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일 중국 베이징 톈안먼광장에서 열린 전승절 80주년 기념 대규모 열병식에 참석했다. [사진=연합뉴스]](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936/art_17568639680053_ffc473.jpg)
【 청년일보 】 중국의 제2차 세계대전 승전 80주년을 기념하는 대규모 열병식에서 북한·중국·러시아 정상들이 한자리에 모이며 국제정치 무대에 상징적 장면이 연출됐다.
3일 오전 9시(현지시간)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열린 '중국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전승절) 80주년' 기념식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함께 톈안먼 망루에 나란히 섰다.
이들은 본행사에 앞서 고궁박물관 돤먼(端門) 남쪽 광장에서 기념촬영에 중심에 섰고, 톈안먼 망루로 이동하는 과정에서도 함께 걸으며 대화를 나누는 등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였다. 망루에 오른 뒤에는 시 주석에 이어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차례로 입장해 항전 노병들과 인사했고, 본행사에서도 망루 중앙에 자리하며 '역사적 장면'을 연출했다.
북·중·러 3국 최고지도자가 공식 석상에 동시에 등장한 것은 냉전 종식 이후 처음이다. 과거 소련 시절까지 포함하면 1959년 중국 국경절 열병식에서 김일성 주석, 마오쩌둥 주석, 니키타 흐루쇼프 서기가 톈안먼 망루에 나란히 선 이후 66년 만이다.
특히 시 주석을 중심으로 왼쪽에 김 위원장, 오른쪽에 푸틴 대통령이 자리한 장면은 중국 관영 CCTV를 통해 전 세계로 생중계되며 중국 주도의 반(反)서방 연대를 상징하는 모습으로 비쳤다. 전문가들은 이를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 구도 속에서 '반트럼프·반서방' 축을 공고히 하려는 전략적 메시지로 해석한다.
중국은 이번 열병식을 통해 과거 제국주의 침략과 중일전쟁의 굴욕을 딛고 강대국으로 부상한 자신감을 드러내며, 새로운 세계 질서를 주도하겠다는 강력한 신호를 국제사회에 발신했다는 평가다. 아울러 미국이 북·미 대화와 러시아 견인을 시도하는 가운데, 북한과 러시아에 모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가 바로 중국임을 과시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김정은 위원장에게는 이번이 사실상 첫 다자외교 무대 등장이다. 이에 따라 한반도 정세를 둘러싼 구도가 '북·중·러 대 한·미·일'로 더욱 선명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