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북한이 남한과 맞닿은 군사분계선(MDL) 일대의 전방 무장력을 대폭 강화하고, 현대전 양상에 맞춘 군사 조직구조와 작전 개념의 전면적인 개편을 예고했다. 이는 단순한 전력 보강을 넘어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고착화하겠다는 헌법 개정 기조를 군사적 행동으로 본격 가시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조선중앙통신은 1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날인 17일 전군의 사단·여단 지휘관들을 노동당 중앙청사로 소집해 일련의 '중요 군사문제'에 대해 담화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군의 중추인 사·여단장들을 평양 창사로 직접 불러 모은 것은 매우 이례적인 행보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남부 국경'을 지키고 있는 제1선 부대들을 강화하고 국경선을 난공불락의 요새로 만들데 대한 당의 영토방위정책"을 천명했다. 원문에서 언급된 '남부 국경'은 남한과 접한 최전방 지역을 뜻한다. 이는 대한민국을 더 이상 통일의 대상이 아닌 철저한 적대국으로 취급하며, 물리적인 장벽과 무장력을 통해 국경선을 명확히 획정하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군의 구조적 변화다.
김 위원장은 앞으로 "전쟁을 보다 철저히 억제"하기 위해 군사 조직구조 개편을 '중요한 결정'으로 내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에 따라 제1선 부대를 비롯한 중요 부대들을 군사기술적으로 강화하기 위한 "기구적 대책"이 수립될 예정이다. 군비 증강에 그치지 않고, 지휘 체계와 부대 편제 자체를 현대 전술에 맞게 뜯어고치겠다는 의미다.
기술 현대화에 따른 교리 수정도 지시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 군대의 군사기술장비들이 급속한 속도로 현대화되는데 맞게 모든 공간에서의 작전개념을 새롭게 정의"하라고 명령했다. 최근 북한이 개발해 온 신형 전술핵 운반체계와 무인기 등 첨단 장비들을 실전 부대에 배치함에 따라, 이에 걸맞은 새로운 전술과 작전 계획을 수립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훈련의 실용성도 강조되었다.
김 위원장은 "싸움준비 완성을 위한 훈련은 군대의 본업"이라며 "현대전의 변화되는 양상과 우리 군대의 발전추이에 맞게 훈련체계를 정비하며 실용적 훈련을 강화"하라고 지휘관들을 독려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 최신 글로벌 교전 양상을 반영한 실전형 훈련 체계로의 전환을 촉구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국방 분야의 중장기 로드맵도 구체화했다.
그는 "이미 천명한 바와 같이 앞으로의 5개년 계획기간의 과제들이 수행되면 우리 군대의 전략적행동의 준비태세는 현재와 대비할 수 없게 갱신된다"며 "전쟁억제의 측면에서 커다란 변화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확언했다. 이는 군사력 고도화 일정을 차질 없이 밀어붙여 향후 수년 내에 대남·대미 억제력을 완전히 주도하겠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담화가 끝난 후 김 위원장은 참석한 지휘관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며 결속을 다졌다.
이번 군 수뇌부 소집령에는 리영길 인민군 총참모장과 박정천 국방성 고문 등이 수행해 힘을 실었다. 군령과 군정을 총괄하는 핵심 인사들이 대거 배석한 만큼, 이번에 논의된 군사 조직 개편과 최전방 요새화 조치는 조만간 가시적인 군사 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 청년일보=안정훈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