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단전 지시' 이상민 2심 징역 9년…재판부 "실체 은폐 위해 위증"

등록 2026.05.12 16:14:32 수정 2026.05.12 16:17:41
안정훈 기자 johnnyahn@youthdaily.co.kr

1심보다 형량 2년 가중…위헌적 내란 임무 종사 및 위증 유죄
"법적 책임 회피로 일관" 질책…소방청 동원 시도 등 죄질 무거워

 

【 청년일보 】 지난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당시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를 하달하는 등 내란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항소심에서 1심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이 전 장관이 위법성을 인지하고도 내란 임무를 수행했을 뿐 아니라, 법정에서 허위 증언을 통해 진실을 은폐하려 했다고 강하게 질책했다.

 

서울고법 형사1부(윤성식 부장판사)는 12일 내란 중요임무 종사 및 위증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전 장관에게 징역 9년을 선고했다. 이는 징역 7년을 선고했던 1심 판결을 깨고 형량을 2년 늘린 결과다. 2심 재판부는 이 전 장관의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하며 "죄책에 비해 1심의 형이 지나치게 가볍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판결문에 따르면 이 전 장관은 계엄 선포 직후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부터 국회 봉쇄와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를 직접 전달받았다. 이후 당시 소방청장에게 연락해 "경찰과 협력하여 적절한 조처를 하라"며 내란 실행을 구체화한 혐의가 유죄로 확정됐다.

 

또한 작년 2월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당시 "대통령으로부터 지시 문건을 받은 적이 없고 소방청장에게 협조 지시를 내리지 않았다"고 발언한 것 역시 사전에 기획된 허위 증언으로 판단됐다.

 

재판부는 이 전 장관이 비상계엄의 위헌적 요소를 충분히 인지할 수 있는 위치였음에도 불구하고, 최후의 순간에 위법한 지시를 따르기로 선택한 점을 무겁게 보았다. 특히 수사 단계부터 항소심에 이르기까지 "법적 책임을 눈감고 회피하는 태도로 일관했다"는 점이 형량 가중의 결정적 배경이 됐다.

 

내란이라는 헌정 질서 파괴 행위의 실체를 가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위증한 행위 역시 위법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다만 재판부는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의 문건 전달 장면을 보지 못했다는 위증 혐의와, 소방 조직에 의무 없는 일을 시킨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서는 1심과 같이 무죄를 유지했다. 당시 소방 조직이 경찰의 요청에 즉각 대응할 준비 태세를 실제 갖췄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다.

 

이번 판결은 국가 위기 상황에서 고위 공직자가 헌법적 가치를 저버리고 권력의 위법한 도구로 전락했을 때 따르는 엄중한 책임과 대가를 재확인한 사례로 풀이된다.

 

 

【 청년일보=안정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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