 또한 스웨덴(24.9%), 영국 (24.5%)의 이사회 여성 비율은 20%대로, 우리나라 기업들과는 약 4배가 차이난다. 덴마크와 노르웨이 등 유럽 선진국은 법률 등에 여성 이사 비율을 40%까지 설정했다. 최근 독일도 3명 이상의 이사회를 가진 상장 회사의 경우 1명 이상의 여성 이사를 두는 방안에 합의했다. 이사회 멤버 중 30% 이상을 여성 몫으로 할당했다는 얘기다.

 

◆ 여성 이사 의무화 시행 임박본격 여풍 촉각

 

다만 우리나라도 올해와 내년 사이에 여성 이사회 진출 비율 수치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자산 2조 원이 넘는 곳은 내년 8월부터 이사회에서 최소 1명 이상의 여성 이사를 두도록 의무화했기 때문이다. 내년 쯤 150명 내외 수준의 여성들이 이사회로 진출할 가능성이 높아 국내 100대 기업 기준 이사회 내 여성 비율은 20% 수준으로 높아질 것으로 유니코써치는 관측했다.

 

유니코써치 김혜양 대표는 “세계적으로 ‘ESG’가 새로운 경영 화두로 떠오르고 있고 선진국을 중심으로 이사회 멤버 중 여성 비율을 높이는 분위기가 강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남성 중심의 이사회가 오랫동안 이어지다 보니 자발적으로 여성 사외이사를 확대해온 기업은 많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여성 사외이사의 증가는 기업의 지배구조인 거버넌스(Governance)를 투명하게 하고 이사회 조직 운영의 다양성(Diversity)을 강조하는 세계적인 추세에 발맞추기 위한 행보의 일환이기 때문에 이제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청년일보=강정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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