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7나노 5G 스마트폰 파란...국내 업계 영향 '촉각'

등록 2023.09.10 12:00:00 수정 2023.09.10 12:00:04
최보빈 기자 cdb1477@youthdaily.co.kr

미 하원 위원장 "美 기술 없이 생산 불가…미 상무부 규정 위반"
中, 중앙 부처·기관에 애플 아이폰과 해외 브랜드 기기 금지령
국내 LG이노텍·SK하이닉스 등 애플 부품주 중국발 주가 악재

 

【 청년일보 】 지난 2019년부터 진행된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규제 속에 화웨이가 7나노 반도체 스마트폰을 출시하며 파란이 일고 있다. 미국의 규제가 오히려 중국의 반도체 굴기 성공 환경을 제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화웨이의 '메이트60 프로' 출시와 함께 중국 정부가 최근 중앙 부처·기관 공무원들에게 애플 아이폰 사용 금지령을 내려 애플 시총 250조원 가량이 증발하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국내 반도체 부품 시장에 미칠 후폭풍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 화웨이 '메이트60 프로' 7나노 칩 탑재...미 "상무부 규정 위반" 

 

10일 연합뉴스와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달 말 화웨이가 출시한 '메이트60 프로'에 중국이 자체 개발한 7나노(nm·10억분의 1m) 반도체가 탑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미국은 규제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미국은 회로 선폭 크기 14나노 이하인 첨단 제품 등을 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미국산 장비의 중국 수출을 금지한 바 있다.

 

마이크 갤러거 미 하원 미중전략경쟁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6일(현지시간) 성명에서 "화웨이의 반도체 칩은 미국 기술 없이는 생산할 수 없기 때문에 분명 미 상무부의 규정을 위반했을 것"이며 "화웨이가 미국 제재를 위반했는지 전면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갤러거 하원 위원장의 지적은 화웨이가 미국 수출 통제에 따른 규제로 14나노미터 이하급 반도체 공급을 받을 수 없었던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도 보복에 나선 모양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지난 6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최근 중앙 부처·기관 공무원들에게 애플 아이폰을 비롯한 해외 브랜드 기기를 사무실에 가져가거나 업무에 사용하지 않도록 하는 '금지령'을 내렸다. 

 

이에 애플의 시총은 지난 6~7일(현지시간) 이틀 동안에만 약 1897억 달러(약 253조원) 증발했다.

 

업계는 중국 정부가 아이폰 금지를 발표한 시기가 아이폰15 시리즈 출시를 일주일 앞둔 시점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화웨이의 5G 신형 스마트폰 출시에 맞춰 중국 정부가 국내에서 반 아이폰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왐시 모한 분석가는 화웨이의 최근 5G 스마트폰 출시 상황을 고려할 때 아이폰에 대한 "잠재적 금지 시기가 흥미롭다"고 평가했다.

 

중국의 이른바 '아이폰 금지령'은 중국 내 아이폰 판매에 타격을 줄 것이란 전망이다. 중국은 미국과 유럽에 이어 애플의 3번째 시장으로, 애플 전체 매출 19%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화웨이 스마트폰 SK하이닉스 D램 포함 의혹...애플 부품주도 '휘청'

 

이 같은 상황에서 화웨이의 7나노 칩 탑재 휴대폰 출시 파장은 국내 업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 속에 화웨이의 신형 휴대폰 출시 직격탄을 맞은 모양새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7일(현지시간) 화웨이 스마트폰 부품에 SK하이닉스의 스마트폰용 D램인 LPDDR5와 낸드플래시가 포함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보도했다. 이에 SK하이닉스가 미국의 제재 조치를 어기고 화웨이와 몰래 거래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확산됐다.

 

SK하이닉스는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도입된 이후 화웨이와 더는 거래하지 않고 있다"며 경위 파악에 들어갔으나, 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4.05% 급락한 11만3천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11만2천8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으며, 1835억원 순매도돼 외국인 순매도 1위를 기록했다.

 

우리나라의 아이폰 부품 제공사에도 불똥이 튀었다. 아이폰15 출시로 실적에 대한 기대가 높았던 아이폰 부품주들은 갑작스런 중국발 악재에 일제히 주가가 하락했다.

 

먼저 LG이노텍은 애플에 카메라 모듈을 공급고 있다. 애플과 연관된 카메라 모듈 담당 광학솔루션 사업 매출 비중이 80%에 달하기에 중국의 '아이폰 금지령'으로 LG이노텍도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 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LG이노텍은 3.17% 내린 24만4천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5.35% 급락한 23만9천원까지 내려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아이폰 금지령'이 보도된 전날에도 주가가 6.13% 급락했다. 이틀 연속 10% 가까이 폭락한 것이다.

 

LG이노텍 외에 하이비젼시스템(-3.35%), 자화전자(-2.92%), 덕산 네오룩스(-5.44%), 이녹스첨단소재(-1.51%), LG디스플레이(-0.38%) 등 디스플레이와 소재·부품기업들의 주가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 청년일보=최보빈 기자 】




저작권자 © 청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선유로49길 23, 415호 (양평동4가, 아이에스비즈타워2차) 대표전화 : 02-2068-8800 l 팩스 : 02-2068-8778 l 법인명 : (주)팩트미디어(청년일보) l 제호 : 청년일보 l 등록번호 : 서울 아 04706 l 등록일 : 2014-06-24 l 발행일 : 2014-06-24 | 편집국장 : 성기환 | 고문 : 고준호ㆍ오훈택ㆍ고봉중 | 편집·발행인 : 김양규 청년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19 청년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youth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