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오늘날 우리 사회의 청년들은 이른바 노력의 굴레 속에 살고 있다. 끊임없는 경쟁과 자기 계발 요구는 청년들을 만성적인 피로로 내몰았고, 그 결과 번아웃(Burnout)은 이제 일상적인 단어가 되었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여전히 번아웃을 개인의 정신력이나 의지가 부족해서 생기는 문제로 보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나 생리학적 관점에서 번아웃을 들여다보면, 이것은 단순히 마음의 문제가 아니라 신체의 정교한 생존 시스템이 보내는 마지막 구조 신호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우리 몸은 스트레스를 감지하면 즉각적으로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HPA Axis)을 가동한다. 스트레스 자극이 뇌의 시상하부에 도달하면 부신피질 자극 호르몬 방출 호르몬이 분비되고, 이는 다시 부신피질을 자극하여 코르티솔을 혈류로 뿜어낸다.
코르티솔은 위기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혈당을 높이고 에너지를 집중시키는 역할을 하며, 이때 자율신경계 중 하나인 교감신경이 극도로 활성화된다. 적절한 스트레스 상황에서 코르티솔은 우리가 눈앞의 과제를 해결하도록 돕는 유익한 아군이 되기도 한다.
문제는 이러한 전시 상태가 끝나지 않고 만성적으로 지속될 때 발생한다. 쉼 없이 달리는 청년들의 몸속에서는 코르티솔이 멈추지 않고 분비되며, 신체의 항상성을 유지해야 할 부교감신경은 제 기능을 잃어버린다. 이렇게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균형이 파괴된 상태가 길어지면, 결국 부신은 지치고 코르티솔 수용체는 호르몬에 반응하지 않게 된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느끼는 무기력과 우울의 실체인 번아웃이다. 즉, 번아웃은 개인이 나약해서 생기는 현상이 아니라, 더 이상의 치명적인 신체적 손상을 막기 위해 우리 몸이 스스로 내린 강제 종료 버튼인 셈이다.
번아웃 상태의 청년들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더 열심히 하라는 채찍질이 아니라 즉각적인 회복과 안정이다. 하지만 개인이 자신의 의지만으로 무너진 생체 리듬과 신경계의 균형을 되찾기란 매우 어렵다.
따라서 더 나은 사회를 위해서는 휴식을 개인의 책임으로만 돌리는 문화를 바꿔야 한다. 청년들이 자신의 생리학적 한계치까지 내몰리기 전에 쉴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고, 번아웃을 사회적 회복이 필요한 상태로 공식화하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청년들의 코르티솔 수치가 다시 정상적인 궤도를 찾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때, 비로소 우리 사회는 진정으로 건강한 활력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 청년서포터즈 9기 원다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