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는 '자체 구축', 미래는 '코빗 인수'...STO 선점 경쟁 ‘점화’

등록 2026.06.09 08:00:04 수정 2026.06.09 08:00:15
신정아 기자 jashin2024@youthdaily.co.kr

한국투자증권, KDX 컨소시엄 참여…자체 플랫폼 구축
미래에셋증권,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 인수 추진

 

【 청년일보 】 토큰증권(STO) 제도화가 가시화되면서 증권사들의 디지털자산 플랫폼 선점 경쟁도 본격화되고 있다. 국내 주요 증권사인 한국투자증권은 자체 토큰증권 발행 플랫폼 구축을 추진하는 반면 미래에셋증권은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 인수를 통해 디지털자산 생태계 확보에 나서는 등 상이한 전략을 펼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들 증권사를 필두로 증권업계 전반적으로 STO와 스테이블코인, 디지털자산 수탁 사업 등을 둘러싼 주도권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토큰증권 법안 시행에 대비해 자체 토큰증권 발행 플랫폼 구축을 추진 중이다. 한국투자증권은 STO 사업을 위해 한국거래소가 주도하는 KDX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으며, 관련 인프라와 서비스 체계 마련에 나서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토큰증권 법안 시행에 대비해 토큰증권 발행 플랫폼 구축을 추진 중"이라며 "시장 제도화에 맞춰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미래에셋증권은 거래소 인수를 통한 플랫폼 확보 전략을 선택했다. 미래에셋그룹은 현재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를 남겨둔 상태다.

 

미래에셋증권은 코빗 인수를 단순 투자 목적이 아닌 디지털자산 플랫폼 구축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STO를 비롯한 디지털자산 사업 확대를 위해 필요한 인프라와 라이센스를 확보하려는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미래에셋 3.0 전략의 일환으로 디지털자산을 미래에셋증권 플랫폼 안으로 가져가기 위한 차원"이라며 "궁극적으로는 STO 사업을 염두에 두고 있으며 이를 위한 라이선스 확보 성격이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선 양사의 전략 차이가 향후 STO 사업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각각의 방식이 사업 추진 속도와 플랫폼 통제력, 고객 접점 확보 측면에서 서로 다른 강점 및 과제를 지닌다는 점에서다.

 

먼저 한국투자증권이 추진하는 자체 구축 방식의 경우 기존 증권업 인프라와의 연계가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토큰증권은 발행과 유통뿐 아니라 투자자 보호, 내부통제, 자산관리(WM), 고객 계좌 시스템 등 기존 금융 인프라와의 결합이 중요한 만큼 처음부터 증권사 환경에 맞춰 플랫폼을 설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플랫폼 구축과 검증 과정에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시장 진입 속도 측면에서는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STO는 기존 증권업 인프라와의 연계성이 중요한 사업인 만큼 자체 플랫폼을 구축할 경우 시스템 통제력 측면에서 강점이 있을 수 있다"며 "다만 시장 선점을 위해서는 개발 완료 시점과 서비스 출시 속도 역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래에셋증권이 추진하는 가상자산 거래소 인수 전략은 기존 디지털자산 인프라와 운영 역량을 활용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가 보유한 기술 인력과 플랫폼, 이용자 기반 등을 확보함으로써 디지털자산 사업 확장에 필요한 기반을 비교적 빠르게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거래소가 향후 토큰증권(STO)과 스테이블코인, 디지털자산 수탁 사업 등을 연결하는 핵심 고객 접점으로 발전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가상자산 거래소를 확보하면 기술 인력과 플랫폼, 이용자 기반 등을 함께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사업 확장 속도를 높일 수 있다"며 "향후 STO나 스테이블코인, 수탁 사업 등이 본격화될 경우 거래소가 중요한 고객 접점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가상자산 거래소 인수만으로 관련 사업 경쟁력이 곧장 확보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가상자산 사업자와 전통 금융회사는 규제 체계와 조직 운영 방식이 다른 만큼 향후 사업 모델과 시스템을 어떻게 결합할지가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가상자산 거래소 인수는 사업 진입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실제 경쟁력은 인수 이후에 결정될 것"이라며 "디지털자산 서비스와 기존 금융 서비스를 얼마나 자연스럽게 연결하느냐가 향후 성패를 가를 거라 본다"고 말했다.

 

양사의 행보는 최근 금융권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는 디지털자산 플랫폼 선점 경쟁과도 맞닿아 있다. 금융당국이 금가분리 원칙 재검토 가능성을 언급하며 디지털자산 시장의 제도권 편입 논의가 속도를 내자 금융회사들도 거래소 지분 투자와 전략적 제휴 확대에 나서는 분위기다.

 

현재 국내 금융사들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와의 연결고리를 강화하고 있다. 최근 삼성증권과 삼성카드, 삼성SDS는 카카오 계열사가 보유한 두나무 지분 4%를 총 6천128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하나은행은 두나무 지분 6.55%를 1조33억원에 취득했고, 한화투자증권 역시 두나무 지분 3.9%를 추가 취득하며 보유 지분율을 9.84%로 확대했다.

 

시장에서는 이같은 움직임이 단순한 재무적 투자(FI)를 넘어 미래 금융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한 전략적 투자 성격이 강하다고 보고 있다. 현재 업계가 주목하는 분야는 STO를 비롯해 원화 스테이블코인, 디지털자산 수탁·보관, 블록체인 기반 결제·송금, 기관투자자 대상 디지털자산 서비스 등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가상자산 거래소 지분 확보 경쟁은 단순한 재무적 투자라기보단 미래 사업을 위한 포석에 가깝다"며 "디지털자산 관련 제도가 정비될 경우 거래소는 상품 유통과 수탁, 결제 등 다양한 서비스를 연결하는 거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웹3 전문 리서치사 타이거리서치 역시 최근 보고서를 통해 국내 금융사와 거래소, 빅테크 기업들이 STO와 스테이블코인, 수탁 사업을 중심으로 진영 구축에 나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타이거리서치는 150개 기관과 196건의 협력 관계를 분석한 결과 현재 시장은 특정 사업자가 독점적인 지위를 확보한 단계가 아니라 제도 정비 이전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진행 중인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가상자산 거래소를 둘러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배경으로는 고객 접점 확보가 꼽힌다. 보고서는 가상자산 거래소가 스테이블코인과 수탁, STO, 실물연계자산(RWA) 상품이 유통되는 핵심 플랫폼으로 재평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가 1천100만명을 넘어선 만큼 증권사 입장에서도 거래소가 신규 고객 유입과 플랫폼 확장의 핵심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는 모양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STO 시장은 향후 디지털자산 생태계 전반을 누가 주도할 것인가의 문제"라며 "거래소와 플랫폼을 선점하려는 움직임도 결국 미래 고객 접점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신정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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