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증권 '70년.'..장수 전략은 "속도 보다 신뢰"

등록 2026.05.09 08:00:04 수정 2026.05.09 08:00:16
김두환 기자 kdh7777@youthdaily.co.kr

외환위기 이후에도...신영증권 독립계 체제 유지
보수적 리스크 관리...55년 연속 흑자·배당 지속
PF 등 고위험 익스포저 제한... 위기 국면 방어력 입증
WM·가치투자 기반 통해 안정적인 수익 구조 유지
초대형 IB 경쟁 속 디지털·글로벌 역량 확보는 과제

 

【 청년일보 】 신영증권은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과 인수합병(M&A), 글로벌 금융위기, 디지털 전환 등 국내 증권업계 지형이 급변하는 과정에서도 독립계 증권사 체제를 유지해 왔다.

 

1956년 설립 이후 70년 업력을 이어오는 동안 ‘원칙 중심 경영’과 ‘보수적 리스크 관리’는 회사의 핵심 기조로 자리 잡았다. 외형 성장보다 재무 건전성과 고객 신뢰를 우선한 전략이 위기 국면에서 안정적인 실적 방어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특히 외환위기 이후 국내 증권업계가 대형 금융지주 중심으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다수 증권사가 매각·통합된 것과 달리 신영증권은 독립 경영 체제를 유지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성장 속도보다 안정성을 선택한 대표적 사례로 분류된다.

 

최근에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와 유동성 리스크 관리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운용 기조를 유지해 온 신영증권의 전략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영증권은 여의도 본사 1층 ‘신영체임버홀’에서 창립 70주년을 맞아 전·현직 임직원이 참여하는 홈커밍데이 행사를 열고 회사의 성장 과정과 경영 철학을 공유했다. 단순 기념행사를 넘어 조직 정체성을 재확인하는 자리였다는 설명이다.

 

경영 철학은 1971년 원국희 회장 체제 이후 확립된 ‘신즉근영(信則根榮)’에 기반한다. 신뢰를 경영의 근간으로 삼고 외형 확장보다 리스크 관리와 재무 안정성을 우선하는 기조다. 이 같은 전략을 바탕으로 신영증권은 1971년 이후 55년 연속 흑자 및 배당 기록을 이어오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해당 기록이 업계 내에서도 이례적인 장기 실적 사례로 평가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증권업 특성상 변동성이 큰 만큼 장기간 흑자와 배당을 동시에 유지한 경우는 드물다”고 말했다.

 

신영증권은 위기 국면에서 특히 안정성이 부각되는 회사로 꼽힌다.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공격적인 부동산·고위험 투자 확대를 자제하며 비교적 안정적인 재무 구조를 유지했다.

 

부동산 PF 익스포저도 제한적인 수준이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금융 비율은 약 15% 수준이며, 브릿지론 비중은 약 1% 내외로 나타났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호황기에는 대형 IB 대비 존재감이 크지 않지만, 시장 변동성이 커질수록 방어력이 부각되는 구조”라며 “중형 독립계 증권사의 전형적인 리스크 관리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신영증권의 연결 기준 자기자본은 약 2조원 규모로 업계 10위권 중형 증권사에 해당한다. 초대형 투자은행(IB) 대비 자본력은 제한적이지만, 자산관리(WM) 기반의 안정적인 수익 구조와 낮은 실적 변동성은 강점으로 꼽힌다.

 

자산운용 부문에서는 장기 가치투자 전략이 핵심이다. 계열사 신영자산운용의 ‘신영마라톤펀드’는 국내 대표 장기 가치투자 상품으로 자리 잡았으며, WM 부문 역시 채권·배당주·가치주 중심 포트폴리오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 기반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다만 구조적 한계도 존재한다.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 초대형 IB 중심으로 업계가 재편되면서 자본력과 글로벌 경쟁력 격차는 확대되는 추세다. 발행어음 사업, 대형 해외 딜, 글로벌 대체투자 영역에서는 중형 독립계 증권사의 제약이 불가피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디지털 전환도 주요 과제로 꼽힌다.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인공지능(AI) 기반 자산관리, 해외주식 플랫폼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리테일 고객 기반 확대와 디지털 채널 경쟁력 강화 여부가 향후 성장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통적인 안정성과 디지털 혁신 속도의 균형을 어떻게 맞추느냐가 향후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며 “중형 독립계 증권사도 디지털 경쟁력 없이는 성장 정체를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신영증권은 창립 70주년 슬로건으로 ‘종심(從心)’을 제시했다. 장기간 축적된 원칙과 경험을 바탕으로 급변하는 금융 환경 속에서도 본질을 지키겠다는 의미다.

 

증권업계에서는 신영증권이 외형 성장보다 지속 가능성과 재무 안정성에 초점을 맞춘 독립계 증권사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초대형 IB 중심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에서도 안정적인 수익 구조와 리스크 관리 역량이 차별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영증권 관계자는 “70년은 고객 신뢰를 기반으로 쌓아온 결과”라며 “앞으로도 원칙과 책임을 기반으로 한 금융 서비스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김두환 기자 】




저작권자 © 청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당산로35길 4-8, 5층(당산동4가, 청년일보빌딩) 대표전화 : 02-2068-8800 l 팩스 : 02-2068-8778 l 법인명 : (주)팩트미디어(청년일보) l 제호 : 청년일보 l 등록번호 : 서울 아 04706 l 등록일 : 2014-06-24 l 발행일 : 2014-06-24 | 회장 : 김희태 | 고문 : 고준호ㆍ오훈택ㆍ고봉중 | 편집국장 : 안정훈 | 편집·발행인 : 김양규 청년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19 청년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youth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