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의학은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다. 새로운 치료 프로토콜, 안전한 진료를 위해 전세계의 의료전문가가 노력 중이다. 그러나 의료제공자와 의료소비자 간 필연적인 정보량 차이는 종종 수동적인 의료 소비로 이어지곤 한다. 이는 의료진과 환자 사이 상호 신뢰 및 치료 연속성, 특히 처방에 대한 신뢰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처방이 환자에게 오기까지, 과연 어떤 과정을 거칠까?
질병 치료 및 삶의 질 개선을 위한 노력은 대체로 개인의 비법 수준에서 멈추지 않는다. 약사법 제31조 3항에 따르면, 국내에서 판매 가능한 의약품은 임상시험계획의 승인을 받아 임상시험을 실시한 것이어야 한다.
다만 대한민국의 경우, 전통 존중 차원에서 동의보감을 비롯한 10종의 한약서에 기재됐다면 안전성, 유효성 심사가 면제된다('한약(생약)제제 등의 품목허가·신고에 관한 규정' 제24조). 이러한 예외를 제외한다면, 엄격한 임상시험은 환자에게 처방되기 위해 필수적으로 통과해야 하는 관문이다.
약을 중심으로 임상시험의 과정을 살펴본다면 다음과 같다. 탐색 연구 단계에서는 질병의 작용 메커니즘을 규명하고, 약물 표적을 선택한다. 전임상에서는 세포 및 동물 실험을 진행하는데, 결과가 설득력이 있다면 임상시험계획 승인(IND)을 받아 약제의 효과를 인체에서 확인할 수 있다.
1상에서는 소수(100명 이하)의 건강한 지원자를 대상으로 안전성을 평가하고, 2상에서는 환자 지원자(100~500명)를 대상으로 유효성과 최적 용량을 탐색한다. 마지막 3상은 치료적 확증의 단계로, 다기관, 다국가에서 환자(1천~5천명)를 모집하여 무작위 배정(RCT)을 실시한다. 이는 편향을 최소화하고, 공정을 기하기 위함이다. 3상은 약제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결정짓는 핵심 지표가 된다. 이후 품목 허가(NDA)를 받아야 비로소 판매되며, 시판 후에도 4상을 통해 대규모 부작용 조사와 새로운 사용처를 연구한다.
이 모든 과정은 과거에 사용했기 때문이 아니라, 플라시보 효과를 배제하고 더 나은 의료를 실현하기 위한 장치이다. 의학은 개인의 은밀한 비법이 아닌 위험을 밝혀내고 효과를 검증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일례로, 양극성 장애, 우울 장애 등에 처방되는 리튬은 정확한 작용기전이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그렇지만 처음 효과가 발견된 1949년 이후, 유럽(1970, 폴 바스트룹)과 미국(1973, 로버트 프리엔)에서의 무작위 대조 시험 등 수십 년간 축적된 결과를 통해 치료 효과를 통계적으로 명확히 입증했고 독성 또는 약효를 보이는 농도를 연구하여 모니터링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했기에 한국도 이 의약품을 받아들였다. 리튬은 근거 중심 기반 전세계적 합의를 이룬 이후에도 안전성 관리 가이드라인을 더 정확하게 만들기 위해 계속해서 연구 중이다.
의학은 꾸준히 안전성을 검증하며 처방 기준의 적절성을 주기적으로 평가한다. 제왕절개를 시행하는 기준이나 암의 예후 분류 등에서도 리튬의 예시와 동일한 합의 과정을 거친다. 사례 공유 및 프로토콜화를 통해 의료는 발전하고, 세계 어디에서나 재현성이 있는 방식으로 환자는 처방을 받는다.
진정한 의미에서의 공공성을 획득한 상태로. 용한 누군가를 어렵게 물어 물어 찾아가지 않아도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믿을 수 있는 처방을 집 앞에서도 지구 반대편에서도 똑같이 받을 수 있는 사회를 위해, 의료 시스템이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21세기 현대의학에서는 동양인 연구자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다. 말 그대로 서양 동양 나눌 것 없이 전세계의 의학 전문가가 다 같이 발전시키는 의료이다. 다국적 다기관 연구의 결과는 전세계 전문가들의 합의 속에서 처방의 근거가 된다. 그저 '아는 사람이 해봤는데 이거 하나면 다 낫는다더라'라는 소문의 영역이 아니다. 보다 안전하고 안정적인 의료 혜택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하기 위한 전세계적 합의이다.
이렇듯 처방의 뒤에는 인간의 생존과 직결된 의료에서 최소한의 근거를 획득하는 과정이 있다. '전세계에서 환자분을 위해 최선을 다한 결과물입니다'를 보여주는 증거가 있다. 우리가 받는 처방은 과학적 재현성을 위한 임상시험, 지속적인 모니터링 등 엄격한 과정을 통과하며 진정한 의미의 공공성과 신뢰를 추구한다. 의학을 향한 신뢰는 이러한 검증으로 두터워지고, 투명한 정확성은 모두의 건강을 지키는 안전한 첫 단추가 될 것이다.
【 청년서포터즈 9기 정은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