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막 논란'에 노무현재단 항의…외주 통제 한계 속 다단계 검수 도입

등록 2026.05.13 15:40:37 수정 2026.05.13 15:40:48
안정훈 기자 johnnyahn@youthdaily.co.kr

특정 커뮤니티 비하 표현 노출에 공식 항의 서한 전달
영상 자막 제작 협력사 직원 퇴사 및 다단계 검수 도입

 

【 청년일보 】 스포츠 구단의 자체 미디어 채널이 사회적 혐오 표현의 우회 경로로 활용되면서, 외주 제작물에 대한 플랫폼 운영 주체의 관리 부실 책임이 도마 위에 올랐다. 단순히 편집 실무자의 일탈로 치부하기에는 대중적 영향력이 큰 프로스포츠 구단의 검수 시스템이 무기력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무현재단이 13일 공개한 유감 표명과 재발 방지 촉구는 이러한 플랫폼 관리 소홀의 엄중함을 짚은 결과다.

 

재단은 "대중적 영향력이 큰 프로스포츠 구단의 공식 채널에서 특정 커뮤니티의 혐오 용어가 여과 없이 사용된 이번 사태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전날인 12일 부산 사직구장을 방문해 공식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

 

이는 자발적 팬덤을 기반으로 하는 스포츠 산업이 정제되지 않은 유행어로 인해 특정 유권자와 시민에게 상처를 입힐 수 있다는 점을 정면으로 받아친 맥락이다.

 

사태의 발단은 지난 11일 롯데 자이언츠의 공식 채널 '자이언츠 티비'에 게재된 10일 자 KIA 타이거즈전 승리 영상이었다.

 

구단 측은 내야수 노진혁 선수의 유니폼 성씨와 '무한 박수'라는 자막을 조합하는 과정에서 '해당 표현의 연상 가능성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특정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의 언어 도식이 그대로 노출된 점은 단순한 편집 기술적 과실을 넘어섰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특히 재단 측이 지적한 것처럼 호남 연고 팀과의 경기 직후라는 점,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과 5월 23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일을 앞둔 정서적 시점과 맞물리며 여론의 피로감을 키웠다.

 

롯데 구단이 내놓은 즉각적인 인적 쇄신과 보완책은 외주 제작 시스템의 한계를 자인한 조치로 해석된다.

 

구단은 "영상에 자막을 붙인 협력사 직원은 일이 있고 난 뒤 퇴사했다"고 밝히며 고의성을 부인했으나, 실질적인 재발 방지는 감시 체계의 재설계에 방점을 찍었다. 기존 외주 업체 전임 방식에서 탈피해 "향후 협력사에서 제작한 구단 유튜브 영상을 2차, 3차로 구단에서 직접 확인하는 시스템을 마련하기로 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는 미디어 콘텐츠의 최종 유통 책임이 발행 기관인 구단에 있음을 명확히 하고, 향후 발생할지 모를 리스크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제도적 대안으로 풀이된다.

 

 

 

 

【 청년일보=안정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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