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세월호의 당사자였다"…빠띠, 세월호 10주기 '함께 기억 공론장' 개최

등록 2024.04.15 19:22:22 수정 2024.04.15 19:22:22
조성현 기자 j7001q0821@youthdaily.co.kr

사회적협동조합 빠띠, 세월호 10주기 기리는 '함께 기억' 프로젝트 진행
공론장 통해 세월호 참사 기억하고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이야기 나눠

 

【 청년일보 】 지난 2014년 4월 16일 인천을 출발해 제주로 가던 여객선 세월호가 전남 진도군 인근 바다에서 침몰했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지금, 여전히 우리는 책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관련 다큐멘터리가 방송되지 않는 등 추모 행동 자체가 논란인 사회를 살고 있다.


사회적협동조합 빠띠는 지난 12일 헤이그라운드 서울숲점 Hall80에서 세월호 참사에 대해 시민들과 함께 기억을 모으고 이야기 나누는 '함께 기억 공론장'을 개최했다고 15일 밝혔다.


세월호 10주기를 맞이해 사건을 잊지 않고,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공론장에서 동료 시민들과 함께 나누기 위함이다.


함께 기억 공론장은 '함께 기억'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함께 기억 프로젝트는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활동을 함께 하며 캠페인즈에 글을 쓰는 프로젝트다. 개인이 기억하는 세월호 참사, 올해 10주기가 된 세월호 참사를 생각하며 어떤 약속을 하고 싶은지 등에 대한 글을 함께 쓰고 모은다. 약 20명의 시민이 참여해 18개의 세월호 관련 글을 작성했다. 작성한 글은 캠페인즈에서 확인 가능하다.


40여명이 함께한 공론장에서는 3명의 발제자의 이야기로 시작됐다. 함께 기억 프로젝트에 참여한 윤성민 캠페이너는 '시민이 기억하는 모습, 시민이 해야 할 질문'에 대해 토론했다.


그는 "올해 4월 16일 세월호와 동일한 사건이 일어나면 당신은 무엇을 하실 건가요?"라는 질문을 던지며 "우리가 당장 진도로 달려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우리는 문제의 원인으로 올라가 어떻게 문제를 해결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며 계속해서 시민 스스로가 의심하고, 질문해야 안전한 사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은지 시사인 정치부 팀장은 '세월호와 나'라는 주제로 지난 2014년 4월 16일 현장을 취재했던 기억을 공유했다.


김 팀장은 "전원구조와 전원생존이라는 이야기를 보면서 지인과 웃으며 밥을 먹다가 나중에 상황을 알고 바로 진도로 내려갔다"며 "현장은 생존자 명단을 보고 기절하는 사람들이 속출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실시간으로 사건을 접했던 우리 모두가 당사자성을 가지고 있다"며 "기억은 나와의 연결성을 찾는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오지원 전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사무처장은 '세월호참사 10주기, 변화는 어떻게 와야 하는가 : 생명안전기본법을 말하다'를 통해 실제 법안을 만들면서 마주한 현실의 벽을 공유했다.


그는 책임을 지지 않는 사람들과 현재까지도 변하지 않는 상황에 대해 아쉬워하며 "수사와 조사가 어려운 상황 속에서 대부분 무죄로 마무리된다. 하지만 무죄가 무책임이라는 의미가 아닌데, 이들은 무죄라는 것에 오히려 떳떳하게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감옥을 보내기 위한 조사가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를 파악하기 위한 조사가 지속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발제가 끝난 이후에는 테이블 토론이 이어졌다. 테이블 토론은 '기억, 의미, 제도' 3가지 키워드로 조를 나누어 진행됐다.


먼저 '기억' 조는 '각자 자신이 기억하는 세월호 참사, 세월호참사에 대한 어떤 말들이 문제의 해결을 어렵게 만드는지, 문제 해결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논의했으며, '의미' 조는 '세월호 참사의 의미는 무엇인지, 사회적 참사가 반복되는 이유는 무엇인지, 문제 해결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제도' 조는 '세월호 참사 이후 제도적인 대처나 조치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 있는지, 사회적 참사를 예방하고 대처하는 제도를 갖추기 위한 논의가 잘 이루어지는지, 문제 해결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의견을 공유했다.


올해 20살이 된 한 참석자는 "세월호 참사에서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게 처음"이라며 "세월호가 내 인생의 절반의 시간을 차지하고 있는데 세월호 10주기를 맞이해 어떻게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살아가야 할지 고민을 해소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다른 참석자는 "세월호 참사에 대해 상영회에서 영화, 다큐를 보거나 유가족의 이야기를 듣는 형태로 많이 접했었는데, 내가 직접 이야기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았다"며 공론장에 대한 만족감을 표현했다.


행사를 총괄한 사회적협동조합 빠띠 캠페인즈팀 김재환 활동가는 "함께 기억 프로젝트는 어떻게 하면 사회적 참사에 대한 기억과 안전사회 만들기 위한 노력을 사람들과 이야기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해서 시작했다"며 프로젝트를 만든 계기를 밝혔다.


이어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하반기에는 이태원 참사를 주제로 시민들과 계속해서 목소리를 모으고, 내는 활동을 캠페인즈 기반으로 진행할 예정"며 앞으로의 계획을 전했다.


한편 행사를 주최한 사회적협동조합 빠띠는 열린 기술과 시민 협력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비영리 플랫폼 협동조합이다. 디지털 시민 광장 캠페인즈, 디지털 시민 멤버십 시티즌패스 등 다양한 플랫폼과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으며, 그 외 정부, 지자체와 함께 시민 참여 공론장과 리빙랩을 진행하고 있다.


이 밖에도 '함께 기억' 프로젝트는 4·16재단과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 열매의 '시민 안전정책제안 활동 지원'을 통해 진행됐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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