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와 수지도 구분 못 했나"...트럼프 '10% 보편 관세' 사법부 직격탄

등록 2026.05.08 08:41:24 수정 2026.05.08 08:41:35
안정훈 기자 johnnyahn@youthdaily.co.kr

법적 근거 혼동한 위법 조치 수입업체 관세 환급 명령
150일 시한부 전략 차질 무역법 오용...사법부 엄중 경고

 

【 청년일보 】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야심 차게 추진했던 이른바 '플랜B' 관세 정책이 사법부의 벽을 넘지 못하고 좌초됐다. 미 연방대법원이 상호관세를 위법으로 판결한 지 불과 수개월 만에, 이를 대체하기 위해 동원된 '10% 글로벌 관세'마저 1심에서 무효 판결을 받으며 행정부의 통상 압박 전략에 급제동이 걸린 모습이다.

 

7일(현지시간) 미 연방국제통상법원(CIT) 재판부는 3명의 판사 중 2대 1의 다수 의견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전 세계 무역 상대국에 부과한 10% 글로벌 관세가 법률적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소송을 제기한 버랩 앤드 배럴, 베이직 펀 등 수입업체들에 대해 해당 관세를 적용하지 못하도록 영구적 금지 명령을 내리는 한편, 이미 납부된 관세에 이자를 더해 환급할 것을 명령했다.

 

이번 판결의 핵심은 행정부가 관세 부과의 법적 근거인 '국제수지(Balance of Payments)'와 '무역적자(trade deficit)'를 자의적으로 혼동했다는 점에 있다.

 

무역법 122조는 대규모 국제수지 적자 해소를 위해 대통령에게 최대 150일간 관세 부과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그러나 재판부는 서비스와 소득 등을 포괄하는 광의의 경제지표인 국제수지와 상품 거래에 국한된 무역적자는 본질적으로 다른 개념임을 분명히 했다. 즉, 단순히 상품 무역에서 적자가 발생했다는 이유만으로 122조를 발동한 것은 법적 요건을 일탈한 위법 행위라는 해석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법 122조를 통해 일단 150일간의 시간을 번 뒤, 무역법 301조나 무역확장법 232조로 관세 체계를 재편하려 했던 전략적 의도가 사법부에 의해 간파당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법리적으로 더 취약한 근거를 무리하게 동원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된 셈이다.

 

다만, 이번 판결의 파급력이 시장 전체로 즉각 확산될지는 미지수다. 재판부는 관세 금지 명령을 소송 당사자가 아닌 전체 수입업체로 확대해달라는 '보편적 적용' 요청을 거부했다. 또한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해당 관세는 오는 7월 만료를 앞두고 있어 실질적인 영향력은 제한적일 수 있다.

 

소수 의견을 낸 티머시 스탄세우 판사는 "다수 의견의 법리 해석에 동의하지 않으며, 심리 생략 절차 역시 당사자들의 답변 기회를 박탈한 잘못된 방식"이라며 절차적 정당성을 문제 삼기도 했다. 오리건주 등 20여 개 주가 제기한 소송 역시 워싱턴주를 제외하고는 원고 자격 미달로 각하되는 등 향후 상급심에서의 법리 다툼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 청년일보=안정훈 기자 】




저작권자 © 청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당산로35길 4-8, 5층(당산동4가, 청년일보빌딩) 대표전화 : 02-2068-8800 l 팩스 : 02-2068-8778 l 법인명 : (주)팩트미디어(청년일보) l 제호 : 청년일보 l 등록번호 : 서울 아 04706 l 등록일 : 2014-06-24 l 발행일 : 2014-06-24 | 회장 : 김희태 | 고문 : 고준호ㆍ오훈택ㆍ고봉중 | 편집국장 : 안정훈 | 편집·발행인 : 김양규 청년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19 청년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youth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