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비상계엄 사태 당시 군 부대의 이동과 집행을 책임졌던 군 수뇌부가 무더기로 강제 수사를 받게 됐다. 과거 사태의 지휘 계통에 있던 장성급 인사들을 대상으로 특검이 인신 구속 절차에 돌입하면서 당시 군령권의 부당한 행사 여부를 밝히기 위한 수사가 급물살을 타는 국면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권창영 2차 종합 특별검사팀은 9일 김명수 전 합동참모본부 의장을 비롯해 정진팔 전 합참 차장, 김흥준 전 육군본부 정책실장, 이재식 전 합참 전비태세검열차장 등 4명에 대해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3대 특검이 마무 리된 이후 잔여 의혹을 전담해 온 특검팀이 군 핵심 지휘부를 정조준하며 신병 확보에 나선 셈이다.
이들에게 적용된 핵심 혐의는 2024년 12월 3일 선포된 비상계엄 과정에서 헌정 질서를 파괴하려는 내란 행위에 가담했다는 점이다. 특검팀은 이들이 무장 병력이 국회 의사당 등으로 진입하는 불법적 상황을 명확히 인지하고도 이를 제지하거나 저지하려는 어떠한 지휘권도 행사하지 않은 채 사실상 조력했다고 판단했다.
특히 특검팀은 작전 지휘 계통의 정점에 있던 김 전 의장의 묵인 행위에 주목하고 있다.
조사 결과 김 전 의장은 사태 직후 합참 참모진들로부터 "이번 계엄 선포는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존재하며, 대의기관인 국회에 군을 진입시키는 행위는 불법 소지가 짙다"는 취지의 강력한 우려와 보고를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김 전 의장은 이러한 직무상 경고를 접하고도 당시 김용현 국방부 장관에게 병력 철수나 작전 중지를 건의하지 않았다.
오히려 김 전 의장이 계엄 집행을 독려한 구체적인 정황도 드러났다.
특검팀은 김 전 의장이 특수전사령부와 수도방위사령부 등 실제 병력을 동원하는 예하 작전부대에 "계엄 사무를 우선하여 처리하라"는 지시가 담긴 단편명령을 하달한 사실을 포착했다. 이는 군령권자가 단순히 상부의 명령을 기계적으로 수용한 것을 넘어, 내란의 실행 단계에 주도적으로 관여했음을 뒷받침하는 결정적 근거라는 해석이다.
법조계의 한 전문가는 "군령권을 거머쥔 최고 지휘관이 헌법 위배 가능성을 인지하고도 군대를 움직였다면 사법적 책임 피하기 어렵다"며 "다만 실제 재판에서는 당시 오간 명령의 강제성과 내란죄에서 규정하는 중요임무의 범위에 대해 검찰과 피고인 측의 치열한 법리적 공방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법원의 판단은 이르면 이번 주 후반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합참 의장 출신을 포함한 전직 군 장성 4명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결과에 따라 당시 계엄령 발령 과정의 윗선을 향한 특검의 향후 행보도 중대한 전환점을 맞이할 전망이다.
【 청년일보=안정훈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