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물류기업의 역할은 더 이상 물건을 한 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 옮기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오늘날 글로벌 물류망은 항공기, 트럭, 물류센터, 통관 시스템, 고객사의 생산 일정, 실시간 데이터가 동시에 맞물려 움직이는 거대한 운영 시스템에 가깝다. 이 시스템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한 배송 속도만이 아니라,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전체 흐름을 얼마나 빠르게 다시 조정할 수 있는가이다.
최근 공급망 환경은 이전보다 훨씬 불안정해졌다. 관세 정책은 바뀔 수 있고, 국제 정세는 갑자기 흔들릴 수 있으며, 항공기나 항만 운영에 예기치 못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자연재해나 특정 지역의 노동 이슈도 공급망을 멈추게 만들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이 모든 위험을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래서 중요한 질문은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측할 수 있는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도 얼마나 빨리 다시 움직일 수 있는가"로 바뀐다.
FedEx는 이러한 변화를 잘 보여주는 기업이다. FedEx가 AI와 데이터 기술을 활용하는 방향도 여기에 가깝기 때문이다. FedEx에서의 AI는 미래를 예측하는 장치라기보다, 예외 상황이 발생했을 때 새로운 조건에 맞춰 네트워크를 다시 계산하는 도구에 가깝다. 특정 경로가 막히면 대체 경로를 찾고, 한 거점에 물량이 몰리면 다른 거점으로 분산시키며, 통관 과정에서 지연 가능성이 생기면 필요한 정보를 미리 정리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활용되는 기술 중 하나가 디지털 트윈이다. 디지털 트윈은 실제 물류망을 가상공간에 복제해 여러 상황을 모니터링 하는 동시에 수만가지의 시나리오를 실험하는 기술이다. 특정 지역의 물량이 갑자기 늘어나거나, 한 물류 거점의 처리 능력이 떨어지거나, 운송 경로가 막혔을 때 어떤 대안이 가장 효율적인지 미리 비교할 수 있다. 단순한 시각화 기술을 넘어서 시뮬레이션과 최적화가 결합된 의사결정 도구인 것이다.
특히 FedEx는 ServiceNow와의 협업을 통해 FedEx Surround B2B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솔루션의 주요 특징은 SenseAware ID를 포함한 센서 기반 모니터링 기술이다. 기존 물류 추적 방식은 주요 거점에서 스캔이 이뤄질 때마다 위치 정보가 갱신되는 구조였던 반면, SenseAware ID가 적용된 화물은 훨씬 더 높은 빈도로 위치가 확인된다.
FedEx는 이를 통해 화물의 이동 경로를 더 세밀하게 분석하고, 이상 상황이 발생할 경우 보다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주요 고객층은 운송 지연이 치명적이거나 안전한 공급망이 요구되는 의료품과 고부가가치 화물을 다루는 기업들이다.
실제로 FedEx는 헬스케어 관련 물류 매출이 10억 달러를 넘어선다고 밝히며, 민감 화물 운송 시장에서 정밀 모니터링과 사전 대응 역량이 중요한 경쟁 요소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빠른 배송은 단순히 교통 체증, 항공기 지연, 물류센터 과부하의 문제만이 아니다. 구체적이고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관세 정책, 신고 서류 등 규정과 서류 처리, 데이터와 같은 눈에 보이지 않는 병목을 찾는 것이 핵심이다.
나아가 이제는 물류업계에서 경쟁력을 얻기 위해선 빠른 배송뿐 만 아니라 불확실성을 흡수하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기술과 태도가 중요해졌다. 이제 빠른 물류에서 버티는 물류가 떠오르는 것이다.
모든 불확실성을 예측하는 것은 어렵기에 오히려 최악의 상황을 예측해서 그 상황속에서도 물류 네트워크를 정상작동 시키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즉, 물류에서 AI의 활용도 단순한 비용 절감이나 자동화를 위함 뿐 만이 아니라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수단으로 변화하고 있다.
【 청년서포터즈 9기 남윤성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