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생리대 기부를 향한 질주"...직접 달린 '화이트 런' 기부 마라톤

등록 2025.05.13 08:00:00 수정 2025.05.13 08:01:06
권하영 기자 gwon27@youthdaily.co.kr

지난 10일 제1회 '화이트 런 (White Run)' 기부 마라톤 성료
주식회사 소풍 주최·주관, 청년일보·솔안개코리아 등이 후원
LG유니참, '쏘피' 생리대 약 11만개 기부..."따뜻한 마음 보태"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통해 저소득층 청소년 '생리 용품 지원'

 

 

【 청년일보 】 "우리는 단순히 걷고 뛰기 위해 이 자리에 모인 게 아닙니다. 누군가의 일상에 꼭 필요한 것을 함께 나누자는 따뜻한 마음으로 함께 하고 있습니다"

 

지난 10일 개최된 제1회 '화이트 런(White Run)' 마라톤 현장은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른 아침부터 준비운동을 하며 몸을 푸는 사람들, 일회용 우비를 걸친 채 밝게 웃는 참가자들로 북적였다.


화이트 런은 주식회사 소풍이 주최·주관하고 청년일보·솔안개코리아 등이 후원한 행사로, LG유니참·지오코칭·숭의여자대학교가 협찬사로 참여했다. 대회 참가비를 통해 마련된 기부금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을 통해 저소득층 청소년들에게 생리 용품을 지원하는 데 사용되는 공익적 목적을 담았다.

 

또한, 이날 LG유니참은 자사 제품인 '쏘피' 생리대 약 11만개를 기부해 따뜻한 나눔에 동참했다.

 


이름처럼 순백의 뜻을 품은 이번 마라톤 행사는 참가자 모두의 작은 걸음을 모아, 누군가의 일상에 온기를 전하고자 기획됐다.


이날 마라톤은 10km와 5km 두 종목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10km의 경우 평화광장에서 출발해 별자리광장·구름다리·하늘공원입구·노을공원교차로·난지천삼거리에서 반환하는 코스로 짜졌고, 5㎞ 코스는 같은 출발점에서 시작해 노을공원교차로에서 반환하는 구간으로 구성됐다.

 

 

본격적인 레이스에 앞서 준비운동하는 시간도 따로 마련됐다.

 

가볍게 팔을 돌리고, 다리를 풀며 몸을 푸는 참가자들 사이에는 웃음이 떠올랐다. 몸을 푸는 이들의 모습은 마라톤에 임하는 태도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개회식에서는 행사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도 이어졌다. 본지 권하영 기자는 청년일보 대표 자격으로 단상에 올라 축사를 전했다.

 

이날 권하영 기자는 "우리는 오늘 단순히 걷고 뛰기 위해 모인 게 아니다"며 "'누군가의 일상에 꼭 필요한 것을 함께 나누자'는 따뜻한 마음으로 함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이 흘린 땀 한 방울, 작은 정성이 누군가에게 큰 위로가 되길 바란다"며 "소중한 나눔에 동참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오전 8시, 출발을 알리는 힘찬 신호음이 경기장에 울려 퍼졌고, 참가자들은 평화의 광장을 출발점 삼아 달리기 시작했다.


본 기자도 10km 종목에 직접 참여했다. 평소 운동을 즐기지 않던 몸이라 걱정이 앞섰지만, 출발과 동시에 쏟아지는 박수와 응원 속에서 마음이 자연스레 달릴 준비를 했다.

 

 

초반 2~3km 구간은 무난하게 지나갔다. 비는 그치지 않았지만 공기는 상쾌했고, 어깨를 토닥이는 바람이 오히려 에너지를 북돋웠다.

 

몸이 적당히 달아오르며 발걸음은 가벼워졌고, 주위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속도를 맞춰 걷고 달리는 것이 무척 즐거웠다.

 


하지만 중반 이후부터는 체력 소모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특히 언덕이 시작되던 지점에서는 다리에 힘이 빠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간중간 "화이팅!"을 외쳐주는 참가자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됐다.

 

 

8km 지점을 넘어서자 무릎은 묵직해졌고, 숨은 가빠졌다. 그러나 멀리서 익숙한 출발 지점이 다시 보이기 시작하자, 온몸에 남아 있던 에너지를 한데 끌어모아 마지막 힘을 냈다.

 

경기장 안으로 들어서자 우레 같은 박수 소리가 달리던 이들의 등을 떠밀었다. 결승선을 통과한 순간, 지난 시간이 단숨에 보람으로 바뀌었다.

 

 

권하영 기자의 기록은 53분 8초.

 

처음에는 도전 자체가 두려웠지만, 이 숫자가 주는 성취감은 생각보다 크고 짜릿했다. 마라톤을 마친 참가자들에게는 바나나, 빵, 물과 함께 생리대가 제공됐다.

 

생리대가 포함된 기념품은 이날 행사의 상징성과 의미를 조용히 되새기게 했다. 그리고 목에 걸린 완주 메달은 이날의 의미를 말없이 대변해주고 있었다.

 

 

단지 달리기 위해, 또는 기록을 세우기 위해 이 자리에 모인 것은 아니었다. 참가자 모두가 '누군가를 위한 작은 걸음'이라는 한 가지 공감으로 이 특별한 여정을 함께했다.

 

비록 날씨는 흐렸지만, 마음만큼은 그 어느 날보다 맑고 깨끗한 하루였다.


소풍 관계자는 "기부하는 사람들과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사회적으로 기여할 수 있고, 자신의 건강과 체력을 증진시키는 동시에 타인을 돕는다는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됐길 바란다"며 "이러한 나눔과 연대의 움직임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 청년일보=권하영 기자 】




저작권자 © 청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선유로49길 23, 415호 (양평동4가, 아이에스비즈타워2차) 대표전화 : 02-2068-8800 l 팩스 : 02-2068-8778 l 법인명 : (주)팩트미디어(청년일보) l 제호 : 청년일보 l 등록번호 : 서울 아 04706 l 등록일 : 2014-06-24 l 발행일 : 2014-06-24 | 편집국장 : 성기환 | 고문 : 고준호ㆍ오훈택ㆍ고봉중 | 편집·발행인 : 김양규 청년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19 청년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youth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