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연합뉴스]](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1040/art_17596231535339_b4ff7e.jpg)
【 청년일보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으며 사법 리스크를 완전히 털어낸 뒤, 국내외 현장을 종횡무진하며 삼성의 반등을 이끌고 있다.
이제는 '성과'로 리더십을 증명해야 하는 시점에서 이 회장은 반도체를 비롯한 주력 사업 부진을 극복하고, 글로벌 불확실성 속에서 미래 성장 동력을 재정비하는 데 전력을 쏟고 있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번 추석 연휴에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해외 사업장을 방문해 임직원을 격려하고 현장 점검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그는 지난해 추석 유럽 출장 당시 국제기능올림픽 폐회식 참석과 함께 폴란드 매장 및 생산공장을 방문했으며, 올해 설 연휴에는 말레이시아 삼성SDI 공장을 찾아 현장 경영을 이어갔다.
올해 초 2심 재판을 앞두고 국내에 머물렀던 이 회장은 지난 7월 대법원 무죄 판결 이후 해외 행보를 재개했다. 선밸리 콘퍼런스 참석에 이어 미국을 다시 찾아 한미 통상 협상에 힘을 보탰고, 테슬라와 23조원 규모의 파운드리 계약을 성사시키며 글로벌 협력의 결실을 맺었다.
이 계약을 통해 삼성전자는 테슬라의 차세대 인공지능(AI) 칩 'AI6'을 생산하게 됐으며, 이어 텍사스 오스틴 공장에서 애플의 차세대 칩을 생산할 것이라는 소식도 전해졌다.
당시 17일간의 미국 출장을 마치고 귀국한 이 회장이 "내년 사업 준비하고 왔습니다"라고 말한 것도 이러한 대형 프로젝트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최근 삼성전자는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4) 양산 준비를 마치고 엔비디아와의 품질 테스트를 순조롭게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에 밀렸던 HBM 경쟁력을 되찾을 발판이 마련되면서 내년 반도체 실적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 회장은 8월 한미 정상회담 경제사절단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해 양국 경제협력 기반을 다졌고, 지난 1일에는 오픈AI 샘 올트먼 CEO와 만나 초거대 AI 인프라 프로젝트 '스타게이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삼성 반도체를 기반으로 AI 칩 공급과 데이터센터 건설에 참여하는 방안이 구체화되면서, 글로벌 AI 생태계의 핵심 플레이어로 부상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삼성전자는 이 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불거진 이후 과감한 의사결정이 지연되며 '잃어버린 10년'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반도체 부문에서는 파운드리와 시스템LSI(설계)에서 조 단위 적자가 이어졌고, 스마트폰은 애플과 중국 제조사에 밀렸다. TV 부문까지 실적 부진으로 희망퇴직을 확대하는 등 체질 개선에 나섰다.
여기에 미·중 기술 패권 경쟁, 보호무역주의 강화, 글로벌 경기 둔화 등 대외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경영환경이 어느 때보다 녹록지 않다. 국내에서는 상법 개정 등으로 기업 지배구조 규제가 강화되며 총수 경영권 방어 부담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 안팎에서는 이 회장의 등기임원 복귀와 그룹 컨트롤타워 재건 필요성이 재부상하고 있다.
이 회장은 2019년 10월 임기 만료 후 등기임원직에서 물러난 상태로, 4대 그룹 총수 중 유일한 '미등기 총수'다.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은 최근 "이제는 재판의 굴레에서 벗어나 공격적 경영을 해야 한다"며 "이 회장이 등기임원으로 복귀해 국제사회 속 삼성의 발전을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말 보고서에서도 그룹 컨트롤타워 재건과 최고경영자 등기 복귀를 책임경영 실천의 핵심 과제로 제시한 바 있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