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엔씨가 기존 '리니지' 중심의 코어 팬층을 넘어 10대 청소년과 2030 세대, 여성 이용자까지 아우르는 이용자 확장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플랫폼과 장르를 다변화하고 이용자 소통 방식을 강화하면서 '포스트 리니지' 시대를 준비하는 모습이다.
이에 게임업계와 증권가에서는 엔씨가 MMORPG 명가 이미지를 유지하면서도 모바일 캐주얼과 글로벌 플랫폼 협업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일 엔씨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게임 이용자층 확대를 위한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핵심 IP 중심의 안정적인 사업 구조 위에 새로운 세대와 취향을 겨냥한 콘텐츠를 더하며 이용자 스펙트럼을 넓히는 전략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로블록스와의 협업이다. 엔씨는 지난달 19일 로블록스 코리아(Roblox Korea)와 마케팅 업무 협약(MOU)을 체결하며 새로운 이용자층 확보에 나섰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5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로블록스의 2024년 국내 모바일 게임 사용자 수는 약 175만 명에 달한다. 특히 10대 이용자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이번 협력은 엔씨가 상대적으로 접점이 적었던 젊은 세대와 연결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업을 단순 마케팅 차원을 넘어 미래 이용자 기반 확대 전략의 신호탄으로 해석한다. 글로벌 Z세대 플랫폼으로 자리 잡은 로블록스를 통해 엔씨 브랜드 경험을 보다 친숙하게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30 세대와 여성 이용자 유입 측면에서는 '아이온2'가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아이온2' 오프라인 간담회에는 약 670명의 이용자가 몰리며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현장에는 2030 세대 이용자가 대거 참석했으며 여성 이용자 비중 역시 눈에 띄었다.
'아이온' IP는 엔씨 게임 가운데 여성 이용자 비율이 가장 높은 시리즈로 평가받는다. 실제 2008년 원작 출시 당시 여성 이용자 비율이 약 40% 수준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감성적인 세계관과 커뮤니티 중심 플레이 경험이 강점으로 꼽히는 만큼, '아이온2' 역시 기존 MMORPG 이용자층을 넘어 폭넓은 유저층을 흡수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엔씨의 변화는 모바일 캐주얼 시장 확대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엔씨는 지난 2024년 8월 모바일 캐주얼 센터를 신설한 이후 베트남 '리후후', 국내 '스프링컴즈', 유럽 '저스트플레이' 등을 잇달아 인수하며 글로벌 캐주얼 게임 역량 확보에 나섰다.
이는 MZ세대의 게임 소비 트렌드 변화와도 맞물린다. '2025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30 세대의 '퍼즐·퀴즈' 장르 이용률은 합산 66.7%로 모바일 게임 장르 가운데 가장 높은 선호도를 기록했다. 하이퍼캐주얼 장르 역시 20대 이용률(17.6%)이 전체 평균(12.2%)을 크게 웃돌았다.
업계에서는 엔씨가 기존 MMORPG 경쟁력에 캐주얼 장르를 더하며 이용자 저변을 빠르게 확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하드코어 MMORPG' 이미지가 강했던 엔씨가 보다 일상적이고 접근성 높은 게임 경험까지 포트폴리오에 담아내고 있다는 평가다.
증권가 역시 엔씨의 장르·플랫폼 다각화 전략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주요 증권사들은 올해 들어 엔씨 목표주가를 잇달아 상향 조정하며 신작 모멘텀과 신규 이용자 유입 가능성에 주목했다.
김지현 신영증권 연구원은 "국내 PC MMORPG 신작이 부족한 상황에서 2030 세대는 '아이온2', 4050 이상 세대는 '리니지 클래식'으로 결집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엔씨가 사실상 전 세대 MMORPG 수요를 흡수하는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남효지 SK증권 연구원도 "기존 작품들의 안정적인 성과에 더해 신작과 장르 다각화를 통해 실적 업사이드를 확보했다"며 "모바일 캐주얼 장르까지 본격 반영될 경우 연간 5천515억원 수준의 매출 기여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렇듯 업계에서는 엔씨가 단순히 신작 출시를 넘어 이용자 구조 자체를 재편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리니지'로 구축한 강력한 코어 팬층 위에 '아이온2'와 모바일 캐주얼 신작, 글로벌 플랫폼 협업이 더해지며 세대 확장 기반이 빠르게 마련되고 있다는 평가다.
MMORPG 명가라는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보다 젊고 폭넓은 이용자층을 품으려는 엔씨의 전략이 '포스트 리니지' 시대의 새로운 성장 공식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