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서울 명동 거리를 가득 채우고 있다. [사진=청년일보]](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40936/shp_1725514539.jpg)
【 청년일보 】 대출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이 급증하며 '한계기업' 비중이 14년 만에 최고치에 올랐다. 자영업자 취약차주의 대출 연체도 장기화되며 금융시스템 전반의 신용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5일 한국은행(한은)이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외부감사 대상 기업 가운데 이자보상배율이 3년 연속 1 미만인 한계기업 비중은 17.1%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0.7%포인트 늘어난 수치로,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이라는 것은 벌어들인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기업 규모별로는 중소기업의 한계기업 비중이 17.4%에서 18.0%로, 대기업은 12.5%에서 13.7%로 동반 확대됐다. 특히 3년 이상 장기간 한계 상태에 빠진 기업 비중은 36.5%에서 44.8%로 늘어난 반면, 한계 상태에서 정상으로 복귀한 기업 비중은 16.3%에서 12.8%로 감소했다. 이로써 기업 회복력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실적 부진과 과도한 차입으로 부실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 한계기업 비중도 같은 기간 5.5%에서 7.0%로 상승했다. 업종별로는 부동산(39.4%), 숙박·음식업(28.8%)에서 한계기업 비중이 높았고, 정보통신(20.8%), 석유화학(11.1%), 전기·전자(15.4%) 업종의 증가세도 두드러졌다. 특히 글로벌 공급과잉 여파가 큰 석유화학과 전기·전자 산업에서 신용 공여액 기준 한계기업이 크게 늘었다.
한은은 "지난해 전반적으로 기업 실적이 개선됐음에도 한계기업 비중이 늘어난 것은 경기 요인 외에 구조적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자영업자 대출 부실 위험도 심화되고 있다. 자영업자 취약차주 비중은 2022년 하반기 이후 꾸준히 오르며 올해 2분기 말 기준 차주 수 14.2%, 대출 기준 12.2%를 기록했다. 같은 시기 가계 취약차주 비중은 각각 7.0%, 5.2%로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특히 자영업자 취약차주의 연체율은 11.34%로, 가계(10.48%)보다 높았다. 취약차주 중 연체 상태인 비율도 자영업자가 25.6%로 가계(20.1%)보다 컸다. 신규 연체로 진입하는 비율과 연체가 지속되는 비율 역시 모두 상승세를 보였다.
비은행 대출 의존도도 높아졌다. 자영업자 취약차주의 비은행권 대출 비중은 2021년 말 45.1%에서 올해 2분기 53.9%까지 확대됐다. 70세 이상 고령 차주 비중도 28.7%로 20∼30대(8.7%)의 3배를 넘었다. 반면 가계 취약차주는 고령 비중이 9.8%에 그쳐 20∼30대(22.2%)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한은은 "자영업자 취약차주 연체 지속률이 2021년 71%에서 올해 79.4%로 크게 상승했다"며 "부실이 금융권 전반으로 빠르게 전이될 수 있는 만큼 대손충당금을 선제적으로 확충하고 신용리스크 관리 강화를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