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경력단절 우려, 출산율 하락에 40% 차지"

등록 2024.04.16 15:06:38 수정 2024.04.16 18:42:17
조성현 기자 j7001q0821@youthdaily.co.kr

KDI 연구…"재택 및 단축 근무 제도 확대, 정책 강화 등 필요해"

 

【 청년일보 】 경력단절을 우려해 출산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여성이 늘고 있다. 이와 같은 여성의 선택은 출산율 감소 원인의 40%가량을 차지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출산율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부모가 아이를 키우면서도 커리어를 지속할 수 있도록 일·가정 양립 환경에 대한 정책을 개선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조덕상 연구위원·한정민 전문연구원은 16일 발간한 'KDI 포커스 : 여성의 경력단절 우려와 출산율 감소'에서 이같이 밝혔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그간 30대 여성의 평균 경력 단절 확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했으며, 이는 주로 자녀를 둔 여성들의 경우에는 그 하락폭이 낮았던 반면, 자녀가 없는 여성들 사이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자녀가 없는 여성의 경우, 지난 2014년에 비해 지난해까지 경력 단절 확률이 33%에서 9%로 급격히 감소했다. 반면, 자녀가 있는 여성들의 경우 같은 기간에는 확률이 28%에서 24%로 4%p 줄어드는 데 그쳤다.


특히, 30대 무자녀 여성들이 출산을 포기할 경우, 현재의 경력 단절 확률을 최소 14%p 이상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렇듯, 경력단절에 대한 우려는 출산률 감소로도 이어진다.


한국은 여성에게 출산과 육아의 부담이 비대칭적으로 쏠려있는 환경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은 남성의 가사 참여도가 일본과 튀르키예 다음으로 낮다. 여성 대비 남성의 육아·가사노동시간 비율이 23%에 불과하다.


연구에서는 경력 단절이 실제 출산율 감소에 미치는 영향도 조사했다.


경제학에서는 성별 고용률의 격차를 나타내는 '차일드 페널티(child penalty)' 개념이 있다. 이는 출산으로 인한 여성의 고용 불이익을 의미한다. 남성의 경우 자녀 유무와 관계없이 고용률이 유지되지만, 여성의 경우 자녀 유무에 따라 경력 단절로 인한 고용 불이익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차일드 페널티의 증가가 2013∼2019년 출산율 하락 원인에 40%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모형별로 30∼34세일 때 45.6%, 25∼34세 39.6%, 25∼39세 46.2% 등이다.


연구는 "아직 자녀가 없는 청년세대가 경험하는 성별 고용률 격차의 축소는, 역설적이게도 자녀 유무에 따른 경력단절 확률 격차의 확대로 이어져 출산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청년 여성의 수를 증가시킨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연구는 유자녀 여성의 경력단절 방지를 위한 정책이 출산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여성의 수를 줄여 출산율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에서는 육아기 부모의 시간 제약을 완화할 수 있는 재택 근무나 단축 근무 제도의 확대, 이를 지원하기 위한 보조금 정책의 강화, 그리고 남성의 영유아 교육 및 보육 참여 비중 증가 등을 제시했다.


특히 이미 도입된 육아휴직 및 육아기 단축 근무 제도에도 불구하고, 자녀가 있는 여성의 경력 단절 확률이 여전히 감소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 밖에도 연구는 자녀의 출생부터 교육 및 보육까지는 수년에서 십수 년에 걸친 과정이며, 이를 공백 없이 이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출산휴가나 육아휴직과 같은 단기적인 대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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