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국내 의료 현장에서 간호사의 인권이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한 개인 간 갈등을 넘어 구조적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대한간호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간호사 절반 이상이 최근 1년 내 인권침해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인 수치는 더욱 심각하다. 피해 유형 중 폭언과 직장 내 괴롭힘은 각각 80%를 넘었으며, 피해자 10명 중 3명은 연간 10건 이상의 상습적인 괴롭힘에 시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무차별적인 폭언과 폭력, 성희롱 및 성폭력 피해 또한 약 13%에 달해 직업적 존엄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
이른바 '태움' 문화 역시 주요 문제로 지적된다. 태움은 간호사 간 괴롭힘으로, 감정적이고 개인적 또는 집단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주로 교육 과정에서 발생하며, 이는 교육을 빙자한 엄격한 지도로 포장되기도 하지만 본질은 위계 서열에 기반한 괴롭힘이라는 지적이다. 이로 인해 간호사들은 '역량이 부족한 사람'이라는 낙인이 찍히고, 자존감 저하와 우울증 등 정신적 고통을 겪게 된다.
주요 가해자는 선배 간호사와 의사로 나타났다. 특히 이러한 행위가 환자와 보호자가 지켜보는 공개된 장소에서 빈번하게 발생한다는 점은 간호사들에게 큰 모욕감과 심리적 압박을 안겨주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사건 이후에도 적절한 대응이 이루어지기 어렵다는 점이다. 인권침해를 경험한 간호사 중 다수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못했으며, 이는 '신고해도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인식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신고 이후에도 근무 환경에서 큰 변화가 없었다는 응답이 많아 제도적 한계가 드러났다. 또한 신상 노출이나 보복에 대한 두려움으로 신고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인권침해의 근본 원인으로는 인력 부족과 열악한 근무 환경이 지목된다. 과도한 업무와 교대근무로 인해 간호사 간 갈등과 위계적 문화가 심화되고, 이는 다시 폭언과 괴롭힘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
간호사의 높은 이직률은 숙련된 인력의 공백으로 이어진다. 이는 결국 환자 안전에도 영향을 미친다. 간호사의 인권은 단순한 노동 문제가 아니라 환자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다. 간호사가 건강하게 일할 수 없는 환경에서 환자에게 안전한 간호를 제공하기는 어렵다.
간호 인력 부족은 태움을 낳고, 태움은 다시 인력 부족을 심화시키는 악순환을 만든다. 이제는 악순환을 끊어 내야 할 시기 라고 생각한다.
【 청년서포터즈 9기 김나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