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정부가 청년층의 결혼 기피와 혼인신고 지연을 유발하던 이른바 '결혼 패널티' 제도를 대대적으로 수술한다. 미혼일 때보다 혼인신고 이후에 오히려 정부 지원 혜택이 줄어들던 구조를 개선해 결혼이 곧 혜택이 되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주거, 자산 형성, 세제 혜택 등 다방면에서 맞벌이 신혼부부의 소득 기준을 미혼 청년의 2배 수준으로 현실화하고, 부득이하게 따로 사는 주말부부 등의 세제 불이익을 해소하기로 했다.
정부는 9일 김민석 국무총리 주재로 제3차 청년정책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관계부처 합동 '결혼 친화형 제도개선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정부가 이 같은 대책을 내놓은 배경에는 최근 합계출산율이 소폭 반등하는 긍정적 신호 속에서도, 결혼을 미루거나 혼인신고를 고의로 지연하는 청년층이 급증하고 있다는 위기감이 자리 잡고 있다.
실제로 30대 미혼 비중은 지난 10년 사이 남성이 44.2%에서 62%로, 여성이 28.1%에서 44%로 크게 늘었다. 결혼을 하더라도 주택 청약이나 대출 요건 유지를 위해 1년 이상 혼인신고를 미루는 비중 역시 2014년 10.9%에서 2024년 19.0%로 2배 가까이 급증했다. 소득 기준 등의 문턱 때문에 혼인신고가 오히려 감점 요인이 되는 모순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향후 10년을 저출생 극복을 위한 골든타임으로 보고, 결혼이 인센티브가 되는 구조로 전면 개편하기로 했다.
가장 큰 변화가 생기는 분야는 '주거 지원'이다. 정부는 신혼부부의 공공임대주택 입주 소득 기준을 1인 가구 대비 2배 수준으로 상향한다. 행복주택의 경우 맞벌이 신혼가구 기준 기존 763만원에서 939만원으로, 통합공공임대주택 일반공급 기준 기존 798만원에서 924만원으로 자격 요건이 대폭 완화된다.
혼인신고로 인해 소득·자산 기준을초과하게 되더라도 기존 거주자의 안정적 주거를 위해 1회에 한해 재계약을 허용하기로 했다. 아울러 만 2세 미만 출산가구를 위한 민영주택 신생아 특별공급을 이달 중 신설하며, 자녀 성장에 맞춘 넓은 평형 이주 지원 기간도 확대한다.
주택기금 전세대출(버팀목)에 대한 부담도 줄어든다. 결혼 전 승인받은 대출이 혼인신고 후 부부 합산 소득 기준을 초과해 부과되던 가산금리를 기존 0.3%p에서 절반 수준인 0.15%p로 인하할 계획이다.
자산 형성과 세제 지원에서도 '결혼 패널티'가 지워진다. 청년미래적금 가입을 위한 2인 가구 소득 기준이 1인 가구의 2배 수준으로 늘어난다. 일반형은 기존 9천432만원에서 1억1천790만원으로, 우대형은 기존 7천74만원에서 9천432만원으로 문턱이 낮아져 자산 축적기 신혼부부들이 대거 혜택을 볼 수 있게 된다. 독립경영을 하는 청년 농업인 부부에게는 정착 지원금하고 농업 창업 융자 지원 한도가 확대된다.
세제 측면에서는 무주택 세대주의 전세대출 원리금 상환 소득공제(상환액의 40%) 혜택이 혼인신고 후 부부 중 1인으로 제한되던 불합리함이 개선된다. 앞으로는 주말부부나 공공기관 지방이전 등으로 불가피하게 주거지를 달리하는 경우 배우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검토한다.
이와 함께 혼인신고로 인해 경차 2대 보유 세대가 되면서 유류세 환급 대상에서 제외되던 현행 제도도 고쳐, 혼인신고를 하더라도 가구당 1대분에 한해서는 유류세 환급이 가능하도록 바뀔 예정이다.
정부는 이번 대책 발표에 머무르지 않고, 청년들이 결혼을 주저하게 만드는 걸림돌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제도를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