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발언대] "멈추지 않는 코피, 문 닫은 병원...지역 의료 공백에 갇힌 청년들"

등록 2026.04.11 12:00:00 수정 2026.04.11 12:00:10
청년서포터즈 9기 김유진 yujinlll4242@naver.com

 

【 청년일보 】 밤 8시, 갑자기 코피가 쏟아졌다. 처음에는 금방 멈출 것이라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나도 출혈은 계속됐다. 더 큰 문제는 코피가 앞으로 흐르지 않고 목 뒤로 넘어가고 있다는 점이었다.

 

순간 숨이 막히는 듯한 공포가 몰려왔다. 내가 거주하는 충청남도 청양군은 밤이 되면 대부분의 병원이 문을 일찍 닫는다. 급하게 주변 병원을 찾아봤지만 진료 가능한 곳은 없었다. 결국 휴대폰으로 코피 지혈 방법을 검색해야 했다. 검색 결과, 피가 목 뒤로 넘어가는 경우 위험할 수 있다는 내용을 확인했다. 심장이 뛰고 손이 떨렸다. 급한 대로 얼음주머니를 이용해 지혈을 시도했다. 완전히 멈추지는 않았지만 그 순간만큼은 겨우 버틸 수 있었다.

 

그날 밤, 나는 병원을 찾지 못한 채 자가 처치를 해야 했다. 이 경험은 단순한 증상을 넘어 지역에서 아플 때 청년이 마주하는 의료 공백의 현실을 실감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경험은 개인적인 사례에 그치지 않는다. 지역에 거주하는 청년이라면 한 번쯤 비슷한 상황을 겪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인구 3만명의 청양군 내 응급 의료기관은 청양군 보건 의료원 단 1곳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최근에는 의료진 부족으로 인해 4월 18일까지 주 3일 수요일, 금요일, 일요일만 응급실이 운영되고 있다. 지역 의료 인프라는 주민들이 야간에 안심하고 찾기에 턱없이 불안한 현실이다.

 

보건복지부는 청양군을 포함한 일부 지역을 응급의료 취약지로 지정하고 있다. 이는 지역 간 의료 접근성 격차가 존재함을 보여준다. 간호학을 공부하는 입장에서 이러한 상황은 더욱 현실적인 문제로 다가왔다. 의료 서비스는 시설뿐 아니라 인력에 의해 유지된다. 특히 간호 인력은 환자 곁에서 지속적으로 상태를 관찰하고 돌보는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그러나 지역 의료기관에서는 인력 확보가 어려워 운영 시간 축소나 진료 제한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 같은 구조 속에서 청년층은 특히 취약하다. 학업, 아르바이트, 취업 준비 등으로 낮 시간 병원 이용이 어려워 야간 진료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은 이를 충분히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청년들은 증상이 있어도 병원을 미루거나 홀로 대처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다.

 

건강 문제는 미루는 순간 더 큰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응급에 가까운 증상일수록 적절한 시기에 의료 서비스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에 거주한다는 이유만으로 기본적인 의료 접근성이 제한되는 현실은 개선이 필요한 문제인 것 같다.

 

물론 지역 의료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려운 구조적 과제를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야간 진료 확대, 지역 의료 인프라 강화, 간호 인력을 포함한 의료 인력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과 같은 방향은 앞으로 적극적으로 논의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지자체의 야간 진료 지원 정책 확대와 청년층이 함께 지역 의료 문제에 관심을 갖고 의견을 제시하는 등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날 밤의 경험은 단순한 불편함이 아니라 청년으로서 마주한 의료 사각지대의 현실을 보여주는 사건으로 남았다. 동시에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적 논의의 필요성을 상기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아플 때 병원을 찾을 수 있는 것은 선택이 아닌 기본적인 권리다.
 


【 청년서포터즈 9기 김유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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