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약 한 알로 고혈압과 고지혈증 등 다발성 만성질환을 동시에 관리하는 복합제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최근 국내 주요 제약사들도 잇따라 신제품을 출시하며 다제복용 환자를 잡기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13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고혈압과 고지혈증은 쌍둥이처럼 붙어 다니는 질환이다. 고지혈증으로 혈관 벽이 딱딱해지면 혈압이 오르고, 높은 혈압은 다시 혈관을 손상시켜 콜레스테롤이 더 잘 쌓이게 만든다.
두 질병을 모두 앓고 있는 환자는 그동안 고혈압약과 고지혈증약을 각각 따로 복용해야 했다. 권장하는 시간대가 달라(고혈압은 아침, 고지혈증은 저녁) 복약 순응도(약법을 정확히 따르는 정도)가 떨어졌다.
이는 곧 약효 하락으로 나타났다. 삼켜야 하는 알약 개수가 많아 환자의 불편함은 가중됐다.
복합제는 이를 '한 알'로 해결했다. 환자의 편의성은 극대화하면서 복약 순응도를 높였다.
환자 입장에선 돈도 아낄 수 있다. 단일제 여러 개를 각각 처방받을 때보다, 하나로 묶인 복합제를 처방받을 때 환자가 지불하는 총 약제비(본인부담금)는 줄어든다. 만성질환 환자들이 평생 약을 먹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장기적인 경제적 이점은 상당하다.
약국 관계자는 "환자가 두 개의 단일제로 먹었을 때는 각각 약을 섭취하는 시간대가 달라 하나를 까먹는 경우가 많았다. 복약 순응도가 떨어지니 약효도 내려갔다"며 "고혈압 환자 대부분은 고지혈증도 가지고 있다. 복합제는 하나만 먹으면 되니 복약 순응도가 올라 심혈관계 질환이 생길 가능성을 크게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제약사들도 앞다퉈 복합제 시장에 뛰어들었다.
먼저 보령은 고혈압·이상지질혈증(고지혈증) 3제 복합제 '카나브젯'을 출시했다. 대웅제약과 JW중외제약은 이상지질혈증 저용량 복합제 '바로에젯'과 '리바로젯 1/10㎎'을 각각 선보였다.
보령의 '카나브젯'은 고혈압 치료제 피마사르탄에 아토르바스타틴과 에제티미브가 합쳐진 3제 복합제다.
혈압은 피마사르탄으로 안지오텐신 수용체를 차단해 낮춘다. 콜레스테롤은 간에서 합성되는 양을 줄이는 스타틴과 소장에서 흡수되는 양을 막는 에제티미브가 같이 작용한다. 서로 다른 경로를 동시에 차단해 단일제로 먹을 때보다 효과를 높였다.
대웅제약과 JW중외제약은 저용량 이상지질혈증 복합제로 고지혈증 초기 환자 공략에 나섰다. 용량을 낮춰 부작용 부담은 줄이면서 LDL 콜레스테롤을 효과적으로 낮출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복합제에도 한계는 있다. 약국 관계자는 "복합제는 단일제와 비교해 용량이 다양하지 않다. 앓고 있는 질환마다 처방받는 약의 함량이 다른데, 지금 나와있는 복합제 종류로는 이를 다 수용할 수 없다. 또 작은 부작용에도 예민한 사람에게는 부적합할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 청년일보=맹봉주 기자 】


