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안내받은 상선 70척, AIS 끄고 호르무즈 해협 통과

등록 2026.06.01 08:34:25 수정 2026.06.01 08:34:25
조성현 기자 j7001q0821@youthdaily.co.kr

NYT "최근 3주간 미군 지시에 따라 '암흑 항해'…이란 탐지 피해 운항"
종전 협상 막바지에도 해협 통항 문제 대립…전쟁 전 수준 회복은 아직

 

【 청년일보 】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3주 동안 약 70척의 상선이 자동식별장치(AIS)를 끈 채 미군의 안내를 받으며 해협을 통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든 상황에서도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 문제는 양측 간 핵심 쟁점으로 남아 있는 모습이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익명의 미국 관리를 인용해 최근 3주간 약 70척의 선박이 미군의 지시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을 무사히 통과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 중부사령부는 최근 몇 주 동안 페르시아만을 오가는 일부 상선에 대해 이란의 위협을 피하면서 해협을 통과할 수 있도록 항해 정보를 제공했다.

 

이들 선박 대부분은 이란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선박 위치를 송신하는 AIS와 선박 조명을 끈 채 운항하는 이른바 '암흑 항해(dark transit)' 방식으로 해협을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AIS를 끈 상태에서는 다른 선박들이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기 어려워 레이더에 의존해야 한다. 이 때문에 충돌 위험이 높아지고 숙련된 항해 기술이 요구된다.

 

선박 분석가들은 미군의 안내를 받은 상선들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오만 해안 인근 항로를 이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미 중부사령부 대변인은 NYT에 "미군이 직접 호위를 제공하고 있지는 않지만 상선들과 지속적으로 교신하며 안전한 통항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사례는 이란의 통제 강화 속에서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선박 운항이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최근 3주 동안 통과한 선박이 약 70척으로 하루 평균 3척 수준에 그쳐, 전쟁 이전 하루 100여 척이 오가던 상황과 비교하면 정상화와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미국과 이란은 종전 협상을 진행하면서 핵 문제와 함께 호르무즈 해협 통항 문제를 두고도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은 국제 해상 교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로운 항행이 보장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이란은 해협 통제권 강화를 위해 페르시아만해협청(PGSA)을 통해 선박당 최대 200만달러(약 30억원)의 통행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지난달 27일 PGSA를 제재 명단에 추가했다. 이는 이란의 일방적인 해협 통행료 부과 시도를 용인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조치로 해석된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해상 운송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전략적 요충지로, 통항 정상화 여부가 국제 에너지 시장과 물류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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