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출범 후 40년 만에 처음으로 5,000선을 넘어섰다. 국내 기업의 실적 개선 및 정부 차원의 국내 증시 부양책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되는 가운데 그동안 지적돼 온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해소 가능성을 가늠하는 분기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코스피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충분한 상승 여력이 있는 것으로 진단된다. 이 외 방산 및 로봇, 우주.항공 등도 모멘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런 한편 미국 정세를 비롯해 이란 및 베네수엘라발(發) 지정학적 불확실성 등은 코스피를 위협할 잠재적 리스크로 지목된다. 장기적으론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을 비롯해 AI 과잉 투자에 따른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도 짚히고 있어 코스피가 안정적으로 새 지평에 안착할 수 있을지 추이가 주목된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上) ‘코스피 5천’ 시대 개막…”국내 기업 역량·정부 의지” 입증
(中) 46년 만의 대기록 ...구조적 상승 '신호탄'
(下) 올해 코스피 상단 5,800 전망…잠재적 리스크 ‘변수’
【 청년일보 】 코스피 지수가 출범 40여 년 만에 처음으로 5000선을 돌파했다. 코스피는 지난 22일 장 초반 사상 최초로 5000포인트를 넘긴 뒤 상승 흐름을 이어가며 한국 자본시장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단순한 지수 상승을 넘어, 구조적 저평가의 상징이었던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가능성을 가늠하는 분기점이라는 평가가 시장에서 나온다.
이번 5000선 돌파는 경기 사이클에 따른 단기 랠리라기보다, 국내 증시 체질 개선과 제도적 변화가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동안 한국 증시는 글로벌 주요국 대비 낮은 밸류에이션과 지배구조 리스크, 낮은 주주환원율 등으로 만성적인 할인 요인이 존재해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해소하려는 정책적·시장적 변화가 가시화되면서 재평가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 한국 경제의 굴곡을 담아온 코스피의 궤적
코스피는 한국 경제 성장사 그 자체였다. 유가증권시장은 1980년 1월 4일을 기준 시점으로 당시 전체 시가총액을 100으로 설정해 출범했다. 현재 코스피 5000은 시가총액 기준으로 1980년 대비 약 50배 성장했음을 의미한다.
1983년부터 시가총액 가중 방식이 도입되며 지수는 시장 전체 흐름을 보다 충실히 반영하게 됐다. 이후 1989년 첫 1000선 돌파, 2007년 2000선 안착, 2021년 3000선 돌파 등 주요 고비마다 한국 경제의 구조 변화가 맞물려 있었다.
반면 위기 국면도 예외는 아니었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코스피는 200선까지 추락했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에서도 급락을 피하지 못했다. 특히 2010년대 중반에는 장기간 2000선 안팎에 갇히는 ‘박스피’ 국면이 이어지며 한국 증시의 성장성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되기도 했다.
◆ 전환점은 ‘코로나 이후’...유동성에서 구조개선으로
흐름이 바뀐 것은 코로나19 이후다. 글로벌 유동성 확대와 함께 2021년 코스피는 사상 처음으로 3000선에 안착했다. 당시 개인투자자 중심의 ‘동학개미운동’이 상승 동력으로 작용했지만, 이는 유동성 장세라는 한계도 분명했다.
이후 글로벌 긴축과 지정학적 리스크로 조정을 받았던 코스피는 최근 다시 방향을 틀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증시 부양 및 밸류업 정책에 대한 기대, 그리고 반도체 업황 회복과 슈퍼 사이클 진입이 맞물리며 상승 추세가 본격화됐다. 지난해 4000선을 돌파한 데 이어 불과 수개월 만에 5000선에 도달한 배경이다.
특히 이번 랠리는 과거와 달리 대형 반도체 기업 중심의 실적 개선, 주주환원 확대 기대, 외국인 자금 유입 재개가 동시에 나타났다는 점에서 질적으로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벌써 코스피 6000선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을 근거로 코스피가 중장기적으로 6000포인트에 도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배당 확대, 자사주 소각, 지주회사 할인 축소 등 주주가치 제고 정책이 실제로 이행될 경우 재평가 여지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 청년일보=김두환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