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미중 정상회담 직후 미국과 이란 간의 종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다시 고조되고 있다.
글로벌 원유 공급망의 핵심인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감이 반영되면서 국제 유가는 배럴당 110달러 선을 다시 돌파했고, 시장의 불확실성은 뉴욕 증시 선물 하락과 글로벌 국채 금리 급등으로 이어지며 금융시장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18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7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한국시간 이날 오전 8시5분 현재 전장 대비 1.07% 오른 배럴당 110.43달러를 기록했다.
브렌트유가 배럴당 110달러 선을 회복한 것은 지난 6일 이후 12일 만이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6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 가격 역시 전장 대비 1.75% 상승한 배럴당 107.26달러를 나타냈다. 앞서 두 유종은 지난 16일 각각 3.4%, 4.2% 급등하며 강세로 주간 거래를 마친 바 있다.
원유 시장의 전방위적인 상승세는 미·이란 간의 강 대 강 대치 구도가 심화된 영향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에 시간이 얼마 없다"면서 "서둘러 움직이는 것이 좋을 것이고 그러지 않으면 그들에게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될 것"이라며 신속한 종전안 합의를 촉구하는 초강경 압박 메시지를 내놓았다.
에너지 시장 전문가들은 공급 부족 우려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엘리아스 해다드 브라운 브라더스 해리먼 글로벌 시장 전략 책임자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여전히 시장의 지배적 변수로 남아 있다'며 '사태가 어떻게 끝날지가 전혀 보이지 않는 가운데 글로벌 원유 재고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원유 수송 요충지의 위기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가격을 밀어 올리고 있다는 해석이다.
에너지발 인플레이션 공포가 다시 확산되면서 글로벌 자산 시장도 요동치고 있다.
유가 급등과 물가 상승 우려는 주요국의 국채 금리를 수십 년 만의 최고치로 밀어 올렸다. 미국 30년 만기 국채 금리가 5%를 넘어서며 20여 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가운데, 일본 30년물 국채 금리는 1999년 이후 처음으로 4%에 도달했고 영국 30년물 국채 금리도 28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채권 금리 급등과 지정학적 불안은 증시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같은 시간 미국 주요 주가지수 선물은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다우존스 선물이 0.22%, S&P 500 선물이 0.14%, 나스닥100 선물이 0.161% 각각 하락하며 시장의 짙은 관망세를 반영했다. 중동 리스크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할 경우 가파른 유가 상승이 글로벌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을 동시에 유발하는 스태그플레이션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 청년일보=안정훈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