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글로벌 최대 규모의 스포츠 축제인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개막을 불과 하루 앞둔 시점에 중동 전역이 다시 전면전의 기로에 섰다.
지난 8일 발생한 미군 헬기 격추 사건을 기점으로 미국과 이란 양국이 타협 없는 강 대 강 무력 충돌을 이어가며 외교적 해결을 모색하던 종전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국방부와 중중사령부(CENTCOM)에 따르면 미군은 미 동부시간 기준 오늘 오후 5시 15분(한국시간 11일 오전 6시 15분)을 기해 이란 내 주요 표적을 겨냥한 2차 자위적 공습을 단행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군사 작전 전초기지인 플로리다 탬파 맥딜 공군기지에서 이란의 '핵심 시설들'을 정밀 타격하겠다고 선언한 지 수 시간 만에 이루어진 추가 공세다.
현지 소식통과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원유 수송의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 인근 케슘섬과 키시섬을 비롯해 반다르아바스, 미나브, 시릭 등 이란 남부 거점 도시 일대에서 연쇄적인 폭발음이 관측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연속 공습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오늘 이란을 더욱 강하게 다시 타격할 것"이라며 군사적 압박 수위를 높이겠다고 공언한 직후 실행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종전 합의가 막바지 단계에 도달했음에도 이란 측이 의도적으로 시간을 끌며 협상을 지연시키고 있다는 점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헤그세스 국방장관 역시 이번 공습이 단순한 보복을 넘어 이란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물리적 수단임을 숨기지 않으며, "폭탄으로 협상해야 한다면 우리는 폭탄으로 협상할 것이고 우리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그 일에 뛰어나다"라는 강경 발언으로 이란 지도부를 압박했다.
미국의 고강도 폭격에 이란 군부도 즉각적인 에너지 무기화 카드로 응수했다.
이란군 통합 지휘 계통인 하탐 알안비야 중앙군사본부는 11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막대한 비중을 차지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 폐쇄를 전격 선언했다.
이란군은 유조선과 일반 상선을 포함한 모든 국적 선박의 해협 통항을 원천 금지하고, 이를 위반하거나 통과를 시도하는 모든 선박에 대해 경고 없이 즉각 발포하겠다는 방침을 공고히 했다.
실제로 이란 관영 매체들은 통항 금지 조치 발표 직후 해협을 지나던 선박 두 척에 대해 실탄 사격이 집행됐다고 보도하며 전면적인 봉쇄 강화에 돌입했음을 시사했다.
양측의 전면적인 군사 충돌로 인해 지난 4월 7일부터 약 두 달간 이어져 온 위태로운 휴전 체제는 사실상 파기 국면에 직면했다.
그동안 간헐적인 교전 속에서도 유효하게 유지되던 대화 기조는 지난 8일 이란 측 드론 공격으로 미 육군의 아파치 헬리콥터가 격추되면서 급격히 붕괴됐다.
미국은 앞선 9일 1차 공습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 주변의 이란군 방공 시설, 지상 관제소, 감시 레이더 기지를 정밀 유도 무기로 파괴한 데 이어 연이틀 화력을 퍼붓고 있어, 국제사회의 중재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동의 군사적 긴장감은 개전 이후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 청년일보=안정훈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