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사상 처음 3,500선을 돌파하며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인 3.549.21로 마감한 지난 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1040/art_17595392160655_a467d6.jpg)
【 청년일보 】 원·달러 환율이 약 넉 달 반 만에 다시 1천400원대로 올라섰다. 글로벌 달러 강세와 3천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환율 상승 압력이 커진 결과다.
4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지난 2일 1천407원으로 마감하며 지난주 평균 환율을 1천403.33원으로 끌어올렸다. 이는 5월 중순 이후 처음으로 1천400원대 주간 평균 환율을 기록한 것이다. 지난달 말부터 환율은 1천400원을 돌파한 뒤 연이어 1,410원 선까지 올라섰고, 이후 4거래일 내내 1천400원대에서 거래를 마쳤다.
달러인덱스는 9월 초 96대까지 하락했다가 미국 성장률 호조와 유럽 안보 불안으로 98대까지 반등했으며, 최근 연방정부 셧다운 여파로 97선에 머무르고 있다. 달러 흐름이 불안정한 가운데, 한국의 대미투자 협상 교착 상태가 원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달러 강세에 더해 한국의 대미투자 불확실성이 환율 심리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코스피가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사상 첫 3,500선을 돌파했음에도 불구하고 환율은 오히려 고점을 유지했다. 이낙원 NH농협은행 FX파생전문위원은 "대미투자 협상 교착과 불투명한 통화스와프 문제로 원화 강세 전환은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미 양국은 지난 1일 환율정책 협의를 통해 '시장 자율에 맡긴다'는 원칙을 재확인했지만, 이는 이미 알려진 원론적 합의에 불과해 시장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향후 환율의 변동성을 키울 변수로는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장기화 여부 ▲한미 통상협상 타결 여부 ▲차기 연준 의장 인선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 결과 등이 거론된다. 정부는 이달 말 APEC 정상회의 계기 한미 정상회담에서 대미투자 관련 MOU 서명을 목표로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환율이 1천400원을 중심으로 등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서정훈 하나은행 수석연구위원은 "10월 말 한미 협상이 긍정적으로 타결되면 1천400원선을 밑돌 가능성이 있으나, 협상이 지연될 경우 불확실성은 연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하반기 환율 전망치를 1천385~1천410원으로 제시했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 역시 "한미 협상 진전 여부에 따라 환율 방향성이 결정될 것"이라며 "협상과 달러 약세가 맞물리면 4분기 환율은 1천350~1천420원 범위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연말 환율 종가를 1천420원으로 제시하며 "달러 실수요 증가와 수출업체 매도세 부재가 원화 약세 압력을 키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결국 추석 연휴 이후 원·달러 환율 향방은 한미 통상협상 진전 여부와 미국 정치·경제 불확실성 해소 속도에 달려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