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고환율과 K-콘텐츠 수요 확대로 역직구 시장이 국내 유통업계의 새로운 성장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전자상거래 수출액이 사상 처음 월 2억달러를 돌파하는 등 성장세가 가팔라지자 주요 유통·플랫폼 기업들도 해외 판매 채널 확대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11번가는 최근 중국 최대 이커머스 기업인 징둥닷컴의 크로스보더 플랫폼 '징둥월드와이드'에 '11번가 전문관'을 개설했다. 중국 소비자들이 한국 상품을 보다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판매 채널을 구축한 것으로, 국내 판매자들은 별도의 현지 유통망 없이 중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
역직구 시장 성장세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국가물류통합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4월 국내 전자상거래 수출액은 2억2천458만달러(약 3천428억원)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77.0% 증가했다. 전자상거래 수출 통계 작성 이후 월간 기준으로 2억달러를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최근 이어진 원화 약세가 역직구 시장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원화 가치 하락으로 해외 소비자 입장에서는 한국 제품 가격 경쟁력이 높아졌고, 국내 판매자들은 달러 결제를 통한 수익성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K-콘텐츠의 글로벌 흥행 역시 역직구 시장 성장의 배경으로 꼽힌다. 글로벌 커머스 플랫폼 이베이에 따르면 한국 셀러들의 역직구 매출은 지난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BTS 응원봉과 K팝 스타 착용 의류 등 한류 관련 상품이 높은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중고거래 시장에서도 해외 수요가 확대되는 추세다. 번개장터의 올해 5월 역직구 거래 건수는 전년 동월 대비 150% 이상 증가했다. K팝 굿즈를 비롯해 패션·키덜트 상품 등 한국 소비문화와 연관된 품목들이 해외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에 유통업계는 역직구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G마켓은 동남아시아 대표 이커머스 플랫폼 라자다와 협력해 말레이시아·베트남·싱가포르·태국·필리핀 시장 공략에 나섰으며, 무신사는 중국 티몰 글로벌에 공식 스토어를 열고 K패션 브랜드의 중국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컬리 역시 '컬리 USA몰'을 운영하며 식품 중심의 역직구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CJ올리브영의 글로벌몰도 K뷰티 역직구 성장세를 이끄는 대표 사례로 꼽힌다. 지난해 말 기준 약 453만명의 회원을 확보한 올리브영 글로벌몰은 미국·일본·영국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가며 K뷰티 해외 직구 플랫폼으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원화 약세로 해외 소비자들의 한국 상품 가격 부담이 낮아진 데다 K뷰티와 K푸드, K팝 등 한류 콘텐츠에 대한 관심도 지속되면서 역직구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며 "유통업체들도 해외 소비자와 직접 연결되는 판매 채널 확보에 집중하고 있어 역직구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 청년일보=권하영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