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정권 對 업무권 '충돌'…잠실개표소 봉쇄 엿새째 "체육단체 진입 또 무산"

등록 2026.06.10 10:43:33 수정 2026.06.10 10:43:42
안정훈 기자 johnnyahn@youthdaily.co.kr

투표함 사수 명분 출입 통제에 시종 대치
국제대회 차질 우려 속 법적 고발 검토 수순

 

【 청년일보 】 6·3 지방선거의 여파가 엉뚱하게도 스포츠계로 번지고 있다.

 

용지 부족 사태에 항의하며 개표소를 점거한 시위대로 인해 국가적 신뢰가 걸린 국제 스포츠 행사 준비가 전면 중단되는 초유의 행정 공백 사태가 벌어졌다.

 

10일 체육계에 따르면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 둥지를 튼 대한체육회 등 가맹 체육단체 임직원들은 오전 8시 15분쯤 밀린 행정 업무 처리를 위해 경기장 진입을 시도했다.

 

그러나 지난 5일부터 출입구를 봉쇄 중인 시위대의 완강한 스크럼에 막혀 2시간여 동안 설전만 벌인 채 오전 10시쯤 현장에서 철수해야 했다.

 

선거 조작 가능성을 주장하는 이들의 시위가 엿새째 접어들면서 현장에서는 '참정권 수호'라는 명분과 '생존권 및 업무권 보장'이라는 실리적 주장이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이번 대치 국면은 선거 당일 잠실 지역 투표소의 용지 부족 사태를 감시하겠다며 일부 유권자들이 경기장을 원천 점거하면서 시작됐다.

 

시위대 측은 내부를 오가는 인원들이 투표용지를 불법으로 밀반출하거나 훼손할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

 

사태가 장기화되자 현장에 출동한 경찰까지 중재에 나섰다.

 

경찰은 "직원들의 신분증을 확인하고 소지품 전수 조사를 받겠으며, 시위대 대표가 건물 내부에 동행해 감시하는 조건"을 임시 방편으로 제시했다.

 

한 경찰관은 "오늘 행정 마감을 해야 일선 직원들의 급여 지급 등 최소한의 민생 운영이 가능하다"며 눈물로 설득했으나, 시위 강경파들은 "내부에 보관된 투표함을 지키는 것이 먼저이므로 단 한 명의 출입도 허용할 수 없다"며 중재안을 단칼에 거절했다.

 

이러한 막무가내식 점거에 체육계의 속은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당장 큰 피해를 입은 대한수중핀수영협회 관계자는 현장에서 "현재 36개국이 참가하는 세계선수권대회 개최를 눈앞에 두고 있는 엄중한 시점"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국내 대회라면 일정 연기나 취소로 방어할 수 있겠지만, 국격이 걸린 국제대회는 정상 진행이 불가피해 사무실 내부에 묶여 있는 관련 자료와 행정 비품 확보가 절실하다는 호소다.

 

협회 측은 업무 방해 행위가 지속될 경우 점거 주동자들을 대상으로 한 공식적인 법적 고발 조치를 밟겠다고 선언했다.

 

한편 일주일 가까이 이어지던 잠실개표소 봉쇄 시위는 참여 인원이 수백 명 단위로 다소 줄어들며 분수령을 맞이하고 있다.

 

이날 새벽 현장에 쏟아진 빗줄기로 일부 참가자들이 대열을 이탈하기도 했으나, 잔류 인원 중심의 완강한 대치 기조는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어 추가적인 물리적 충돌 우려가 계속 고조되는 모양새다.

 

 

【 청년일보=안정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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