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으로 끌려갔다"…포항서 대낮 여중생 집단 가혹행위 발생

등록 2026.05.12 15:47:20 수정 2026.05.12 16:56:43
안정훈 기자 johnnyahn@youthdaily.co.kr

한 시간 넘게 이어진 모욕과 폭력…동영상 촬영에 성적 수치심 강요
"구경꾼 많았다"는 경찰 설명…학교폭력 방관죄 및 집단성 논란 확산

 

【 청년일보 】 경북 포항에서 대낮에 여중생들이 또래 무리에게 끌려가 집단 폭행과 가혹 행위를 당하는 사건이 발생해 충격이 커지고 있다.

 

특히 수십 명의 학생이 폭력 현장을 지켜보는 가운데 영상 촬영까지 이뤄진 것으로 드러나, 학교폭력의 잔혹성과 이를 유희처럼 소비하는 '방관적 폭력'의 심각성이 다시금 도마 위에 올랐다.

 

12일 포항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지역 여중생 2명은 지난 7일 오후 5시부터 1시간 40분 동안 한 건물 옥상에서 또래 남녀 학생 약 20명이 둘러싼 가운데 여러 명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피해 학생들은 평소 알고 지내던 동급생의 부름을 받고 약속 장소에 나갔다가 인적이 드문 옥상으로 강제 이동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들이 증언한 가해 수법은 신체적 폭력을 넘어 인격 살인에 가까웠다.

 

가해 학생들은 욕설과 함께 침을 뱉는 것은 물론, 가랑이 사이를 기어가도록 강요하는 등 극도의 수치심을 유발하는 행위를 지속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학생들은 폭행 장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하며 피해자들의 공포를 조롱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피해 학생들은 사건의 충격으로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으며, 심각한 불안 증세와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수십 명의 또래가 지켜보는 가두리식 폭력 속에서 느꼈을 고립감이 향후 트라우마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 관계자는 "사건을 인지해서 조사하던 중에 신고가 들어와서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현장에 있던 인원과 관련해 "약 20명이 위협하며 둘러싼 상황은 아니고 사안과 상관없이 구경하던 학생이 많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가해자와 방관자의 경계가 모호한 '집단 구경' 자체가 피해자에게는 거대한 위협이자 압박으로 작용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단순 구경꾼이라 하더라도 폭력의 장을 형성하고 영상으로 기록하는 행위는 명백한 가해 가담으로 보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경찰은 현장에 있던 학생들의 신원을 파악해 폭행 가담 정도와 동영상 유포 여부 등을 면밀히 수사할 방침이다.

 

 

【 청년일보=안정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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