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8 (목)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단독]갑질기업은 ‘상장’, 피해업체는 ‘폐업’...코스닥 입성한 펌텍코리아의 '두얼굴'

지난 2일 상장 승인 받아 코스닥시장에 입성한 펌텍코리아 매매거래 개시
LG생건 등 국내 주요 화장품사에 용기납품...지난해 당기순익 200억 '알짜'
하청업체간 단가차별하고 대금거절하고...하청업체인 동천은 결국 폐업해
동천측 소송에 공정위 제소...거래소와 펌텍의 주 거래처에 내용증명 발송
동천측, 공정경쟁과 동반성장 노력 물거품..."갑질 행태 막아달라" 하소연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는 화장품용기 제조업체인 펌텍코리아㈜의 코스닥시장 신규상장 기념식이 개최됐다.왼쪽부터 김현철 한국IR협의회 부회장, 정운수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 이재신 펌텍코리아 회장, 이도훈 펌텍코리아 사장,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송윤진 코스닥협회 부회장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는 화장품용기 제조업체인 펌텍코리아㈜의 코스닥시장 신규상장 기념식이 개최됐다.왼쪽부터 김현철 한국IR협의회 부회장, 정운수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 이재신 펌텍코리아 회장, 이도훈 펌텍코리아 사장,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송윤진 코스닥협회 부회장

[청년일보=박광원 / 김양규 기자]최근 코스닥 신규상장에 성공하며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는 화장품용기 전문 제조업체 펌텍코리아의 하청업체들이 갑질로 인해 도산하는 등 피해를 봤다며 국내 주요 7개 화장품 회사들을 상대로 탄원서(?)를 보낸 사실이 알려져 세간의 또 다른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펌텍코리아에 화장품 용기를 제작해 납품한 동천이란 기업의 경우 펌텍코리아측이 일방적으로 납품대금을 낮춰 지급하거나 추가 제작비용을 일방적으로 전가시켜 결국 폐업했다.
 
동천은 경영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폐업신고를 했으나, 펌텍코리아에 대해 한국거래소 코스닥 상장위원회는 물론 펌텍코리아에 용기제품을 발주하고 있는 원청업체인 LG생활건강 및 CJ올리브영 등 국내 7개 화장품업체들에게 펌텍코리아의 갑질 행태와 피해를 호소하고 나섰다.
 
문재인 정부 들어 대기업의 갑질 폐해가 우리 사회내 곪아있는 전형적인 적폐로 규정되고, 한진그룹 일가의 갑질이 여론의 뭇매를 맞아 휘청이는 등 다소 환기가 되고 있는 분위기나, 여론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중견기업들의 갑질 폐해는 여전히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스닥 입성한 펌텍코리아 '승승장구'...하청업체들은 폐업 '상흔'

4일 법조계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플라스틱 용기 제조 및 판매하는 업체인 동천은 지난 2016년 12월부터 2018년 6월까지 펌텍코리아에 화장품 포장용기 사출품을 납품했다.
 
그러나 펌텍코리아는 최초 거래 당시부터 하청업체인 동천이 제시한 화장품 용기 제작에 따른 견적비용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자사 양식의 견적서에 맞춰 비용을 책정하도록 요구하고, 심지어 제품 단가마저 일방적으로 책정했다.
 
이에 동천은 이 같은 단가로는 수지를 맞출 수 없어 단가 인상을 요구했으나, 일언지하에 무시당했다. 더욱이 여타 하청업체와 비교할 때 불합리할 정도로 단가 차별을 받아왔다고 주장했다.
 
펌텍코리아 로고
펌텍코리아 로고

동천 관계자는 “펌텍코리아의 단가 후려치기로 인해 경영난이 심했고, 더욱이 다른 하청업체와 차별해 단가가 정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됐다”면서 “이에 단가 정상화를 요구했으나 매번 거절당했다”고 말했다.

 
이어  “단가 차별에 대한 이유가 회장과 사장의 지시다”면서 “더 이상 단가 인상을 언급하지 말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더 나아가 펌텍코리아는 동천이 생산한 제품 중 로스(loss)를 명분으로 대금마저 제대로 지급하지 않고, 추가 납품을 요구하는 한편 납품 한 샘플 및 시사출비도 지급하지 않았다는게 동천의 주장이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펌텍코리아의 무리한 요구에 동천측이 대응하지 못한 건 영세한 업체들이 안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라며 “다수의 하청업체들이 무리한 원청업체들의 요구에도 울며겨자 먹기식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법조계 일각, 대금거절에 거래중단도 일방적 '위법' 가능성...동천, 공정위에 하도급법 위반 제소  
 
펌텍코리아는 동천으로부터 제품을 인계받고도 대금을 거절한데 이어 거래 중단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동천 관계자는 “납품 받은 제품에 대한 대금도 지급하지 않더니 지난 2018년 7월 9일 제품 납품계약도 일방적으로 중단했다”면서 “일방적으로 제조 위탁을 취소하고, 이미 주문해 생산된 물품도 수령을 거부하고 대금지급을 거절하는 등 비용부담을 고스란히 짊어져야 했다”고 말했다.
 
또한 “이 같은 펌텍코리아의 갑질로 결국 폐업하게 됐다‘면서 ”펌텍코리아와 같은 갑질기업은 코스닥에 상장하는 등 승승장구 하는데 반해 영세업체들은 계속 갑질 피해를 당하며 고통 속에 살아야 한다는 게 과연 공정한 것인지 되묻고 싶다“고 토로했다.
 
대기업 화장품 회사의 하청받아 성장한 펌텍코리아의 갑질 '주목'...중견기업들의 갑질행태는 '사각지대'
 
펌텍코리아 역시 아모레퍼시픽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 계열 화장품 회사로부터 하청을 받아 운영하는 기업이다.
 
이에 동천은 펌텍코리아를 불공정 하도급 거래 행위 등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한편 공정위에 제소하고, 펌텍코리아의 원청업체인 7개 화장품 회사에 갑질 피해 사례를 담은 내용증명(일종의 탄원서)를 보낸 상태다.
 
동천의 관계자는 “펌텍코리아와 하도급 계약과 관련 불미스러운 사항을 알려야 할 것 같아 7개 화장품 회사들에게 내용증명을 보냈다”면서 “이는 더 이상 갑질로 피해를 보는 영세업체들이 없길 바라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단가 후려치기를 비롯해 로스 수량에 대한 비용 전가 그리고 일방적인 거래 중단 등으로 경영난이 극심해져 결국 폐업하게 됐다”면서 “협력업체들과 공정거래 및 동반성장 협약을 체결하는 등 공정한 시장 질서를 형성하기 위해 모범이 돼 온 이들 7개 기업들의 명성과 신용에 누를 끼칠지 모른다는 우려를 전했다”고 덧붙였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펌텍코리아에 내용증명을 보낸 것은 억울한 사정을 호소하기 위한 차원도 있으나, 공정위에 펌텍코리아가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신고 돼 조사를 받고 있다는 점을 원청업체인 만큼 알고 있어야 할 사안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이들 7개 화장품 회사들이 원청업체인 만큼 2차 하청 중견업체들의 3차 하청업체에 대한 불공정 거래행위 예방 등 갑질 폐해 차단을 위한 관심을 가져주길 기대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동천의 법률대리인으로부터 내용증명을 받은 7개 화장품 회사들은 아모레퍼시픽을 비롯해 LG생활건강, CJ올리브영(CJ올리브네트웍스),이니스프리,AHC(카버코리아),네스필러PKG, 클리오 등이다.
 
박광원 / 김양규 기자 kyk_7475@naver.com



청년발언대

더보기


기자수첩

더보기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