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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먹튀’ 상흔은 숨긴채...‘책임경영’ 주문한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 ‘빈축’

지난 9일 회장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 개최...경영전략에 '내실경영 및 책임경영' 강조
'책임경영' 일환에 자사주 매입 등 전 경영진에 책임의식 주문...업계선 "애사심 강화" 해석
일각, 제2재보험사 '팬아시아리' 설립 추진하다 대표직 중도사퇴...KB금융지주 회장직 도전
서 모대표, 재보험사 설립 위임받아 추진 중 입신양명 위해 중도포기 "무책임한 처사" 발끈
중도사퇴에 재보험사 설립 물거품...서 모대표, 착수금 등 돌려달라 요구에 거절 '먹튀' 논란

서울 여의도 소재 JB금융지주 본사 전경

[청년일보]이달 초 취임 100일을 맞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책임의식 강화 등 책임경영을 강조하고 나선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의 과거 행적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무엇보다도 김 회장이 불과 5년 전인 2014년 중순 신설법인의 설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의 이른바 ‘먹튀(?)’ 행적이 보험권을 중심으로 금융권내 알음알음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김 회장이 당시 신설법인 설립을 위해 동분서주했으나, 당시 금융감독원 등 당국의 규제로 법인설립이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 최종적으로 법인설립이 무산됐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또 다른 일각에서는 김 회장이 자신의 ‘입신양명(立身揚名)’을 위해 많은 직원들과 투자자들을 배신한 행태로, 무책임한 처사였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금융권내 그의 행적 중 오명으로 남아 있는 셈이다.

 

22일 보험권 등 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JB금융지주는 김기홍 회장의 취임 100일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열고, 향후 경영전략 및 비전을 소개했다.

 

이날 김기홍 회장은 해외진출 강화방안을 비롯해 내실경영 및 책임의식 강화에 대한 경영철학을 피력했다.

 

특히 책임경영의 일환으로 자사주를 매입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실제로 김회장을 비롯해 권재중 부사장 등 경영진 6명은 지난 5월말부터 6월초까지 총 6만 1583주, 매입금액으로는 약 3억 3000만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수했다.

 

이와 동시에 JB금융지주의 전 계열사 임원진들도 자사주 매입에 동참해 약 33만주, 총 18억원에 달하는 자사주를 취득하는 등 전 경영진에 대한 책임의지를 주문했다는 후문이다.

 

즉 김 회장은 JB금융지주의 주가가 내재가치와 양호한 실적에 비해 저평가됐다는 점을 감안, 회사의 가치를 올리는 한편 주인 및 책임의식을 동반한 애사심을 전 임원진들에게 요구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를 두고 금융권 일각에서는 김 회장의 과거 행적들이 지적되며 엇갈린 평가가 제기, 새삼 관심을 끌고 있다.

 

국내 대표적인 지방 금융지주의 수장이 된 만큼 책임감을 갖고 금융산업 발전에 이바지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을 하면서도 또 다른 이면에서는 그의 과거 무책임한 행적이 빈축을 사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 2014년 초 코리안리 독점 구조의 국내 재보험시장에 제2의 재보험사인 ‘팬아시아리’를 설립하겠다며 도전장을 내민 바 있다.

 

당시 재보험사 설립은 현 팬아시아리컨설팅의 서 모대표가 주요 출자자로, 이른바 물주(?)였다. 당시 김 회장은 금융당국 대응 등 대외관계 구축 및 투자자유치를 위해 대표이사직을 맡았고, 금융당국 출신의 대형로펌 광장의 정모 고문이 법률 및 대관업무를, 당시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IB부문을 총괄했던 정모 대표가 투자자 유치 등 각각 업무분담을 나눠 법인 설립을 주도, 추진했다.

 

그러나 실질적인 자본금 확충안 등 금융당국의 강한 규제로 발목이 잡혀 법인설립 방안이 지지부진해지자 김 회장은 돌연 사임했다.

 

지난 9일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은 취임 100일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이날 김 회장은 해외진출 전략과 내실경영과 책임경영을 강조했다.

당시 팬아시아리 설립 과정에 정통한 업계 고위관계자는 “당시 팬아시아리 설립을 위해 금융당국과 협의하는 과정에서 금융당국은 재보험사 설립자본금의 10배 확보는 물론 투자계획부터 증자 등 지속적인 자본 투입을 위한 기관투자자 유치 등 지속가능하고 실행 가능한 투자방안 마련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금융당국과 수차례의 협의에도 불구 법인 설립안은 지지부진했고, 그런 상황에서 김 회장의 급작스런 사의 표명으로 제2재보험사 설립방안은 추진동력을 잃게 됐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이 돌연 사퇴한 이유는 당시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KB국민은행장간 암투로 불거진 이른바 ‘KB사태‘로 결국 이들이 동반 퇴진, 수장자리가 공석이 되자 후임 KB금융지주 회장직에 도전장을 내기 위해서였다는 게 정설이다.

 

이에 팬아시아리 법인 설립을 위해 실질적인 운영자금을 대던 서모 대표가 발끈, 김 회장에게 강하게 항의하며 극심한 갈등을 빚었다.

 

당시 서 모 대표는 “팬아시아리의 설립을 위해 운영자금을 받아간 김 회장이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전해왔고, 본인은 KB금융지주 회장직에 나선다며 양해를 구해왔다”면서 “김 회장의 말을 믿고 사업을 맡겼는데 중도에 그만두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한 것은 매우 무책임한 처사”라고 비난했다.

 

이어 “전화와 장문의 문자를 통해 중도 사의한 점을 이해해 달라고만 요구했다“면서 ”정작 김 회장에게 제공한 착수금은 되돌려 달라는 요구에도 직원 고용 등 여럿 이유를 들며 거절했다“고 토로했다.

 

결국 국내 제2재보험사 설립을 추진했던 서모 대표는 수억원의 자금을 날리고, KB국민지주 회장에 도전한 김기홍 회장도 낙마했다.

 

또한 투자에 동참 또는 투자방안을 검토했던 전북은행, ING생명(현 오렌지라이프생명), IBK투자증권,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등 일부 금융사들도 투자방안이 백지화되면서 제2의 재보험사 설립은 보험권내 일종의 해프닝으로 일단락됐다.

 

금융권 한 고위관계자는 “결론적으로 팬아시아리 설립은 당시 재보험사 설립 및 실질적인 투자방안에 대한 금융당국의 엄격한 요구조건으로 지지부진된 상태에서 KB금융지주 회장직에 욕심을 부린 김기홍 회장이 대표직을 포기, 손을 떼면서 무산된 것‘이라며 ”착수금을 받아 추진했던 사업을 본인의 입신양명을 위해 중도 포기한 점은 무책임하다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한 건 사실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렇듯 무책임하다는 오명을 남긴 채 그해 12월 JB자산운용 대표로 이동한 후 김한 전 JB금융지주 회장의 추천을 받아 후임 회장으로 선임된 것”이라며 “팬아시아리 건에 대한 오명으로, 무책임하다는 인식이 주홍글씨처럼 남아있는 만큼 첫 기자간담회에서 그가 책임경영을 강조한 점을 두고 그 사실을 아는 금융권내 일부(관계자들)는 공허함을 나타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길나영 / 김양규 기자 kyk_747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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