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삼성전자가 다음달 예고된 노동조합의 총파업을 앞두고, 생산라인 점거 등 불법 쟁의행위를 막기 위해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치는 파업 강행 시 발생할 수 있는 생산 차질과 그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선제적 방어권 행사로 풀이된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수원지방법원에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가처분 신청에 대해 법에서 엄격히 금지하는 쟁의행위를 예방하고 경영상의 중대한 손실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함이며, 노조의 단체행동권 행사를 존중한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노조는 성과급 지급 문제로 사측과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현재 노조는 '영업이익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마련할 것을 요구하며 사측에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앞서 지난 7일 사측이 57조2천억원의 1분기 잠정 영업실적을 발표한 후, 노조는 연간 반도체 영업이익을 270조원으로 가정하며 40조5천억원을 성과급 재원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증권가 안팎에선 파운드리 부문의 회복세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인공지능(AI) 메모리 수요 지속을 근거로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를 최대 약 300조원대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노조 요구안에 따른 성과급 규모는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같은 노조의 요구를 두고 업계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노조가 요구하는 '영업이익의 15%'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투입한 연구개발(R&D) 비용 37조7천404억원을 상회하는 규모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빅테크 간 AI 반도체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대규모 재원의 보상 비용 투입은 시설 투자 및 기술 개발을 위한 가용 자금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적기 투자가 생존을 결정짓는 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재원 운용의 경직성은 자칫 글로벌 시장 주도권 상실이라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나아가 '영업이익 15%'의 성과급을 요구하는 노조의 행보가 기업 경쟁력 약화를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승노 자유기업원장은 "기업의 이익은 무조건 노동자 쪽으로 치중되기보단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활용돼야 한다"면서 "이러한 강경 노선이 삼성의 글로벌 경쟁력을 와해시킬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성과급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노조는 이달 23일 경기도 평택캠퍼스에서 결의대회를 개최한다. 합의에 도달하지 못할 시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파업이 단행될 경우 2024년 7월 이후 약 2년 만이며, 1969년 삼성전자 창사 이래 역대 두 번째 파업으로 기록된다. 반도체 업계에선 업황 부진기였던 2년 전과 달리, 올해 슈퍼사이클(초호황기)에 진입한 상황에서 파업 강행은 글로벌 고객사와의 신뢰 관계에 타격은 물론,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우려하고 있다.
한편, 노조는 오는 17일 오전 삼성전자 서초사옥 정문 앞에서 과반 노조 지위 확보를 공식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이 자리에서 노사 협상, 총파업 등에 관한 향후 계획이 언급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