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된다고 한들"…홈플러스, 37개 점포 폐점에 시장경쟁력 '흔들'

등록 2026.06.12 08:00:03 수정 2026.06.12 08:00:13
김원빈 기자 uoswbw@youthdaily.co.kr

37개 점포 폐점에 3천500명 인력 유출 전망
규모의 경제 붕괴·상품 소싱 역량 약화 우려
업계 "회생 성공해도 과거 위상 회복 쉽지 않아"

 

【 청년일보 】 홈플러스가 휴업 점포 37곳을 사실상 폐점하기로 하면서 기업회생 절차 이후 정상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점포 축소에 따른 규모의 경제 약화와 핵심 인력 이탈이 겹치면서 회생에 성공하더라도 과거와 같은 사업 경쟁력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지난 4일 홈플러스는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와 일반노조에 공문을 보내 휴업 중인 점포를 폐점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경영 악화로 전국 37곳의 영업을 잠정 중단했지만, 휴업 점포를 완전히 폐점하는 쪽으로 방향타를 돌린 것이다. 폐점 이후 홈플러스 매장 수는 전국 104곳에서 67곳으로 줄어들게 된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7일 기업형 슈퍼마켓(SSM) 사업부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NS홈쇼핑에 매각함으로써 현금 약 1천200억원을 긴급운영자금으로 받게 됐다. 다만, 이 금액은 밀린 임직원 급여와 납품 대금 지급으로 곧바로 소진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홈플러스가 익스프레스 매각을 통한 자금이 기업 회생의 단단한 디딤돌 역할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지금껏 누적된 큰 균열을 매우기에는 역부족인 모양새다.

 

한 홈플러스 관계자는 "익스프레스 매각 대금으로 들어온 현금 대부분이 이미 사용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당장 매장에서 손님들에게 판매할 물건이 없는데, 어떻게 사업을 지속한다는 것인지 의아하다"고 말했다.

 

실제 업계 일각에서는 홈플러스가 이번 폐점 결점으로 사실상 사업경쟁력을 상실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홈플러스가 기적적으로 기업 회생에 성공한다고 할지라도, 이후의 경쟁 구도에서 생존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구체적으로 이들은 ▲규모의 경제 붕괴 ▲전문 및 현장직 인력 유출 등을 주요 원인으로 제시하고 있다.

 

먼저 홈플러스는 이번 매장 폐점으로 전국에 최대 67개의 매장을 운영하게 된다. 다만, 이 매장 수도 효율화 과정에서 더욱 줄어들 수도 있다.

 

반면 직접적인 경쟁사인 이마트의 점포 수는 157개(트레이더스 포함), 롯데마트는 112개(해외 매장 포함시 175개 매장)에 이른다.

 

홈플러스가 회생 이후 운영할 매장을 최대 67개로 상정한다고 할지라도, 이마트 대비 약 43%, 롯데마트 대비 약 71%에 불과하게 된다.

 

대형마트 사업 전개의 기본적인 근간은 규모의 경제다. 전국 단위 점포 사이에 형성된 대규모 유통망을 앞세워 다양한 상품을 최저 수준의 단가로 매입해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게 이 대형마트 유통의 핵심 근간이다.

 

업계에서는 공통적으로 홈플러스가 예전과 같은 규모의 경제를 유지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매장 수 감소로 상품 매입 경쟁력이 떨어지고, 이는 곧 단가 상승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매장 수 감소로 유통망이 위축되고, 상품 매입량이 감소하거나 불가능해질 것"이라며 "이럴 경우 매입량이 줄어 자연스럽게 소비자가가 상승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 홈플러스의 열악한 대금 지급 여력이 향후 상품 매입에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 홈플러스는 상품에 대한 대금을 지급할 여력 자체가 없어 파트너사와 위태로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만약 운이 좋아 모든 상황이 해결된다고 할지라도, 과거의 신뢰 관계를 구축하는 데는 큰 난관이 따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홈플러스의 전문직, 현장직 등 인력 유출 심화도 눈여겨볼 부분이라는 설명도 나오고 있다.

 

홈플러스의 이번 37개 매장 폐점 결정으로 약 3천500명의 인력이 유출되게 된다. 특히 이 가운데는 실무의 최전선에 있는 책임급 이상 임직원이 약 1천500명이 희망퇴직 대상자로 포함돼 있다는 점도 뼈아프다.

 

민주노총은 협력업체, 외주업체, 입점업체 종사자 등의 수를 고려하면 약 2만명이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매장 폐점에 따른 현장직 인력의 유출도 우려 사항이지만, 홈플러스 본사 인력이 지속적으로 빠져나가고 있다는 점도 홈플러스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홈플러스에서는 올해 상반기에만 약 2천600명 이상의 인력이 이탈했다.

 

이들은 홈플러스가 사실상 대형마트 업체로서의 기능을 점진적으로 상실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홈플러스 본사에서 근무하던 임직원 A씨는 "핵심 사업 부서에서 근무하고 있는 동료 직원들도 이번 사태 이후 버티다 못해 결국 퇴사하게 되는 경우가 상당하다"며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인력이 있거나, 추가로 고용에 나설 여력도 없어 상당 수가 공석으로 남아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기획·전략을 얼마나 본사 차원에서 철저히 수립할 수 있느냐에 대한 부분도 상품 매입 역량 만큼 중요하다"라며 "현 상태가 지속되면 홈플러스로서는 회생에 성공하더라도 긴 시간 우왕좌왕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다른 임직원 B씨는 "상품을 직접 매입하는 현장 상품기획자(이하 MD)들도 상당 부분 이탈한 상황"이라며 "매입이라는 게 단순 가격으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닌, MD 개인의 인적 네트워크나 역량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홈플러스로서는 뼈아플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현 시점에서 홈플러스의 회생 가능성을 낮게 보면서도, 정상적 회생 이후에도 종전과 같은 사업을 전개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증권가 애널리스트는 "홈플러스가 휴업 점포 37곳을 사실상 폐점하기로 하면서 회생 이후 사업 구조 자체가 완전히 달라질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대형마트 사업은 전국 점포망을 기반으로 한 규모의 경제가 핵심인데, 점포 수가 60여 개 수준으로 줄어들 경우 매입 협상력과 가격 경쟁력 모두 약화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어 "현재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각각 157개, 112개 수준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홈플러스는 회생 이후에도 경쟁사 대비 현저히 작은 규모로 사업을 전개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단순히 법원 회생절차를 통과하는 것과 시장에서 경쟁력을 회복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설명했다.

 

또 "최근 소비자들이 가격 경쟁력과 상품 구색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만큼 매입 규모 축소는 곧 소비자 선택지 감소와 수익성 악화로 연결될 수 있다"며 "향후 홈플러스는 외형 확대보다 제한된 점포망 내에서 얼마나 효율적인 운영 구조를 구축할 수 있느냐가 생존의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유통업은 단순히 점포만 운영한다고 되는 사업이 아니라 협력사 네트워크와 전문 인력, 상품 기획 역량이 유기적으로 결합돼야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며 "현재 홈플러스는 점포 축소뿐 아니라 본사 인력과 현장 핵심 인력 유출까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MD와 같은 핵심 인력은 오랜 기간 축적한 거래처 네트워크와 시장 경험이 중요한데, 이들이 대거 이탈할 경우 상품 소싱과 협상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이 발생할 수 있다"며 "협력사 입장에서도 대금 지급 문제를 겪은 만큼 과거와 같은 거래 관계를 복원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설령 회생에 성공하더라도 과거의 홈플러스와 같은 사업 규모와 시장 영향력을 단기간에 되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향후에는 조직 안정화와 협력사 신뢰 회복, 핵심 인력 재정비가 선행되지 않으면 정상화 과정이 예상보다 훨씬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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