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 이후에도 관세 드라이브를 멈추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기존 무역합의를 번복하려는 국가에는 더 높은 관세로 대응하겠다고 경고하며, 대미(對美) 투자 약속 이행을 재차 압박하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자신이 운영하는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어떤 나라든 대법원의 터무니없는 결정을 이용해 장난을 치려 한다면, 최근 합의한 것보다 더 높은 관세와 그보다 더 나쁜 것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구매자 주의(BUYER BEWARE!!!)"라는 표현까지 덧붙이며 합의 파기의 책임이 상대국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최근 미국과 관세율 인하 대신 대규모 투자나 미국산 제품 구매를 약속한 국가들이 대법원 판결을 근거로 합의 이행을 재검토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사실상 한·일 등 주요 교역국을 향해 기존 약속을 흔들지 말라는 '대못'을 박은 셈이다.
앞서 미 연방대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1977년 제정된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부과한 상호관세에 대해 위법 판단을 내렸다. IEEPA에 '관세' 부과 권한이 명시돼 있지 않다는 점이 핵심 근거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1974년 제정된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150일간 10%의 '글로벌 관세'를 부과하는 포고령에 서명했고, 이튿날에는 이를 15%로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대통령으로서 관세 승인을 받기 위해 의회로 돌아갈 필요가 없다"며 무역법과 무역확장법에 따라 이미 광범위한 관세 권한을 위임받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무역법 301조(불공정·차별적 무역관행 대응)와 1962년 제정된 무역확장법 232조(안보 위협 품목 관세)를 추가로 동원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특정 국가나 품목을 겨냥한 '핀셋 관세' 카드까지 열어둔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권한은 여러 형태로 오래전에 획득됐다"며 "터무니없고 형편없이 작성된 대법원 판결에 의해 재확인된 것이기도 하다"고 주장했다. 상호관세는 제동이 걸렸지만, 글로벌 관세와 특정국·특정품목 관세는 의회가 위임한 권한 범위 내라는 논리다.
결국 이번 발언은 사법적 제동에도 불구하고 관세를 협상 지렛대로 활용하겠다는 강경 기조를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각국이 대법원 판결을 '협상 카드'로 활용할 경우, 오히려 더 강한 보복 조치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경고로 읽힌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