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마진 막자" 저축은행 대출금리 인상 행보...고금리 몰린 차주들 '울상'

등록 2023.03.23 08:00:00 수정 2023.03.23 08:00:04
이나라 기자 nrlee@youthdaily.co.kr

신용대출 평균금리 16.5%·정기예금 평균은 3.75%...예대차 확대일로
저축은행권 "높은 조달 금리에 비용 제외 시 수익 1% 남짓" 하소연
대출금리 상승에 법정최고금리 구간 차주 비중 급증...이자부담 가중

 

【 청년일보 】 지난해 수신금리 경쟁과 이에 따른 조달비용 상승 여파로 저축은행권의 수익성에 경고등이 들어오자 저축은행들이 가계 신용대출 금리를 16% 중반대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저축은행들은 대출금리를 올리더라도 높은 조달금리로 인해 역마진 우려는 여전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대출금리 인상에 따라 법정최고금리(20%) 구간으로 대출을 받는 차주들의 비중 역시 증가하면서 서민들의 이자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저축은행권의 93개 신용대출 상품의 평균 금리는 전월 대비 0.23%포인트(p) 오른 16.5%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15.9%였던 대출금리 평균은 1월(15.5%)에 들어서며 소폭 낮아졌지만, 2월과 3월(22일 기준)에 무려 1.00%포인트가 올랐다.

 

반면 정기예금 등 저축은행의 수신금리는 낮아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5.37%였던 정기예금 금리는 전날 기준 3.75%으로, 무려 1.62%포인트 떨어졌다.

 

이 같은 대출금리 상승은 지난해 저축은행 간의 수신금리 경쟁과 이에 따른 조달금리 상승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금리 산정체계 모범규준에 따라 조달금리가 대출금리에 반영될 때까지 6개월가량 시차가 발생한다는 게 저축은행권의 설명이다.

 

지난해 11월 은행권을 중심으로 정기예금 금리가 5%대까지 치솟자 저축은행들은 자금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정기예금 금리를 6% 중반대까지 끌어올렸다. 이후 조달금리가 크게 오르자 역마진을 우려한 저축은행들이 수신금리를 급하게 낮추는 한편, 대출금리 인상에 나섰다.

 

그러나 저축은행권 내부에서는 대출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업황은 역마진을 우려할 정도로 좋지 않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현재 대출금리가 높은 상황이지만 연체율 상승에 따른 리스크 비용, 예금보험료, 판매관리비 등으로 수익은 1% 수준에 그친다"며 "조달금리 인상 여파로 길게는 올 상반기까지 실적 전망이 어두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도 "저축은행별로 편차는 있지만 많은 차주들이 16% 이상의 고금리로 대출을 받고 있다"면서도 "신용도가 극히 낮은 고객에게는 대출상품을 제공하지 못하는 상황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저축은행권의 대출금리 인상이 이어지면서 저축은행을 찾는 차주들은 점차 고금리로 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고금리(18.01%~20%) 구간으로 대출을 받는 차주 비중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29.8%였던 저축은행권의 최고금리 대출 취급비중은 1월에 26.0%까지 하락했지만, 2월 36.7%까지 급등한 이후 전일(3월 22일) 기준 여전히 36.0% 수준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신용대출의 취급비중을 16% 초과 20% 이하로 범위를 확대할 경우 취급 비중은 무려 61.5%까지 오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저축은행 대출이 신용도가 낮은 서민들의 급전창구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취약계층의 이자비용 부담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 청년일보=이나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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