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보험사, 규제 완화 "절실"...캐롯손보, 10월 모 기업 한화손보에 '흡수합병'

등록 2025.08.24 08:30:01 수정 2025.08.24 08:30:34
박상섭 기자 bakddol@youthdaily.co.kr

하나·신한, 디지털 떼고 대면영업으로 영업전략 전환
사실상 디지털 보험사, 카카오손보·교보라플만 남아
"비대면 온라인 채널 특성에 맞게 보험료 비교 허용"
"일반 보험사와 동일한 건전성 규제도 완화도 필요"

 

【 청년일보 】 국내 디지털 보험사들이 올해 상반기에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보험사들은 각종 규제와 구조적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장기보험 판매를 강화하는 등 영업전략을 수정하고 있으나, 실적 반등이 어려워지면서 생존의 기로에 몰려 있다.

 

이에 보험업계는 디지털 보험사의 지속 성장을 위해 비대면 온라인 채널의 특성에 맞는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24일 보험업계 따르면 최근 실적을 발표한 하나손해보험과 신한EZ손해보험는 올해 상반기에도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상반기 신한EZ손해보험은 15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보다 161.7% 적자 폭이 심화됐다. 지난 2022년 출범 이후 3년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하나손해보험은 19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지난해 동기보다 10.8% 적자 폭이 늘었다. 지난해 일시적으로 실적 개선된 기저효과에 상반기 실적이 감소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보험업계는 캐롯손해보험과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 카카오페이손해보험 등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들 보험사 역시 올해 1분기까지 적자를 피하지 못했다.

 

캐롯손해보험은 올해 1분기 142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같은 기간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과 카카오페이손해보험도 각각 78억원, 13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처럼 국내 디지털 보험사의 적자 행진이 지속되면서 일부 디지털 보험사는 디지털 보험에서 손을 떼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즉, 비대면 온라인 영업을 포기하고 대면영업으로 전환하거나 장기보험상품 판매하는 등 영업전략을 수정하고 있다는 셈이다.

 

캐롯손해보험은 오는 10월 1일 모회사인 한화손해보험에 흡수합병될 예정이다. 2019년 출범한 캐롯손보는 국내 최초 디지털 손해보험사로 자산 기준으로 최대 규모의 디지털 보험사다. 하지만 지속적 적자에 더해 건전성까지 악화되면서 모회사에 흡수합병이 결정된 것이다.

 

앞서 한화손보는 지난 5월 이사회를 열고 캐롯손해보험 흡수합병을 결의했다. 당초 내달 10일로 예정됐던 합병기일은 10월 1일로 한 달가량 미뤄졌는데, 이는 3분기 회계 결산이 마무리된 후 합병을 완료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으로 풀이된다.

 

하나손해보험은 지난 2020년 출범 당시 디지털 보험사를 표방했으나 최근 오프라인 대면영업을 강화하며 사실상 '디지털'이라는 타이틀을 떼고 있다. 실제로 수입보험료 기준 통신판매 비중은 지난 2023년 1분기 80.8%에서 올해 1분기 73.1%까지 줄었다.

 

신한EZ손해보험도 디지털 보험사로서 정책성을 유지하고 있지만, 대면영업에 힘을 싣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올 1분기 통신판매 비중이 3.3%에 불과해 대면영업 의존도가 95%른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보험업계는 비대면 온라인 채널의 구조적 한계를 디지털 보험사의 성장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꼽는다.

 

보험업법 등 관련 규정에 따르면 디지털 보험사는 전체 보험계약의 90% 이상을 비대면으로 모집해야 한다. 이렇다 보니 여행자보험 등 미니보험 위주의 상품 포트폴리오 구성으로 인해 이익 창출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보험전문가들은 디지털 보험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는 영업 규제와 일률적 건전성 규제의 완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대면 설계사의 불완전 판매 예방 조치를 디지털 보험사에도 동일하게 적용하면서 경제적인 보험료를 직접 비교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현행 보험업법에 따르면 모든 보험사는 자본여력비율(킥스비율)을 100% 이상을 유지해야 하며 금융당국은 150% 이상을 권고하고 있다. 최근에서야 규제 완화를 통해 당국의 권고 기준을 130%로 완화했다.

 

김영석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 대표는 “소형 보험사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자본 규제와 디지털 보험에 맞지 않는 영업 규제는 디지털 보험사의 성장을 제약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며 “킥스 100% 수준의 완화와 이커머스의 핵심인 기본적인 가격 비교 안내만 허용돼도 소비자 혜택과 산업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 청년일보=박상섭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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