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국내 증시의 핵심 축인 외국인 투자자들이 5거래일 동안 유례없는 매도 폭탄을 쏟아내며 시장의 위기감을 고조시켰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장보다 200.86포인트(2.63%) 상승한 7,844.01로 마감했다. 장 초반에는 전일 대비 129.50포인트(1.69%) 내린 7,513.65로 출발해 한때 7,402.36까지 추락하는 등 극심한 변동성을 연출했다. 개인이 저가 매수로 방어에 나선 반면 외국인은 홀로 3조7천585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강하게 압박했다.
이번 매도세는 지난 7일부터 5거래일간 이어지며 누적 순매도액 24조2천5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외국인 순매도 규모인 4조6천550억원의 5배를 넘어서는 수치다. 매도세의 1차 원인은 미국발 스태그플레이션 공포다. 미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3.8% 급등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과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3.01% 하락)를 끌어내렸다. 여기에 국내 반도체 투톱의 내부 악재가 겹쳤다.
삼성전자의 노사 협상 결렬에 따른 총파업 위기, BNK투자증권과 키움증권의 SK하이닉스 투자의견 하향 조치가 고점 우려를 촉발했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90원대로 치솟으며 환차손 위험이 커진 점과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의 'AI 국민배당금' 언급으로 인한 규제 불확실성도 외인의 이탈을 부추긴 맥락으로 읽힌다.
외국인의 차익 실현 타깃은 전기전자 업종에 집중됐다.
이날 하루에만 해당 업종에서 3조2천101억원이 유출됐다. 5거래일간 종목별 누적 순매도는 삼성전자가 11조3천89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SK하이닉스가 10조6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반도체 양대 기업에서만 무려 21조원 이상의 매물이 쏟아진 셈이다. 이로 인해 전날 장중 7,999.67까지 치솟으며 8천선을 눈앞에 뒀던 코스피는 단숨에 7,421.71까지 밀리는 급변동을 겪기도 했다.
시장의 공포와 달리 증권가는 이를 '추세적 이탈'이 아닌 단기 급등에 따른 '일시적 숨고르기'로 진단한다.
코스피가 이달 들어 전날까지 15.8% 폭등했던 만큼 누적된 차익 실현 욕구가 대외 악재를 빌미로 분출됐다는 해석이다. 기업들의 이익 체력이 견고하다는 점이 이 같은 맥락을 뒷받침한다. 연합인포맥스 조사 결과 주요 상장사 335곳의 2026년도 연결 영업이익 전망치는 818조8천1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3개월 전(519조7천146억원)보다 58% 급증한 수치다.
이익 추정치의 지속적인 상향과 더불어 해외 투자자가 국내 증권사 계좌 없이 한국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외국인 통합계좌(Omnibus Account)' 도입은 외인 자금의 재유입을 이끌 핵심 인프라가 될 전망이다. 삼성증권을 시작으로 타 증권사들이 가세하면 증시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어 단기 매도 충격 이후의 반등 모멘텀을 형성할 것으로 분석된다.
【 청년일보=안정훈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