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과 이용자 온라인 활동기록 무단 수집 등의 위반 행위를 이유로 쿠팡에 총 6천246억원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11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쿠팡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행위에 대해 총 6천246억8천100만원의 과징금과 1천68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의결했다.
이는 단일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과징금으로는 물론, 한 기업의 복수 위반 행위에 부과된 과징금 규모로도 역대 최대 수준이다.
구체적으로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 4천235억7천500만원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개인정보위는 쿠팡이 인증 서명키 관리와 접근 통제 등 기본적인 보안 조치를 소홀히 하면서 약 3천75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판단했다.
조사 과정에서는 개인정보 유출 통지 의무와 파기 의무 위반, 개인정보보호책임자(CPO) 독립성 보장 미흡, 조사 방해 행위 등도 추가로 확인됐다.
개인정보위는 재발 방지를 위해 안전조치 강화와 정보주체 대상 유출 통지, 개인정보보호책임자의 실질적 역할 보장 등을 포함한 시정명령을 내렸다. 탈퇴 회원 개인정보 처리 체계에 대해서도 개선을 권고하고 3개월 내 이행 여부를 점검할 예정이다.
별도로 쿠팡이 회원 약 1천117만명의 온라인 활동기록을 법적 근거 없이 수집·활용한 행위에 대해서도 2천11억66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개인정보위에 따르면 쿠팡은 이용자가 다른 웹사이트나 앱에 접속한 기록(URL·앱 이름), 접속 시간, IP 주소 등을 수집한 뒤 개인 식별이 가능한 상태로 데이터베이스(DB)에 저장·관리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이른바 '납치광고'로 불리는 부정 광고를 게재한 광고 파트너에 대한 관리·감독이 미흡해 이용자 의사와 무관하게 쿠팡 서비스 이용기록이 수집된 사실도 확인됐다.
개인정보위는 맞춤형 광고에 대한 이용자 선택권 보장과 개인정보 처리의 투명성 강화, 광고 파트너 관리 체계 개선 등을 요구했다.
쿠팡 계열사인 쿠팡풀필먼트서비스(이하 CFS)에 대한 제재도 함께 이뤄졌다.
개인정보위는 CFS가 물류센터 근무 이력이 없는 경찰청 출입기자단 71명의 명단을 수집해 취업 제한 목록으로 관리한 행위를 개인정보 수집·이용 규정 위반으로 판단했다.
아울러 임직원 건강관리 목적으로 보유한 근로자 체중 정보를 산업재해 소송 과정에서 법원에 제출한 행위에 대해서도 민감정보 처리 위반으로 보고 2억4천8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국내 플랫폼 업계 전반에 개인정보 관리 체계 강화 압박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유통업계 전문가는 "이번 과징금은 단순한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제재를 넘어 플랫폼 기업의 데이터 수집·활용 관행 전반에 경고를 보낸 사례로 볼 수 있다"며 "특히 온라인 활동기록을 이용자 식별이 가능한 형태로 장기간 수집·저장한 부분에 대해 대규모 과징금이 부과됐다는 점은 업계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플랫폼 기업들은 맞춤형 광고와 추천 서비스 고도화를 위해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해 왔지만 앞으로는 데이터 활용의 범위보다 적법성과 투명성 확보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며 "국내 주요 플랫폼들도 개인정보 보호 체계와 내부 통제 절차를 전면 점검하는 움직임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개인정보 보안 전문가는 "이번 조치는 개인정보 유출 자체뿐 아니라 이용자 동의 없이 온라인 활동기록을 수집·활용한 행위에 대해 규제 당국이 강한 책임을 물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과징금 규모가 역대 최대 수준인 만큼 향후 기업들은 개인정보를 단순한 경영 자산이 아닌 핵심 리스크 관리 영역으로 인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플랫폼 산업의 경쟁력이 데이터에 기반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용자의 신뢰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앞으로는 개인정보 보호 수준과 데이터 거버넌스 체계가 기업 가치와 브랜드 신뢰도를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쿠팡 측은 "쿠팡은 이번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인해 고객과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개인정보 보호 프레임워크를 더욱 강화하고 새로운 의지로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다만, 작년 데이터 유출 사태와 관련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와 명확한 사실관계에 근거한 설명이 개인정보위의 결정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한 "이와는 별도로 쿠팡 파트너스는 수천 명의 국내 크리에이터, 블로거, 소상공인들이 상품을 추천하고 수익을 창출하는 프로그램이며, 다른 글로벌 기업들과 동일한 제휴 모델을 사용하여 고객 데이터를 보호하고 적법하게 운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개인정보위로부터 공식 의결서를 수령한 후 법적 절차를 통해 사실관계가 명확하게 규명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