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재계부’는 ‘재건축·재개발 가계부’의 줄임말입니다. 2026년 서울 부동산 시장의 최대 화두인 도시정비사업 현황과 주요 이슈, 그리고 알짜 사업지를 차지하기 위한 건설사들의 치열한 수주 쟁탈전을 현장에서 직접 취재합니다. 복잡한 셈법과 판세가 얽힌 수주전의 이면을 가계부를 적듯 꼼꼼하게 기록해 독자 여러분께 전달합니다.
【 청년일보 】 서울 주요 정비사업지들이 4월 셋째 주를 기점으로 시공 파트너 선정을 위한 본격적인 절차에 돌입하며 수주 시장에 활기가 도는 모습이다.
1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1조원대 대어로 꼽히는 동작구 상도15구역이 현장설명회를 열고 본격적인 수주 대전의 막을 올리는 가운데, 강남구 개포우성6차는 오는 19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통해 수주전의 마침표를 찍을 전망이다. 여기에 포스코이앤씨가 반포잠원 일대에서 파격적인 금융 조건을 내걸며 강남권 하이엔드 수주전의 열기를 더하고 있다.
우선 사업시행자인 대신자산신탁은 이날 동작구 상도15구역 재개발 시공사 선정을 위한 현장설명회를 개최한다.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2차 후보지 중 처음으로 신탁 방식을 통한 시공자 선정에 나서는 해당 현장은 상도동 279번지 일대 14만1천286.8㎡ 부지에 지하 8층~지상 35층, 아파트 3천204가구와 근린생활시설을 조성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예정 공사비는 약 1조4천367억4천858만원으로 3.3㎡당 860만원 수준이다. 입찰 참여를 원하는 건설사는 300억원의 보증금을 납부해야 한다. 입찰 마감일은 오는 5월 29일로 예정됐다. 정비업계에서는 3천 가구가 넘는 서울 내 대단지 사업지인 만큼 대형 건설사들의 높은 참여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신탁 방식은 전문적인 자금 관리와 투명한 사업 운영을 통해 최근 공사비 갈등으로 지연되는 조합 방식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해당 구역은 지하철 7호선 신대방삼거리역, 장승배기역 인근에 위치해 교통 접근성이 우수하고 상도초등학교 등 교육 여건도 양호하다는 평가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상도동 일대는 강남 및 여의도와의 접근성이 뛰어나 주거 선호도가 급격히 상승 중인 지역"이라며 "3천 가구가 넘는 대단지라는 상징성까지 더해진 만큼 향후 동작구를 대표하는 랜드마크 단지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커 수주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서초구 반포·잠원 일대 수주전은 포스코이앤씨의 공격적인 제안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는 형국이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 10일 잠원동 소재 신반포 19·25차 재건축 사업에 입찰제안서를 제출하며 'Zero to One(021)'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특히 조합원의 경제적 부담을 없애기 위한 분담금 제로를 핵심 전략으로 내세웠다. 이를 위해 후분양 방식을 채택해 분양 수입을 높이고 사업비 전액을 CD-1% 금리로 조달하는 파격적인 금융 안을 제시했다.
아울러 물가 상승에 따른 공사비 인상 없는 조건을 확약해 조합원의 실질적인 비용 부담을 원천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단지명으로는 더 반포 오티에르(THE BANPO HAUTERRE)를 제안했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신반포21차 오티에르 반포를 통해 입증한 하이엔드 주거 상품 완성도와 사업 추진 경험을 바탕으로 신반포 19·25차에서도 차별화된 경쟁력을 제안했다”며 “반포를 대표하는 하이엔드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강남권에서는 개포우성6차아파트 재건축 조합이 오는 19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열고 GS건설을 최종 시공사로 낙점할 예정이다. 강남구 개포동 658-1번지 일원 기존 270가구를 지하 4층~지상 25층 규모의 아파트 417가구로 재건축하는 이 사업은 3.3㎡당 920만원, 약 2천154억원의 공사비가 책정됐다.
서초구와 성북구 등 서울 곳곳에서도 수주 일정이 이어진다. 서초구 반포동 소재 신반포20차아파트 소규모재건축 조합은 오는 15일 현장설명회를 진행한다. 성북구 석관동 일대에서는 석관1의7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 조합이 16일 현장설명회를, 석관1의1구역 조합은 17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마감하고 경쟁 구도를 확정할 계획이다. 금천구 시흥동 934 일대 가로주택정비사업 조합 역시 13일 현장설명회를 열고 시공사 탐색에 나섰다.
도시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상도15구역처럼 대규모 단지이면서 신탁 방식을 택한 현장은 건설사 입장에서도 자금 조달 리스크가 적어 매력적인 사업지"라며 "공사비 상승 국면 속에서 대형 건설사들이 제시하는 금융 지원책과 선별 수주 전략이 향후 정비사업 시장의 주요 흐름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청년일보=김재두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