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동 대처 무능, 책임 앞 비겁했다"...전국18개 대학 총학생회, '투표용지 부족' 공동 시국선언

등록 2026.06.10 20:57:53 수정 2026.06.10 20:57:53
김재두 기자 suptrx@youthdaily.co.kr

진상규명·책임자 처벌 촉구 독립적 감시기구 요구
투표 지연 속 출구조사 노출...선관위 구조개혁 촉구

 

【 청년일보 】 6·10 민주항쟁 39주년을 맞은 10일 전국 주요 대학 총학생회가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는 공동 시국선언을 일제히 발표했다. 대학생들은 이번 사태가 단순한 행정 착오를 넘어 국민의 신성한 참정권을 침해한 중대 사안이라고 판단하고, 철저한 진상 규명과 함께 선거관리위원회의 근본적인 구조 개혁을 촉구했다.

 

이날 오후 6시를 기해 전국 18개 대학교 총학생회는 각 캠퍼스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선관위의 투표용지 고갈 사태를 비판하는 시국선언을 진행했다. 본투표가 치러진 지 일주일 만에 결행된 이번 집단행동은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선거 행정의 공정성과 대의민주주의의 가치를 바로 세워야 한다는 청년 세대의 공통된 정서가 반영됐다.

 

학생들은 선관위의 관리 소홀로 유권자의 권리가 침해받은 현 상황에 대해 강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연세대 총학생회는 시국선언문에서 이번 사태를 "국민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가 국가기관의 무능과 무책임 앞에서 멈춰 선 순간"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6·10 민주항쟁이 국민의 참정권을 되찾아 온 역사였다면, 오늘 우리의 선언은 그 참정권을 다시는 빼앗기지 않겠다는 다짐"이라며 "이한열의 이름으로, 6월의 정신으로 참정권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연세대 총학은 입장문을 통해 부실한 선거 관리가 유권자의 독립적 판단을 방해했다고 지적했다.

 

총학은 "더욱 심각한 것은, 투표가 하염없이 지연되는 과정에서 출구 조사 결과와 개표 상황이 여과 없이 전파를 탔다는 점이다"라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 관리 부실은 공정한 환경에서 선거에 참여할 최소한의 권리마저 앗아갔다"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선관위의 사후 대처와 관련해 "나아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헌법적 기본권을 침해한 작금의 사태에 대해 주체적으로 책임을 통감하기는커녕, 사후 소송 등 사법부의 판단 뒤에 숨으려는 수동적이고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라고 규탄했다.

 

 

다른 주요 대학들도 선거관리의 기본 원칙이 무너진 점을 짚으며 연대했다. 한국외대 총학생회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초기에 알려진 규모를 넘어 전국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으며 이후 투표용지 이송 과정의 부실 등 정황까지 잇따라 드러나고 있다"라며 "이는 더 이상 단순한 물량 계산의 실패로 설명될 수 없고, 선거관리의 기본 원칙이 국민이 지켜보는 앞에서 흔들린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번 사태가 정쟁의 도구로 비화하는 것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뚜렷했다. 연세대 총학은 "이것은 진보와 보수, 여당과 야당, 어느 후보에게 유리했느냐 어느 정당에 불리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 권리, 헌법,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으로 남을 수 있는가에 관한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서울대 총학생회도 "대의민주주의의 기본적 권리가 방해받는 작금의 상황은 결코 정쟁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되며, 정쟁의 도구로써 사용되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성균관대 총학은 청년들이 중시하는 공정 가치를 내세우며 "우리 청년들에게, 1인 1표라는 공정성이 훼손된 작금의 사태는 결코 가벼운 사안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전날 정족수 미달로 학생총회가 무산됐던 전남대의 경우, 윤동규 총학생회장이 광주캠퍼스에서 발언대에 올라 "5월의 광주정신을 담은 이곳 전남대학교 5·18민주광장에서 5·18을 이어 대한민국 민주화를 이끌어낸 6·10민주항쟁 기념일인 오늘, 전남대 총학생회는 국가에 의한 참정권 침해와 중앙선관위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공동 선언에 참여한 대학들은 정부와 국회를 향해 고강도 쇄신책 마련을 촉구하는 공동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이 사안이 단순한 행정 실수가 아닌 국가에 의한 기본권 침해임을 직시해야 한다"라며 "정부와 국회는 실효적인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하고, 중앙선관위 구조 개혁을 단행하라"고 요구했다.

 

대학 총학들은 구체적인 해결 방안으로 투표용지 고갈 사태에 대한 명확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주권 침해 구제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한편, 대학생과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독립적 개혁 감시기구의 조속한 구성을 촉구했다.

 

한편, 이날 시국선언에는 건국대·경희대·고려대·부산대·서강대·서울과기대·서울대·서울시립대·성균관대·숙명여대·숭실대·연세대·전남대·전북대·충북대·한국외대·한양대·홍익대 총 18개 학교가 참여했다.

 


【 청년일보=김재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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